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1일 연수구의회 앞에서 열린 아동·청소년 복지예산 삭감 연수구의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반딧불교실 대학생들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연수구의회 앞에서 열린 아동·청소년 복지예산 삭감 연수구의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반딧불교실 대학생들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장호영

관련사진보기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꿰매는 일이 생겼는데도 병원에서 바로 이 자리에 왔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반딧불교실'을 다니며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됐고 꿈도 가지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도 복지를 그렇게 강조했는데, 어떻게 구의원들이 저소득 청소년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사업 예산을 모두 삭감할 수 있는가. 예산을 부활시키지 않는다면 청와대라도 찾아갈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반딧불교실'에서 대학생 언니 오빠들에게 좋은 수업을 들으며 재미있게 공부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못하다니. 예산을 삭감한 의원 분들이 원망스럽습니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행동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발 청소년들이 재밌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1일 오전 11시 인천 연수구의 연수구의회 정문 앞이 시끌벅적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대학생, 교사, 학부모 등 30여명이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쳤다. 연수구의회가 지난해 12월 중순 저소득 청소년을 위한 학습공간 조성사업인 '반딧불교실'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당사자들이 모인 것이다. 이들은 예산 삭감에 동조한 구의원 5명을 규탄하고 예산 부활을 촉구했다.

2011년 11월 연수구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해 청소년 방과후 활동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 된 후, 연수구는 2012년 2월 공모 사업을 통해 '늘푸른교실'에서 '반딧불교실'을 수행할 수 있게 결정했다. 늘푸른교실은 1999년부터 돌봄과 배움이 필요한 아동들을 보살펴온 곳이다.

반딧불교실은 연수지역 저소득 청소년 20여명을 모집해 인천대와 인하대학교 학생 20명과 함께 3월부터 평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대학생 학습 멘토링(지도와 조력)과 진로지도, 캠프 등을 운영해왔다.

'반딧불교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초 연수구 담당자로부터 2013년에도 사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산도 2766만원으로 늘었다. 그런데 12월 10일, 의회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들려줬다.

당시 의회 회의록을 보면, 예·결산특별위원회는 65세 노인들의 예방 접종을 위한 예산을 절반 이상 삭감한 것과 함께 '반딧불교실'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본회의에서 일부 의원이 이 예산들을 부활하는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의원 5명의 반대로 부결돼 결국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반딧불교실 관계자들은 12월 13일 의회의 예산 삭감 사유와 구의 대책을 묻는 질의서를 의회에 구에 각각 보내고 구청장 면담을 요구했으며, 20일에는 의회 회의록 정보공개 청구를, 28일에는 의회의 예산 삭감 경위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의회는 지난 4일 "예산 삭감 사유는 회의록에 있으니 참조하라. 2013년 세입·세출 예산안 계수조정은 비공개 회의라 공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보냈다. 이에 '반딧불교실' 관계자들은 11일 의회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게 된 것이다.

함유숙 늘푸른교실 운영위원장은 "2766만원이면 의원들의 1년 업무추진비도 안 되는 예산 아닌가"라며 "가뜩이나 연수구에는 저소득 청소년들을 보살필 곳이 없는데 확대는 못할망정 책정된 예산마저 삭감하다니, 이는 의회가 아동·청소년복지와 노인복지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회는 늘푸른교실 구성원들과 구민 앞에 해명하고 예산 삭감을 주도한 의원들은 고개 숙여 사과한뒤 삭감한 예산을 부활하도록 노력해야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삭감을 주도한 의원들은 차기 선거에서 교육·시민사회단체로부터 낙선 대상자로 지목되는 것을 각오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늘푸른교실 운영위원들은 이날 오후 2시 새누리당 황우여 국회의원 지역사무실을 방문해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연수구의회, #황우여, #반딧불교실, #복지 예산, #늘푸른교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