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인터뷰에 참석하고 있다.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인터뷰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학생들을 인정해주고 자주적이고 비판적인 의식을 심어주면서 우리 사회를 제대로 알게 하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이 길러집니다. 공부는 스스로할 때 성적이 올라가는 겁니다. (제 제자들도) 다 대학들 잘 가고 잘 되었어요."

달변은 아니었지만 '해본 사람' 특유의 자신감 만큼은 확실히 전해져 왔다.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열린 열린인터뷰에 출연해 출마 계기와 자신의 교육 철학, 포부에 대해 자세히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 후보와 함께 서울 신일고등학교에서 근무했던 이창동 감독과, 영화 <부러진 화살>에 동반 출연했던 배우 문성근씨도 함께했다. 초대 손님으로는 이 후보의 신일고 교사 시절 제자인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이 등장해 '제자가 본 선생님 이수호'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80년대부터 체벌 안 해, "내가 만나본 가장 독특한 교사"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으로 교육계에 발을 들였던 이 후보는 1980년대 이후 계속 교육 민주화 운동에 전념해온 '교육운동가' 출신이다. 교육협의회 활동을 거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이 후보의 모습은 언뜻 떠올릴 수 있는 '운동가'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와 동료 교사로 5년간 함께했던 이창동 감독은 "이수호 선생님은 제가 만나본 수많은 교사 중에 가장 독특한 분"이라고 정의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1:1로, 인간으로 존중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그걸 철저하게 지켰다는 이유였다.

"어느 정도였냐면 수업 시작할 때 교실 문 앞에서 노크를 합니다. 그리고 안에서 '네' 소리가 나야 들어가요. 저만 해도 교사할 때 체벌했습니다. 안 좋은 추억도 가지고 있지요. 이수호 선생님은 철저히 체벌 없이도 교육이 가능하고 수월성 교육도 된다는 걸 몸으로 실천하고 보여주신 분이죠."

고등학교 시절 이 후보에게 직접 국어과목을 배운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두발 단속에 대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체벌도 없었거니와 학교에서 학생들 두발 단속을 하려고 하자 이 후보가 "머리 관리를 받아야 하는 것은 나다"라면서 반대 의견을 밝혔다는 것. 박 대변인과 이 후보는 제자와 고등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 사이다.

문성근씨도 자신과 아버지인 문익환 목사 대부터 이어진 인연을 털어놨다. 문씨는 이 후보의 장점으로 포용력과 단계적인 추진력을 꼽았다. 그는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의식한 듯 "'국민의 명령' 운동할 때 어려운 부탁을 드렸는데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면서 "온건하게 일이 되는 뱡향으로 일을 하시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후보 열린인터뷰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이창동 감독, 영화배우 문성근씨,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제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후보 열린인터뷰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이창동 감독, 영화배우 문성근씨,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제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서울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처럼 만들 것"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민주진보 야권단일후보로 꼽히는 이수호 후보가 꿈꾸는 서울시 교육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 후보는 "지나친 경쟁을 줄여야 한다"면서 "OECD 평균 수준으로 학교 수학 난이도를 확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수호표' 교육 정책에 대해서도 "그런 것은 만들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혁신학교 등 이미 나와 있는 좋은 정책들이 많다는 것이다. 혁신학교는 교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강의식 교육이 아니라 상호 협력을 통해 수입이 이뤄지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를 말한다. 교장과 교사가 학교 운영 및 교과 과정의 자율권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이 후보는 "혁신학교는 진보 성향이 아닌 교육감도 받아들여서 하는 데가 있을 정도로 좋은 내용"이라면서 "서울의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의 장점을 따서 교육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교육감 활동이 교사로서 지켜왔던 소신과 가치관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자리에서 무엇을 하든지 학생들 존중하고 선생님들과 함께 우리 교육을 희망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몸담았던 전교조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이 후보는 "전교조 처음에 결성될 때의 문제의식이 지금 어디로 갔느냐 하는 말들이 많은데 저도 (그 지적에) 동의한다"면서 "순수한 교육운동이 노동운동과 결합하면서 과도하게 조합주의적으로 된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고 자기 희생하는 전교조의 '초심'이 다소 흐려졌다는 인식이다. 그는 "사회가 변화하는데 전교조는 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체해 있었다"면서 "잘못한 것을 철저히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미래로 가는 디딤돌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후보 열린인터뷰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수호 서울시교육감 후보 열린인터뷰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태그:#이수호, #이창동, #문성근, #박용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