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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 A재활병원 누리집의 사회사업실 프로그램 소개 화면(삭제 전).
 인천 부평 A재활병원 누리집의 사회사업실 프로그램 소개 화면(삭제 전).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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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재활 전문병원이 치료를 받는 장애아동들에게 통상적인 재활 치료가 아닌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하고, 참가비를 현금으로 납부할 것을 강요했다는 민원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부모들은 "아동들이 들을 수 없는 수업이라 참가할 수 없음에도 무조건 참가하게 하고 현금을 내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지만, 해당 병원은 "해당 프로그램은 부모 자치회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병원과 관련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참여할 수 없는 프로그램도 인데... 싫으면 나가라는 식"

<부평신문>에 제보된 내용을 정리하면, 부평구 소재 A재활병원의 소아재활 낮병동(하루 6시간 입원)에서는 사회사업실 프로그램으로 요리교실·레고수업·종이접기 등을 하루 1시간 정도 운영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재활치료 이외의 시간에 운영된다. 문제는 부모와 아동에게 강제로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하고 돈을 내게 하는 데 있다. 1주일에 하루 낮병동을 이용하는 경우 월 8000원을 내야하며, 평일 5일을 모두 이용하는 경우는 월 4만 원을 내야 한다. 프로그램 참여 자체가 불가능한 아동과 부모도 돈을 내고 있다. 돈은 병실의 방장 역할을 하는 부모가 매달 첫째 주 월요일에 현금으로 걷고 있다.

낮병동을 이용하는 장애아동 부모 B씨는 "아이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아니라서 참여도 못하는데, 무조건 돈을 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낮병동 부모들은 대부분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병원에서는 '개원 때 법적으로 프로그램을 한다는 조건으로 낮병동 허가가 났다, 운영하지 않으면 병원을 폐쇄해야 한다'며 싫으면 나가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고 주장했다.

B씨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치료를 받거나 병원 치료로 부족해 사설 치료를 받게 되면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또 이런 말도 안 되는 비용이 들어가니 답답하다"며 "장애아동들이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아 몇 개월씩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막무가내로 대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은 매일 밤 눈물로 지새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아픔과 눈물을 병원이 돈벌이로 보는 것 같다"며 "장애아동과 부모를 두 번 울리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병원 관계자 "프로그램, 부모 자치회가 관리"

이에 대해 A재활병원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은 병원과 전혀 무관하고 부모들이 재활치료 이외의 시간에 스스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부모 자치회가 돈을 관리하고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는 아동에게는 환불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B씨는 "부모인 방장이 돈을 걷는 것은 맞지만, 병원 직원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으려면 (병원을)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병원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점심식사 배식도 부모들이 (장애아동의 병실과) 같은 층 간호사들이 있는 데스크에 나가 받게 하고 있다"며 "다른 병원에서는 아이를 절대 혼자 두지 말라고 강조하는데, 배식을 위해 기다랗게 줄을 서는 동안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부평구 보건소 의약품관리팀장은 "부모의 민원으로 병원에 확인해봤더니, 부모들이 자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고,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며 "위법 사항은 아니라 행정지도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A재활병원은 누리집을 통해 논란이 된 해당 프로그램을 사회사업실의 특수소아 재활 프로그램이라고 홍보했다. 또한 병원 내 게시판에 '소아 재활 낮병동 사회사업실 프로그램 시간표'를 게재, 해당 프로그램을 알린 적도 있다. 현재 A재활병원은 해당 페이지와 게시판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장애아동, #인천, #부평, #재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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