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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비판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마이뉴스>는 최근 유통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의 인사·노무 관련 내부 자료를 입수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사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힘든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것이 이마트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기업이든 공기업이든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은 보장돼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이런 문제의식으로 집중기획 '헌법 위의 이마트'를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말]


신세계 그룹 이마트가 노동조합 설립을 막기 위해 지점 차원을 넘어 본사 차원의 전국적 노조대응팀을 구축한 사실이 이마트 내부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이마트의 'NJ(노조) 대응팀' 조직도에는 본사 인사팀 고위직급자가 전체 헤드쿼터(Headquarters. 본부)를 맡고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 조직도에는 직원 246명의 이름이 실명으로 들어가 있어 "몇몇 직원 개인의 과잉행동"이라는 지금까지 이마트 측 해명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2011년 3월 이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조직도는 노조 설립에 사측의 개입 배제를 규정한 노조법 위반 혐의가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권영국 변호사는 "노조결성을 방해하는 행위로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치밀한 미행 방법 등 조별로 구체적인 행동 매뉴얼까지 세워놓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NJ 대응팀' 조직도에 대해 이마트 측은 "복수노조 시행을 대비해 만든 여러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라며 "일부 문건의 경우 담당자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다소 과도한 업무를 진행한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국 10개 권역으로 나눠 노조대응팀 구성... 246명 편성

 'NJ대응'이라는 제목의 이마트 내부자료. 노조대응팀의 전국 조직도가 담겨 있다. 본사 기업문화팀이 헤트쿼터(본부)를 구성하고 전국 10개 권역별로 대응조직을 꾸렸다.
 'NJ대응'이라는 제목의 이마트 내부자료. 노조대응팀의 전국 조직도가 담겨 있다. 본사 기업문화팀이 헤트쿼터(본부)를 구성하고 전국 10개 권역별로 대응조직을 꾸렸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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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J 대응팀' 조직도의 핵심은 본사 차원의 전국 조직이라는 점이다. 기존에 보도된 '해바라기팀'은 점포 점장이 관리하는 수준의 노조대응팀이었다(관련 KBS보도 보기).

조직도에 따르면, 헤드쿼터 밑에 적게는 점포 9개에서 많게는 19개까지 한 단위(본부)로 묶어 본사 차원의 전국 조직을 만들었다. 전국을 수도권1~5본부, 부산경남본부, 대구1본부, 호남본부, 충청본부, 강원본부 등 10개 권역으로 나눴다.

각 본부당 담당과 점장과 노사담당을 두고, 그 밑에 'NJ 실태파악조', '현장대응조', '채증/미행조', '면담/문서작성조', '대관조' 등 5개조를 구성했다. 또한 헤드쿼터와 각 본부에는 지원 스태프(STAFF)를 둬서 지원하게 하고 있다.

전체 인원은 246명에 달한다. 헤드쿼터는 지원스태프까지 포함해 14명이었다. 총괄에는 인사담당 윤아무개 상무, 부총괄은 기업문화팀 부장, 실무책임은 기업문화팀 과장의 이름이 등장한다. 본부별로 살펴보면, 수도권1본부 28명, 수도권2본부 25명, 수도권3본부 19명, 수도권4본부 20명, 수도권5본부 16명, 부산경남본부 40명, 대구1본부 25명, 호남본부 26명, 충청본부 18명, 강원본부 15명이었다.

망원카메라에 무전기까지, 치밀한 실행계획... "발각되면 도주하라"

 'NJ대응 채증/미행조 운영 방안'이라는 제목의 이마트 내부문건.
 'NJ대응 채증/미행조 운영 방안'이라는 제목의 이마트 내부문건.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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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이런 조직을 구성했다는 것 자체도 불법이지만, 더 큰 문제는 각 팀의 구체적인 역할과 행동 방식이다. 이마트는 각 팀별로 'NJ대응 OO조 운영방안', 'NJ대응 OO조 임무와 역할'과 같은 매뉴얼을 작성했다. <오마이뉴스>는 이 매뉴얼도 다수 입수했다.

이 가운데 채증/미행조의 매뉴얼을 보면 이마트가 개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계획을 아주 치밀하게 세웠음을 알 수 있다. 'NJ대응 채증/미행조 운영 방안'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이 팀은 본사 기업문화팀의 인력 3명과 권역별 직원 6명으로 구성됐다. 노조 설립 움직임이 발생한 지역에 본사 직원이 파견되고 그 지역 인력을 더해 미행을 한다는 것이다.

준비물로는 타인 명의의 차량 3대, 팀당 채증/미행장비 보유(녹취기, 소형녹화기, 카메라, 망원카메라, 망원경, 무전기), 차량위치추적기, 위장 의복, 발생 지역 상세 지도를 명시하고 있다. 발각되는 것에 대비해 신분증, 명함, 회사 다이어리 등 회사와 관련된 물품은 소지를 금지했다. 차량을 타인 명의로 준비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이들은 미행 대상자의 거주지와 차량 동선을 사전에 인지하고, 각 동선별로 기점을 정해 기점별로 다른 차량으로 미행 할 것을 주의사항으로 강조하고 있다. 또 매뉴얼에서는 대상자와 접촉하는 사람, 대화내용 등을 파악하기 위해 채증 작업을 미행과 동시에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미행, 채증 시 발각되었을 경우에는 일단은 도주하여 신분노출 절대 금지"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이마트는 회사 내부에 '사설 정보기관'을 운용한 셈이다.

속속 드러나는 실제 가동 정황

 채증, 미행에 위치추적까지... 이마트는 국정원인가
 채증, 미행에 위치추적까지... 이마트는 국정원인가

취재 결과 이러한 미행 계획이 실제로 시행됐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전수찬 이마트노동조합 위원장은 기자와 만나 "지난해 10월 19일에 동광주점으로 발령이 났는데 같은 달 27일에 동료 하나가 전화를 해왔다"며 "회사가 나를 미행해 조합 부위원장과 회계감사 등을 만난다는 것, 서비스연맹에 자주 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그 동료의 말로는 매장에 찾아온 본사 과장에게 전수찬이 광주로 발령받는 이유를 물어보자 그 과장이 '전수찬 쉬는 날마다 회사가 난리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권영국 변호사 "그런 계획을 세웠다는 것만으로도 불법성"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노조결성을 방해하는 행위,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가입을 방해하는 행위, 직원들과 접촉을 방해하는 행위 모두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라며 "이마트가 그런 계획을 세웠다는 것만으로 불법성이 있다, 채증과 미행뿐 아니라 면담 같은 과정도 노조결성을 막기 위한 면담이라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직장은 생계수단을 위한 것만도 아니고, 인생의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곳"이라며 "일을 하며 보람도 느끼고 자아실현도 해야 하는데 모든 게 감시되고 있다면 노예처럼 노동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나"라고 비판했다.

이마트 측은 17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그런 조직은 없다"면서 "복수노조에 대비한 하나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행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전날인 16일 허인철 대표 명의의 사과문에서도 "2011년 7월 1일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노·사, 노·노 간의 갈등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기업문화팀 주관으로 다양한 상황별 시나리오를 만든 자료 가운데 일부"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권역 담당자가 본인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다소 과도한 업무를 진행한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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