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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금오도 비렁길 4코스에서 본 풍경입니다. 고요의 바다입니다.
 여수 금오도 비렁길 4코스에서 본 풍경입니다. 고요의 바다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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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렁길 산행 주제는 '힐링'이다."

길을 걸었습니다. 그 길은 '삶의 길'이었고, 나를 질책하는 반성의 '시간 길'이었습니다. 또 미래를 위한 체력 '투자의 길'이였으며, 나와 오롯이 보기 위한 '만남의 길'이었습니다. 친구에게도 길은 저와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그래선지, 벗이 던진 말 한마디가 더욱 의미롭게 들렸습니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 여수시 남면 금오도 비렁길 순례와 안도 낚시여행에 나섰습니다. 산행과 낚시라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절묘한 궁합은, 한 번에 두 마리를 토끼를 잡으려는 사냥꾼의 얄팍한 잔꾀 같으나, 사실은 함께 즐기고자 하는 중년의 묘책이었습니다. 섬이라 가능한 겁니다.

금오도 비렁길 가는 네 가지 방법과 코스 안내

바다와 나란히 걷는 비렁길입니다. 동행의 바다입니다.
 바다와 나란히 걷는 비렁길입니다. 동행의 바다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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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 코스 안내도입니다.
 비렁길 코스 안내도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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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의 동백숲은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비렁길의 동백숲은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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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금오도 비렁길은 절벽의 순 우리말 벼랑의 여수 사투리인 비렁에서 이름을 딴, 바다를 보며 걷는 해안 길에서 유래했습니다. 비렁길을 가는 방법은 4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여수 여객선 터미널 옆 중앙동 물량장에서 약 2시간 여 동안 배를 타고 가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백야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가야 합니다. 세 번째는 돌산 신기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가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사선을 이용한 방법입니다. 비용을 줄이려면 세 번째 방법이 좋습니다. 불편을 감수한 섬 여행을 편하게 즐기려면 차를 가져가길 권합니다.

왜냐하면 금오도에 있는 대중교통은 버스 1대, 택시 2대 뿐입니다. 그래서 많은 관광객에 맞춰 운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비렁길을 찾는 분들에게 욕 많이 먹습니다. 그래선지, 다음 달부터 버스가 2대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여하튼 섬 여행은 불편이 따라야 제 맛입니다.

비렁길은 총 5코스로 나눠집니다. 1코스는 함구미~미역널방~송광사 절터~신선대~두포까지 5㎞ 거리에 2시간 정도 걸립니다. 2코스는 두포~굴등 전망대~촛대바위~매봉전망대~학동까지 이어지며 3.5㎞, 1시간여가 소요됩니다. 3코스는 직포~갈바람 전망대~매봉 전망대~학동까지 3.5㎞, 1시간30분이 소요됩니다.

4코스는 학동~사다리통 전망대~온금동~심포 3.2㎞ 1시간이 걸리며, 5코스는 심포~막개~장지까지 3.3㎞ 1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종주코스로 함구미에서 장지 마을까지 총 18.5㎞, 6시간 30분가량 소요됩니다. 또 함구미에서 안도까지 25.7㎞ 구간에서 자전거 하이킹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 선택한 코스는 비렁길 4코스와 5코스였습니다.

비렁길은 인간을 도인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비렁길에서 본 바다는 호수 같습니다. 마음의 바다입니다.
 비렁길에서 본 바다는 호수 같습니다. 마음의 바다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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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에는 대나무 숲도 있습니다. 서로가 공존하는 여유의 길입니다.
 비렁길에는 대나무 숲도 있습니다. 서로가 공존하는 여유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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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에서 바다를 보노라면 가슴이 넓어집니다.
 비렁길에서 바다를 보노라면 가슴이 넓어집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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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게, 친구. 산행은 생각하며 위를 보고 걸어가면 힘들어. 아무 생각 없이 나를 버리고 아래를 보며 걸어야 편해. 세상살이, 위만 보고 가다 보면, 쫓아가느라 여유를 즐길 틈이 없지만, 아래를 보고 천천히 가면 주위도 봐지고, 삶의 여유가 생기는 이치야."

친구 말 속에는 삶의 지혜가 담겨 있었습니다. 길을 걷는다는 건, 산을 타며 체력 보강이란 일차 목적보다는 나를 비우려는 최종 목적이 우선이니까. 이렇듯 비렁길은 바다 구경과 산행이 어우러져 마음의 여유로움을 더해 평범한 인간을 도인(?)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는 듯했습니다.

금오도 비렁길 4코스는 지난 가을 태풍으로 인해 폐쇄했던 것을 다시 열었습니다. 아직까지 군데군데 복구 또는 개선 중에 있는 현장이 있습니다만 풍경 자체가 만족감을 줍니다. 뿐만 아니라 동백, 꽃 이름처럼 겨울에 핀 동백꽃이 일상생활에서 남은 울적한 마음 찌꺼기까지 거둬갑니다.

비렁길을 걸으며 마주하는 바다는 다채로운 느낌입니다. 아침 햇살을 머금은 은빛 바다, 풍어의 즐거움을 준 풍요의 바다, 어부의 목숨을 앗아 간 고통의 바다, 레저의 기쁨을 마주하는 여가의 바다 등 각자의 마음 상태에 맞게 받아들이면 그만입니다.

그렇지만 비렁길에서 되도록 찾으려고 노력해야 할 게 있습니다. 그것은 '나'와 '우리'입니다. 이는 비움에서 출발해야 보인다고 합니다. 나를 비우기 위한 노력이 더 늦어지지 않길 바랍니다. 그래야 만족을 알 수 있으니까….

비렁길에는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채 줄기만 남은 나무도 있습니다. 자신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가르침입니다.
 비렁길에는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채 줄기만 남은 나무도 있습니다. 자신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가르침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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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을 함께 거닐었던 친구들입니다.
 비렁길을 함께 거닐었던 친구들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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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에서 동백꽃을 만났습니다. 반가움이었습니다.
 비렁길에서 동백꽃을 만났습니다. 반가움이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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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에선 양식장도 보입니다. 생산을 돕는 풍요의 바다입니다.
 비렁길에선 양식장도 보입니다. 생산을 돕는 풍요의 바다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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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태그:#금오도, #비렁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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