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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이 '다시 희망만들기'를 하루 앞둔 4일 지역일간지에 게재한 광고. 사측은 광고에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와 외부세력에게 사태 악화의 책임을 따졌다.
 한진중공업이 '다시 희망만들기'를 하루 앞둔 4일 지역일간지에 게재한 광고. 사측은 광고에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와 외부세력에게 사태 악화의 책임을 따졌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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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이 사측의 입장을 담은 광고를 게재하자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가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사측은 4일 지역 일간지에 '한진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시민여러분께 호소드립니다'라는 제목의 1면 광고를 실었다.

광고에서 사측은 21일 자살한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시하면서도 금속노조를 사태 해결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사측은 "고인께서 소속되어있던 금속노조는 회사와 유가족분들과의 만남조차 막고 있고 외부 세력을 끌어들이는 등 유가족분들의 슬픔과 고통이 가중될까봐 저희 임직원 모두는 이 점을 심히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그동안 유족과의 대화를 고집하며 금속노조를 비롯한 '최강서 열사 대책위'와의 교섭을 피해왔다. 앞서 '최강서 열사 대책위'는 모두 세차례 교섭을 신청했지만 사측은 단체교섭 사항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또 사측은 희망버스를 지목해 "외부세력의 무분별한 개입"이라고 언급하는 등 외부의 개입에 극도로 민감한 태도를 수차례 보였다. 이 같은 사측의 입장은 5일로 예정된 '다시 희망만들기'의 부산 방문을 앞두고 지역 내 여론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어 사측은 금속노조의 주장에 대한 사측의 입장을 열거했다. 우선 사측은 금속노조에 제기한 158억원의 소송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다. 사측과 노조는 2011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개인에 대한 손배소를 철회하고 단체를 상대로 한 손배소는 최소화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개인에 대한 손배소를 철회한 사측은 단체인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이 소송이 "직접적인 재산상, 금전적 손해액만을 최소한으로 산출하여 청구한 소송"이라고 밝혔다.

사측, "손배소는 최소 산출한 소송"..."휴업자에게는 평균 220만 원 지급"

두 번째로 사측은 노동자들의 생활고 원인으로 지목된 '순환휴업'과 관련해서 "회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휴업중인 직원들에 대하여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해 월평균 220여만원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며 1200만원까지의 의료비 지원, 2명의 자녀에 대한 대학졸업시까지 학자금 전액 지급, 기타 경조비 지원 등의 복리후생 혜택 제공 등을 강조했다.

또 사측은 "현재 한진중공업의 대표노조는 조합원이 70% 이상이 가입한 '한진중공업노동조합'"이라며 "전체 조합원의 27%가 소속되어 있는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전체 조합원들의 선택에 승복하지 않고 이 모든 것을 회사의 잘못으로 왜곡하며 또다시 외부 시위대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사측은 선박 수주의 장애물을 외부세력으로 지목하고 "회사 정상화를 위한 저희 임직원 모두의 몸부림과 일감확보를 위한 소중한 불씨가 지역경제나 회사 정상화에는 띠끌 만한 관심도 없는 외부세력의 무분별한 시위 등으로 꺼져가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의 각별한 지원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끝 마무리를 짓었다.

노조 "사측이 잘못까지 손배소에 포함"..."외부세력에 책임 전가"

지난달 21일 ‘한진중공업 복직자 최강서 열사 경과와 대책’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달 21일 ‘한진중공업 복직자 최강서 열사 경과와 대책’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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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사측의 이같은 광고에 즉각 반발했다. 박성호 부지회장은 "최강서 동지는 돈이 없어서 죽었는데 회사는 돈이 많다고 광고도 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박 부지회장은 사측이 밝힌 손배소 이유를 반박했다. 그는 "사측이 군함을 만들 때 불량부품을 써 납기가 연기된 것과 페인트 공사 외주업체 부도로 생긴 문제까지 손배소에 넣어 150억 원으로 금액을 부풀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측의 월 평균 220만 원 급여 지급 주장에는 "31년 된 노동자인 나도 기본급 230만 원에서 50만 원을 공제한 후에 180만 원을 가져가는데 10년차인 최 열사는 그에 훨씬 더 못 미치는 금액을 가져갔다"며 "회사가 원인을 제공했으면서 개인생활고로 죽음의 원인을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비 보장과 학자금 등은 노조의 단협에 나와있는 것을 마치 회사가 선심쓰듯 주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순환휴업 과정에서 "41명이 순환근무에 들어가면서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은 2명만 포함시켰다"며 "고통 분담 차원의 휴업조치에는 공감하지만 복수노조 간부들은 휴업을 시키지 않아 회사가 노노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외부세력을 사태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한 사측을 향해 "회사의 잘못에 분노해 달려온 시민들에게 1년도 안되서 졌으면 반성을 해야함에도 다시 비양심적인 짓을 한 것이 폭로되니깐 시민들이 오려는 것"이라며 "사측이 다시 외부세력에 책임을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이 사태의 악화의 책임을 희망버스 등의 외부세력 돌린 것을 두고 '다시 희망만들기'에 참여하는 민주노총도 사측을 규탄하고 나섰다. 정호회 민주노총 대변인은 "한진중공업이 지역경제를 운운하며 전국에서 달려온 희망버스를 왜곡하고 있다"며 "회사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에는 반성도 없이 엄한 희망버스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17000여 명 부산지법에 손배소 부당 지적하는 탄원서 제출

금속노조는 오는 18일로 다가운 한진중공업 손배소 재판을 앞두고 야당 국회의원과 시민 17000여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2일 부산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재판부에 제출될 탄원서에는 한진중공업 사측의 손배소에 부당함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금속노조는 오는 18일로 다가운 한진중공업 손배소 재판을 앞두고 야당 국회의원과 시민 17000여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2일 부산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재판부에 제출될 탄원서에는 한진중공업 사측의 손배소에 부당함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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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측의 손배소에 항의하는 17000명의 탄원서가 3일 부산지방법원에 접수됐다.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투쟁대책위원회는 지난 3일 사측이 제기한 손배소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탄원서를 부산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이번에 대책위가 제출한 탄원서에는 일반인 17000여 명 뿐 아니라 한명숙 민주통합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국회의원 74명도 동참했다. 탄원서는 오는 18일로 다가온 손배소 관련 재판에서 사측의 청구가 부당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책위는 탄원서에서 "회사가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하는 것은 노동조합을 유령으로 만들고 노동자의 삶을 파탄시켜 사실상 목숨을 끊으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태그:#한진중공업, #최강서, #희망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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