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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단이 추구하는 것은 공연장 내에서의 공연이 아니다. 거리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 그 속에서 청년들은 꿈을 꾼다.
 노리단이 추구하는 것은 공연장 내에서의 공연이 아니다. 거리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 그 속에서 청년들은 꿈을 꾼다.
ⓒ 노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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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전문 사회적기업 1호로 잘 알려진 '노리단'이 부천시와 문화·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지난해 4월 부천영상문화단지 내 '혼비관(부천무형문화엑스포 당시 전시관으로 활용했던 곳)'에 새 둥지를 틀었다.

노리단은 2004년 서울시가 운영하는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서 친환경 퍼포먼스 허법 워크숍을 통해 청년들이 직접 만든 재활용 악기로 공연을 하는 '재활용 상상 놀이단'을 결성하면서부터 태동하기 시작한 단체다.

서울의 하자센터를 기반으로 일본·홍콩·미국·런던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온 노리단이 부천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자연스럽게 "왜(?)"라는 의문 섞인 한 마디를 던졌었다. 그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지금, 노리단은 어떤 모습일까?

양기민 실장 "부천 이전, 내부 반대 있어 고민 많았다"

지난 3일, 노리단 양기민 실장이 기자에게 명함을 건네고 자리에 앉아 자신을 소개하면서 꺼낸 첫마디가 '은둔형 인간'이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노리단을 대표해 나온 분이 '은둔형 인간'이라니, 만남에서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양기민 실장은 노리단의 탄생 배경과 그간의 활동, 그들 스스로도 예견하지 못했을 정도로 확장된 사업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이어나갔다. 그리고 노리단이 부천으로 이전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양기민 실장은 "부천으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해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아서 고민도 뒤따랐다"고 고백했다. 노리단이 태어난 하자센터를 떠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터.

"하자센터 앞마당에서 연습을 했었는데, 하자센터 옆에 유스호스텔을 지으면서 앞마당이 주차장이 돼버렸어요. 딱히 연습할 자리가 없어서 신도림역, 구로역을 떠돌며 연습을 했어요. 악기도, 공연도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게 필요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노리단이 하자센터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 옳은 일인가 생각하게 됐죠. 하자센터도 새로운 사회적기업을 인큐베이팅 해야 하는데 노리단이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새로운 공간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양 실장은 새로운 공간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도 사실 부천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2011년 부천문화재단으로부터 자유상상캠프에서 강의를 해달라는 의뢰를 받았을 때 김혜준 대표이사를 만나 연습과 제작, 워크숍을 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공간이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고 한다.

"하자센터에서는 노리단을 시집보냈다고 해요."

'OO은 대학'이라는 프로그램을 부천지역의 특성에 맞게 접목시켜, '원종종합시장은대학' 등 청년이 지역의 문제를 알아가고 해결하는 과정을 직접 겪게 했다.
 'OO은 대학'이라는 프로그램을 부천지역의 특성에 맞게 접목시켜, '원종종합시장은대학' 등 청년이 지역의 문제를 알아가고 해결하는 과정을 직접 겪게 했다.
ⓒ 노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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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단은 '청년을 응원하는 사회적기업'

양기민 실장은 노리단을 '청년을 응원하는 사회적기업'으로 명명했다.

"대한민국 문화특별시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있는 부천시와 노리단 사이에 여러 가지 공통분모가 있었지만, 서로의 이해가 만났던 부분은 바로 '청년'이었어요. 김혜준 대표이사도 청소년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노리단과 함께 청소년을 교육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세웠죠."

노리단은 2009년 (재)함께일하는재단으로부터 '희망청'이라는 사업을 위탁받아 진행하게 된다. 청년들이 스스로 청년실업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조직된 희망청은 '마포는 대학'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발굴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학습하고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게 된다.

이들은 '마포는 대학'처럼 'OO은 대학'이라는 프로그램을 부천지역이 가지고 있는 청년문화의 특수성과 접목시켜 '역곡북부시장은 대학'을 시작으로 원종종합시장의 시장지도와 잡지를 만든 '원종종합시장은 대학', 도당동 이주민과 함께하는 '강남시장은 다양성대학'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금도 부천의 원도심 및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청년들과 함께 지역 커뮤니티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50여개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플레이, 플레이, 플레이'라는 주제로 놀이와 교육을 접목시키기도 했다. 또 '상상학교'를 통해 120여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연교육을 진행하고 이들을 한 무대에 세우기도 했다.  

"노리단이 인큐베이팅하는 비보이 팀 '조율'과 함께 춤과 움직임을 매개로 한 교육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청소년들과 만남은 꾸준함이 필요해요.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교육사업을 하지만 단발성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그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요."

부천지역 만화·영화·애니메이션 축제와 시너지 기대

부천지역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다문화노래단 '몽땅'은 인천국제공항항공사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노리단이 인큐베이팅했고, 다국적 다문화음악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으로 한발 나아가고 있다.

몽땅은 미얀마·중국·인도네시아·몽골·티베트·필리핀·미국·모로코·한국 등 9개 나라 출신 10여명의 다문화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판타스틱스튜디오 제막식 등 부천의 주요 행사에 참가해 각국의 민요와 문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양 실장은 올해는 부천에서 몽땅을 자주 만나볼 수 있을 거라며 부천시의 만화·영화·애니메이션 축제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이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을 키울 수 있는 대표적인 도시였음 좋겠어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쉬지 않고 달릴 겁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노리단, #부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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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랩 이유 대표 협동조합 커뮤니티플랫폼 이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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