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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청소 근로자는 "매일같이 치우고 있다"고 하지만 어린이 놀이터 곳곳에는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청소 근로자는 "매일같이 치우고 있다"고 하지만 어린이 놀이터 곳곳에는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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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내. 차량이 멈춰있는 곳에는 운전자들이 버린 담배꽁초를 쉽게 볼 수 있다. 도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담배꽁초는 도로뿐만 아니라 공원 사적지부터 어린이 놀이터까지 가득하다. 특히 어린이 놀이터에는 깨진 술병들도 심심치 않게 있어 어린이 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나 다름 없다.

20일, 출근길 모처럼 따뜻해진 날씨에 차창을 열고 가다가 신호를 대기하고 있었다. 무심코 도로변 화단을 보자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인가가 하얀 것이 잔득 널브러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화단은 담배꽁초가 점령하고 있었다.

이런 장면을 보면 흡연자인 나도 괜스레 눈살이 찌푸려진다. 차량 안에도 재떨이가 있을 텐데, 왜 이렇게 던졌을까. 자기 집이라고 생각했다면 아무렇게나 버리지 않았을 텐데... 납득이 되지 않는다.

비단 이것뿐일까. 보이지 않는 곳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대학가 주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도 이렇게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다. 이런 광경을 마주할 때마다 아이들 보기가 부끄럽다.

차량이 정차하는 곳이면 어김없이 담배꽁초가 바닥에 뒹굴고 있다.
 차량이 정차하는 곳이면 어김없이 담배꽁초가 바닥에 뒹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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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점심식사를 한 뒤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어린이 놀이터를 찾았던 기억이 난다. 놀이터 입구부터 깨진 소주병이 나뒹굴고 어린이들이 사용할 놀이기구에는 담배꽁초와 라이터, 심지어 병따개까지 있었다.

자기 집이라면 이렇게 술을 마시며 담배꽁초를 버리고 깨진 병까지 방치했을까. 더욱이 어린이들이 찾는 놀이터에 일회용 라이터까지 버려져 있었다. 성인으로서 부끄러운 생각마저 들었다. 아이들이 라이터를 상요해 불장난이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고가 나면 누구를 원망해야 하는 걸까. 창피한 생각에 주변을 둘러봤다.

놀이터 입구에도 소주병에 각종 쓰레기까지 버려지면서 정작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원을 찾았던 부모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놀이터 입구에도 소주병에 각종 쓰레기까지 버려지면서 정작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원을 찾았던 부모들은 발길을 돌리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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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남은 팩 음료 껍질이며 각종 비닐봉지, 집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옷장, 차량용 타이어, 플라스틱 등 수많은 쓰레기들이 공공 장소를 점령했다. 공공 장소가 쓰레기장으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아이들이 이런 모습을 본다면,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낯 뜨거운 광경이다. 자리를 뜨려고 하는데 어린 아이 하나가 버려진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가리키며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놀이터에 유리병이 깨져 있어서 놀 수가 없어요."


태그:#시민의식,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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