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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성로의 밤거리. 대구 젊은이들은 과연 대통령으로 누구를 생각하고 있을까? |
| ⓒ 조정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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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하면 당연히 박근혜 아닙니까? 박근혜 후보가 돼야 대구 경제도 살고 우리나라도 더 잘 살게 될 겁니다.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나와야죠.""문재인이 돼야 대구도 좀 바뀌고 할 거 아닙니까? 이젠 새누리당도 정신차리고 대구 사람들도 야당 좀 찍고 해야 변하죠. 18년째 대구 경제가 꼴찌라는데 그 책임은 누가 집니까?"대통령 선거가 2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새누리당의 철옹성인 대구와 경북에서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대구와 경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새누리당의 지지세가 강하고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도 역시 절대적이다. 그러나 지난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을 거치면서 야당에 대한 지지도도 점차 올라가고 있다.
지역언론 여론조사, 박 72.5%, 문 25.1%전국의 8개 지역언론사들이 지난 27일과 28일에 거쳐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구경북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72.5%,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25.1%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지율을 대구와 경북으로 나눠보면 대구에서 박근혜 후보가 64.6%, 문재인 후보가 32.7%이고, 경북에서는 박 후보가 79.9%, 문 후보가 17.5%를 보였다. 이는 안철수 전 예비후보가 사퇴한 이후 안 후보를 지지하던 유권자들이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쪽으로 나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9월 추석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대결을 가상해 여론조사를 벌였을 때보다는 박근혜 후보의 지지도가 조금 올라갔지만 10월부터는 지지도가 고착화 되고 있다.
지난 9월 지역언론에서 조사한 내용을 보면 대구에서 박근혜 후보가 56.1%, 문재인 후보가 11.1%, 안철수 후보가 30.3%의 지지율을 보였고 경북에서도 박 후보가 60.4%, 문 후보가 14.6%, 안철수 후보가 17%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다가 10월에는 대구에서 박 후보가 68.6%, 문 후보가 26.8%의 지지율을 보였고 경북에서는 박 후보가 68.7%, 문 후보가 26.8%를 보였다.
지난 16대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대구에서 77.75%의 득표를 하고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18.67%를 득표했지만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다. 이후 17대에서는 야당후보인 정동영 후보가 6%대를 넘지 못해 대구경북은 야당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대구는 박근혜" VS "변화를 위해 문재인 찍어야"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예전 선거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대구의 중심가인 동성로에서 만난 시민들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면서도 정치의 변화와 다양성을 위해 문재인 후보 등 야당에게도 표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대부분 20, 30대인 젊은층은 야당후보에 좀 더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은지(22)씨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면서 "대구사람이니까 당연히 박근혜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의 정책이나 정체성 등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정치를 하면서 검증됐다는 것이다.
박소영(29)씨도 "아직 투표할지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투표한다면 박근혜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이제는 여성도 대통령이 되어야 하고 나라의 안보를 생각한다면 새누리당 출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상우(26)씨는 "박근혜 후보는 독불장군이고 과거사나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해 진정성있게 사과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정책과 소신을 가진 문재인 후보가 훨씬 맘에 든다"고 말했다.
유성빈(22)씨는 "안철수 후보를 좋아했는데 사퇴하고 나니 아직 판단하지 못했다"며 "안철수 교수가 하는 행동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면서도 "박근혜 후보보다는 문재인 후보에 대해 더 정감이 간다"고 말했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50, 60대의 택시기사들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가 좀 더 많았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 대부분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가 주를 이뤘다. 이들은 주로 박근혜 후보에 대해 "아버지가 잘 살게 해주었으니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거나 "부모를 모두 총탄에 잃고 시집도 안 가서 불쌍하다", "대구출신이니까 지역에서 당연히 박근혜 찍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을 15년 했다는 이상도(63)씨는 "정치를 15년 하면서 아무런 부정도 없고 잘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무조건 박근혜"라고 말했다. 술자리에서 주위 친구들도 모두 박근혜 후보를 찍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태형(43)씨는 "이제는 영남이나 호남이나 지역감정을 가지고 대통령 뽑을 게 아니라 나라살림 잘 하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아직까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들의 정책을 꼼꼼히 따져보고 제대로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겠다는 것이다.
새누리 "80-80 전략", 민주 "30% 이상 목표"대구경북의 여론이 예전에 비해 호의적이라고 느낀 야당은 공격적으로 유권자들을 대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은 대구에서 최대 성적인 30% 이상의 득표율을 올려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경북에서도 35% 이상을 목표로 한다.
김부겸 민주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제 대구경북도 바뀔 때가 됐다"며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가 발전하는 만큼 대구경북 시민들이 문재인 후보를 찍어주면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새누리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은 박근혜 후보가 지역출신인만큼 역대 최고의 득표율을 보이겠다는 계산이다. 새누리당은 대구경북에서 80% 이상의 투표율과 80% 이상의 득표율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에 대해서도 지역 정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철수 지지층 상당수가 아직까지도 선택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관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대구와 경북에서 야당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인지 아니면 영원한 새누리당의 텃밭임을 확인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