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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잦은 눈과 강추위 때문에 골프장과 보험사가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한파 피해로 채소, 생선 등 신선식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서민 식탁물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내복·부츠 등 방한용품의 매출은 수식 상승 중이고, 홈쇼핑·온라인몰 업계도 늘어나는 주문량에 싱글벙글이다.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강한 한파는 이달에도 연일 기온을 -10℃ 안팎으로 떨어뜨리며 계속되고 있다. 눈도 예년보다 자주 내리고 있다. 기상청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에 눈이 내린 날은 총 10일이다. 3일에 한번 꼴로 눈이 내린 셈이다. 광주는 11일, 춘천은 8일을 기록했다. 최근 10년 우리나라의 12월 적설일수 평균이 6.9일인 것을 감안하면 올겨울 눈이 유난히 잦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눈이 잦았던 지난해 12월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크게 늘었다.
 눈이 잦았던 지난해 12월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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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영상으로 오르지 않는 기온 탓에 쌓인 눈이 녹지 않자 상당수 골프장들은 '개점 휴업'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대구의 한 골프장은 폭설과 한파로 지난달 21일부터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본래 이달 14일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었으나, 12일까지도 한파로 눈이 녹지 않자 휴장기간을 오는 20일까지로 연장했다. 경북 북부지역의 또 다른 골프장은 아예 이달 1일부터 31일까지 한달 내내 휴장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눈이 적게 내린 지역의 골프장도 손해를 보는 건 마찬가지다. 경주의 한 골프장은 직원들을 제설 작업에 총 동원해 지난달 단 3일만 휴장했지만, 손님은 지난 겨울보다 반 이상 줄었다. 최근 40일 이 골프장의 매출은 지난 겨울 대비 1억 원 가량 감소했다.

보험사들도 막대한 손해율에 울상을 짓고 있다. 잦은 폭설로 교통사고가 크게 늘면서 지급한 보험금이 받은 보험료를 넘어선 것.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작년 12월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107%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보험료 100원을 받아 교통사고 피해자 등에게 보험금으로 107원을 지급했다는 이야기다. 보험업계가 통상 마지노선으로 잡는 손해율은 77%다.

같은 기간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의 손해율도 각각 102.5%와 99.5%에 달했다. 이밖에 악사(AXA)손보, 하이카다이렉트 등 온라인 보험사는 평균 110% 안팎의 손해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용품·배달 업체는 매출 급상승...추위 '덕'

한 시민이 대형마트에서 패딩점퍼를 고르고 있다.
 한 시민이 대형마트에서 패딩점퍼를 고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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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반대로 패딩점퍼, 부츠, 내복 등 방한용품 판매 업체들은 '한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올겨울 초반부터 맹추위가 찾아온 덕에 패딩점퍼가 백화점의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백화점의 아웃도어, 스포츠 상품군 매출은 패딩점퍼의 판매 호조로 작년보다 각각 41%, 25% 늘었다.

내복도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전력난으로 실내온도 제한 지침이 내려지자 관공서에서는 내복 특판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 내복'으로 불리는 유니클로의 히트텍 매출은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작년 대비 43% 증가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내복 매출도 1년 전 대비 28.3% 신장했다.

올 겨울 잦은 폭설로 인해 부츠 판매량이 증가했다.
 올 겨울 잦은 폭설로 인해 부츠 판매량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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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부츠판매량도 지난 겨울보다 크게 늘었다. 추운 날씨는 지난 겨울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겨울엔 특히 폭설이 잦았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대형 신발유통업체인 ABC마트의 매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작년 12월 10일~올해 1월 10일 부츠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22% 늘었다. 금강제화도 작년 9~12월 4달간 부츠매출액(345억 원)이 전년(300억 원)보다 15% 가량 올랐다.

홈쇼핑, 온라인몰, 배달음식 업체들도 추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추운 날씨 때문에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배달'에 눈을 돌린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쇼핑몰인 GS숍의 이달 1~9일 주문액은 1년 전보다 23% 늘었다. 지난달 주문액도 전년 대비 20% 많았다.

치킨배달업체인 굽네치킨은 기온이 크게 떨어졌던 지난달 30일과 31일 매출이 79~140%까지 오르기도 했다.

날씨 탓에 제주도 채소 작황 '최악'...식탁물가 급등

주요 채소류의 가격이 올랐다.
 주요 채소류의 가격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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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계속된 한파·폭설로 서민 식탁물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주요 채소류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중순 배추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한 포기에 3934원으로 평년 같은 기간보다 87% 높다. 무는 개당 1735원, 대파는 3272원이다. 이는 평년보다 각각 35%, 39%씩 오른 가격이다.

이처럼 채소류 가격이 급등한 주요 원인은 올겨울 제주도의 채소 작황이 몇 년 새 최악을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8~9월에는 가뭄과 태풍으로 파종에 어려움을 겪었고, 11~12월에는 한파로 작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것. 제주도는 겨울철 국내 채소 주요 공급지 역할을 맡아 왔다.

덧붙이는 글 | 고서령(koseo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날씨, #한파, #폭설, #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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