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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가 이탈리아 밀리노시를 자매도시로 소개하고 있는 홈페이지 화면.
 대구시가 이탈리아 밀리노시를 자매도시로 소개하고 있는 홈페이지 화면.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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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지난 14년 동안이나 이탈리아 밀라노시와 재매결연을 맺고 있다며 시청 누리집과 언론을 통해 홍보하고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어 학생들에게 가르쳐오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으나 이를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시민단체가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경실련과 대구참여연대는 11일 "대구시민들은 당혹감과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반드시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경실련 "진상과 책임 규명하고 관련자 엄중 문책해야"

대구경실련은 "'대구시-밀라노시 자매결연 사태'의 진상·책임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대구시와 밀라노시간의 자매결연 논란은 이제 대구지역을 넘어 국제적인 문제가 되었다"고 지적하고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밀라노시와 자매결연 관계가 아니면서도 15년간 시민들을 속여왔다는 언론 보도는 그 근거가 명확한 반면, 대구시가 제시한 자매결연 체결 근거는 옹색하고 모호하다는 것이다. 자매결연 당사자인 밀라노시가 자매결연을 부인하고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도 이를 확인해 주었지만 대구시만 아니라고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구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대구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를 부인한 밀라노시와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의 행위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이는 엄청난 결례로 대구시는 물론 대구시민을 모욕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자매결연을 맺었는데도 맺은 적 없다는 언론의 보도 또한 의도적인 허위보도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경실련은 "하지만 대구시는 시민을 모욕한 밀라노시에 대해서는 '과거 자매결연 체결 사실을 확인하고 추후 자매도시로서의 교류를 지속 확대'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허위사실을 보도한 언론은 그냥 방치하고 있다"며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지나치게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따졌다.

경실련은 대구와 밀라노간의 자매결연 논란은 대구지역을 넘어 국제적인 문제가 되었다며 "대구시의회에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대구-밀라노 자매결연 논란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라"고 요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을 엄중하게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광현 사무처장은 "대구시가 시민들은 물론 정부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해 왔다는 것은 어떤 시정도 믿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대구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다른 도시들에 대해서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참여연대 "대구시의 거짓말 지겨워"

밀라노시청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자매도시. 밀라노시는 15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데 대구는 빠져 있다.
 밀라노시청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자매도시. 밀라노시는 15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데 대구는 빠져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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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참여연대도 이날 낸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시는 시민들에게 즉각적으로 해명하고 사죄하는 등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변명만을 늘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대구시와 밀라노시는 몇 차례의 교류협력과 서한을 주고 받은 것은 사실이나 공식적으로 밀라노시와 자매결연도시는 아닌 셈"이라며 "밀라노시가 스스로 밝힌 자매도시에도 들어가지 못했는데 어떻게 자매도시가 될 수 있는가"하고 반문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사태가 대구시가 고의적으로 한 것은 아니더라도 그동안 거짓말을 해온 것은 분명하다"며 "그동안 대구시민은 밀라노시와 자매결연도시라는 자부심을 가져왔지만 시민들을 속인 대구시에 의해 허탈감으로 변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구시는 이미 2011년부터 자매결연도시가 아님을 인지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2년여에 가까운 시간 동안 시는 의도적으로 시민들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소한 사실을 인지한 즉시 시민들에게 사죄하고 잘못된 사안을 정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대구시의 여러 행각에도 불구하고 신뢰해 왔으나 대구시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며 시민들이 당혹감과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대구시가 시민들에게 사죄하고 책임을 지고 사태를 수습해 시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들의 자존심마저 훼손하는 시정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

한편 경북대학교 대학원 신 평 교수는 "대구시가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지 않았으면서도 맺었다고 하는 것은 국제적인 신뢰를 상실하는 행위"라며 "국제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하더라도 양 도시간의 우호협력관계를 위해서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관계를 맺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태그:#밀라노, #대구시, #자매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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