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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 MB의 화려한 '쫑파티'
 임기말 MB의 화려한 '쫑파티'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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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면은 재임 중 발생한 권력형 비리에 대한 사면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에 입각해 실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특별사면을 발표하면서 몇 가지 원칙에 따라 대상자를 정했다고 설명했지만, 명단을 들여다 볼수록 앞뒤가 맞지 않다.

이 대통령이 밝힌 이번 특별사면의 원칙은 ▲ 재임 중(2008년 3월 ~ 2013년 2월) 발생한 권력형 비리 사범 배제 ▲ 대통령 친인척 배제 ▲ 저축은행 사건 및 민간인 사찰 연루자 배제 ▲ 경제 기여도 높은 경제인 우선 사면 등 4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리고 "사회 갈등 해소를 최대 요소로 고려해 용산사건 관련자에 대해서도 사면을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먼저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형 집행면제 특별사면된 데에서부터 원칙이 깨진 게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로 지난 2009년 세무조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임천공업으로부터 47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2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30억9400여만 원이 확정된 상태였다. 분명히 이 대통령 임기 중 일어난 비리다.

천 회장은 또 지난 2011년 주식 시세조종과 증여세 포탈이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다. 천 회장이 공직자는 아니지만 대통령의 친구라는 점을 악용한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에 면죄부를 준 셈이다.  

조현준 효성 섬유부문사장의 집안은 이 대통령과 사돈이다. 법무부는 사돈은 법적으로 친인척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인척으로 간주되는 게 상식이다. 이 대통령의 셋째 딸의 남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조현준 사장의 사촌동생이다. 조 사장은 지난 2002~2005년 회사자금으로 미국에서 개인용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억7000여 만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번 특사에 포함돼 형 선고 자체가 무효로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 관련자들이 이번 특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까다로운 특별사면'의 근거로 제시했지만,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은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라 특별사면 대상이 되지 않는다.

MB 당선 앞장선 이들 대거 사면복권, BBK 정봉주는?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는 설특별사면을 즉석 안건으로 올려 심의 의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는 설특별사면을 즉석 안건으로 올려 심의 의결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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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별사면의 특징은 대상자 55명 중 정치인이 가장 많다는 점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선 이들이 대거 포함됐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이명박 캠프의 최고위급인 6인회 멤버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연광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됐고,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형이 확정됐던 친이명박계 장광근·현경병 전 한나라당 의원이 특별복권돼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정치권의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대거 사면 대상에 포함된 반면, 친박근혜계에선 서청원 전 의원이 포함된 게 유일하다. 1심에서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한 홍사덕 전 의원의 경우 이번 사면에서 제외됐다.

야권에서는 김종률·서갑원·우제항 전 민주당 의원이 특별복권됐지만, 2007년 대선 당시 BBK 의혹 제기에 앞장섰던 정봉주 전 의원이 특별사면 명단에서 빠졌다. 정 전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2011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선고를 받고 복역, 지난 연말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피선거권을 10년 동안 박탈당한 상태여서 향후 2번의 국회의원 총선은 물론 각종 재·보궐선거에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이갑산 범시민단체연합 공동대표, 임헌조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처장 등 이명박 정권 탄생에 공이 있고,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에 앞장서온 보수단체 인사들이 특별복권된 것도 눈에 띈다. 

각종 보수단체 집회를 조직하고 이끈 서정갑 본부장은 노무현 정권 때부터 보수단체들을 결집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공이 있다고 평가된다. 이갑산 공동대표는 세종시 건설과 무상급식 반대에 앞장섰다. 임헌조 사무처장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 정국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주장하고 나섰고, 보수 종편 채널을 만드는 미디어법 통과에 일조했다.


태그:#이명박, #특별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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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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