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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노조원들이 지난해 1월 27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금융위원회 앞에서 "범죄집단 론스타에 5조먹튀 특혜주는 금융위는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원들이 지난해 1월 27일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금융위원회 앞에서 "범죄집단 론스타에 5조먹튀 특혜주는 금융위는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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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가 어떻게 시민사회단체만도 못하나. 차라리 수사권 넘겨라."

'먹튀' 논란을 빚고 있는 론스타 펀드가 외환은행 지배 내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임을 입증하는 증거 자료가 나왔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금융당국의 직무유기 혐의는 물론,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투자자-국가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은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론스타의 '숨은 계열사'인 '아소엔터프라이즈' 존재를 알렸다.  

"론스타, 외환은행 지배 기간 내내 '산업자본'"

참여연대와 박원석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아소엔터프라이즈(아래 아소)는 일본의 중요 문화재인 '목흑아서원'을 관리하는 비금융회사로, 론스타가 지난 2002년 8월 7천억 원에 사들였다. 아소의 현재 자산 가치는 1조 5천억 원 정도로, 론스타가 2003년 9월 외환은행 인수 당시는 물론 2012년 1월 매각 당시까지 산업자본임을 입증한다. 국내법상 비금융회사 자산이 2조 원을 초과하는 '비금융주력자'는 은행을 인수할 수 없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은 론스타가 2011년 12월 초 PGM이라는 4조 원대 일본 내 골프장 관리회사를 매각했다며 외환은행 매각을 승인했지만 당시에도 비금융주력자였다는 게 이번에 입증됐다"면서 "제대로 확인 안한 감독당국은 검찰의 불기소처분에도 직무유기 비난을 벗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시 아소의 총자산은 1조 5994억 원 정도였고 역시 론스타가 소유한 솔라레호텔 체인 자산 6000억 원을 합하면 비금융회사 자산이 2조 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외환은행 인수 직후인 2004년 자산 7천억 원 규모의 강남 스타타워를 매각할 당시에도 비금융회사 자산이 2조 원을 넘게 된다. 결국 아소의 존재로 인해 외환은행 지배 기간 내내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임이 입증되는 셈이다.

론스타는 처음부터 은행 인수자격이 없었기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해온 시민사회단체 주장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아울러 론스타 지배기간 중 개최되었던 모든 주주총회도 무효로 볼 수 있어 외환은행 매각 차익 3조5천억 원 등 론스타 부당이득 반환을 위한 '외환은행 주주대표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환은행 지배 기간중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해당 일람표. 지배 기간 내내 비금융회사 자산 합계가 2조 원을 넘고 있다.
 외환은행 지배 기간중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해당 일람표. 지배 기간 내내 비금융회사 자산 합계가 2조 원을 넘고 있다.
ⓒ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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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면죄부 수사'에 시민단체 추가 증거로 반박

앞서 참여연대와 민변 등은 지난 2011년 11월과 지난해 2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등이 론스타에 강제매각명령을 할 당시 산업자본 여부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다며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김재훈)는 지난달 7일 혐의가 없다며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권영국 민변 변호사는 "검찰은 여러 의혹들을 광범위하게 조사할 의무가 있는데도 오히려 시민사회단체가 수사기관 역할을 하는 서글픈 현실"이라면서 "이런 수사 결과를 내려면 검찰을 없애고 시민사회단체에 수사권 주는 게 올바른 해법이란 생각까지 든다"고 꼬집었다.

한편 론스타는 지난해 11월 말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매각을 지연시켜 손해가 발생했고 국세청 세금 부과가 지나치다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다. 전성인 교수는 "한국 정부가 발목 잡은 게 아니라 론스타가 내야 할 자료를 숨긴 게 잘못이라고 주장해야 한다"면서 "우리 금융당국이 이런 주장을 못해 소송에서 진다면 직무 유기와 론스타 편들기에 이어 혈세 낭비라는 비난까지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석 의원 역시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인정하는 것만이 ISD에서 승소하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태그:#론스타, #외환은행, #참여연대, #박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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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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