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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가 멸치를 낚아채고 있다.
▲ 먹잇감 갈매기가 멸치를 낚아채고 있다.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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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를 높게 나는 갈매기를 보니, 리처드 바크가 지은 <갈매기의 꿈>이 생각난다. 책은 유명한 말을 만들었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고.

추운 겨울바다 위 수면에는 수많은 갈매기가 무리지어 앉아 있다. 이들은 왜 이곳 바다에 모여 들었을까? 그 이유는 먹이를 찾아서다. 거제도 북서부지역인 송진포마을. 지난 9일부터, 갑자기 갯가로 몰려든 멸치떼는 진해만 인근 해역을 비상하는 갈매기들을 죄다 불러 모았다. 족히 1만여 마리는 되고도 남을 정도다. 물 반, 고기반이 아니라, 물 반 갈매기 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갈매기가 멸치를 목표로 두고 먹잇감을 찾고 있다.
▲ 목표 갈매기가 멸치를 목표로 두고 먹잇감을 찾고 있다.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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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는 멸치를 잡으러 하늘 높이 오른다. 그리고는 허공을 빙빙 돌며 먹잇감을 찾고 있다. 무거운 물체가 아래로 추락하듯, 날개를 접은 갈매기는 급격한 속도로 추락하듯 떨어진다. 바닷물에 주둥이를 처박은 뒤 잠시, 이내 힘차게 솟구친다. 멸치 한 마리가 갈매기의 입에 가로로 물린 채 퍼덕거리며 발버둥친다. 먹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갈매기는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 사냥에 성공한 갈매기는 훨훨 멀리 날고 있다.

어떤 갈매기는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는 말을 무색케 한다. 힘들어 잡은 멸치를 낚아채는 염치없는 갈매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갈매기는 높은 곳을 날지 않고, 바다위에 앉았다가 멸치를 잡은 갈매기를 쫓아 먹잇감을 가로채는 아주 나쁜 갈매기다. 사람 사는 세상도 꼭 이런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동물의 세계나 사람 사는 세상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 하기야 사람도 동물이 아니던가?

멸치를 낚아챈 갈매기를 또 다른 갈매기가 가로채려 하고 있다.
▲ 가로채기 멸치를 낚아챈 갈매기를 또 다른 갈매기가 가로채려 하고 있다.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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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평원에서 톰슨가젤을 쫓는 사자.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아니 목숨을 건 경주다. 톰슨가젤은 사자가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것을 알고 도망을 치지만, 멸치는 갈매기의 먹이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까? 갈매기는 그 작은 멸치를 높은 하늘에서 어떻게 알고 쫓을까? 참으로 신비한 자연과 동물의 세계다. 두어 시간 갈매기의 세상을 들여다봤다. 여유를 즐기는 갈매기와 치열한 삶의 현장에 나서는 갈매기. 자연에서 삶의 진리를 배우는 하루의 나들이였다.

멸치를 낚아채려 서로 경쟁하는 갈매기.
▲ 경쟁 멸치를 낚아채려 서로 경쟁하는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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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갈매기의 삶.
▲ 삶 치열한 갈매기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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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 갈매기의 꿈 갈매기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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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멸치 한 마리를 낚아채고 비상하고 있다.
▲ 비상 갈매기 멸치 한 마리를 낚아채고 비상하고 있다.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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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먹이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갈매기.
▲ 경쟁 멸치먹이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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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한 마리를 입에 문 여유로운 갈매기.
▲ 여유 멸치 한 마리를 입에 문 여유로운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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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가 먹이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삶.
▲ 삶 갈매기가 먹이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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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남 거제지역 신문인 <거제타임즈>와 제 블로그 <안개 속에 산은 있었네>에도 싣습니다.



태그:#갈매기의 꿈,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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