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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오류동 아프리카의 울림 입구
 대전시 오류동 아프리카의 울림 입구
ⓒ 이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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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인 '아프리카의 울림'의 대표 이강철씨를 만나러 지난 22일 찾아간 곳은 대전시 오류동 AFRICA. 신비롭고 세련된 입구의 모습은 지나가던 나의 발길을 바로 세웠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곳을 지날 때 뭐하는 곳일까 생각해봤을 법하다. 이곳 AFRICA는 젬베 연주가인 이강철씨의 젬베샵이자 갤러리이며 부담없이 누구나 들를 수 있는 열린공간이다.

이날은 전국각지에서 모이는 젬베 연주자들의 첫 모임이 있었다. 뮤지컬 배우·회사원·댄스 스포츠 강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젬베 연주가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전국에서 모였기에 서로 낯설긴 하지만 그런 분위기도 잠시, 서로 소개와 인사를 나누고 가벼운 다과와 함께 준비된 공연이 시작된다.

젬베와 다른악기들의 하모니

하우노(HowKnow)의 공연. 오른쪽 젬베 정일호씨.
 하우노(HowKnow)의 공연. 오른쪽 젬베 정일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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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머 한철수씨와 젬베연주가 이강철·이해동씨의 공연은 드럼과 젬베의 만남으로 특별한 음악적 요소를 창출한다. 문화와 음악적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두드림은 감상하는 이들의 몸과 마음까지 들썩이게 한다.  

두 번째 하우노(HowKnow)의 공연은 어쿠스틱기타·베이스기타·젬베의 연주에 노래가 어우러졌다. 하우노는 대학생으로 구성된 길거리 공연을 하는 젬베 밴드다. 이강철씨의 젬베 제자인 정일호씨는 요즘 인기인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들을 젬베 연주로 새로운 느낌과 흥을 살려 모두를 감탄하게 한다.

젬베에 흠뻑 취하다

왼쪽부터 이해동 남윤식 문서빈 이강철
 왼쪽부터 이해동 남윤식 문서빈 이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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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상승과 함께 본격적인 오리지날 젬베 연주가 시작된다. 이강철·이해동·남윤식·문서빈으로 구성된 젬베팀의 멋들어지고 생동감있는 공연은 관람자들을 압도한다. 가슴이 트이는 듯한 시원함과 맑은 젬베소리는 정신적 힐링과 함께 보는 이들의 댄스욕구마져 유발한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 젬베 연주에 참여했다.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두드리며 연주할 수 있는 젬베. 다양한 박자와 젬베의 종류마다 다른 소리의 조화는 마치 하나의 합창을 보는 듯하다.

함께 참여한 나 또한 젬베에 푹 빠져 손이 아픈 줄도 모른 채 계속 두드렸다. 취재가 아닌 그 순간만큼은 나도 젬베 연주가가 되어 그 시간을 즐겼다. 젬베 체험을 해본 사람만이 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아쉬워하며 신나는 분위기와 땀에 흠뻑 젖었다.

'아프리카의 울림'은 무엇인가

'아프리카의 울림' 대표 이강철씨.
 '아프리카의 울림' 대표 이강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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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of AFRICA 아프리카 국기를 형상화했는데요. 이 명함의 그림은 아프리카의 울림에 뿌리를 두고 나무가 자랐다는 겁니다. 빨간색은 사람들의 혈, 녹색은 풍부한 자원, 노란색은 사랑·기쁨·행복을 뜻해요. 우리를 통해서 기쁨과 사랑·행복이 울려 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프리카의 울림'이라고 지었습니다."(아프리카의 울림 대표 이강철씨)

사회적 기업인 '아프리카의 울림'은 이강철·전성찬씨 두 친구가 진지한 고민과 '니가 진짜 하고 싶은게 뭐야?'라는 질문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저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젬베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그게 진짜 제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저 혼자 이룬 것이 아닙니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사모님을 통해서 작년 4월부터 사회적 기업 공모준비를 했고 함께 젬베를 하던 전성찬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 잡는 게 가능했어요.

사회적 기업의 준비과정이 너무 좋았어요. 친구 성찬이에게 '나는 이게 안 되도 좋아.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 해도 지금의 과정이 난 너무 행복해. 선정이 안된다 해도 우리가 세부화 시킨 목표를 언젠가는 이룰 수 있을 거야'라고 했어요. 저희는 이렇게 부담없이 즐기며 준비했어요. 150개팀중 14팀중 8번째로 당선되서 사회적 기업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거지예요

인터뷰 도중 그가 말을 잇는다.

"사실 저는 가진 게 없는 거지나 다름없어요. 주변에 좋은사람들이 저를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저도 나중에 그분들을 도울 수 있는 여력을 갖추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고, 이 건물에 들어온 지 6개월 정도됐는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손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요.

취약계층에게는 공연연주나 젬베교육을 하고, 젬베를 통한 연주로 공동체를 형성해서 다른 분야와 결합된 서비스 제공이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길 바라요. 돈은 많이 벌진 못했지만 앞으로 이곳을 통해 더 발전하고 젬베가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꿈꾸는 것들, 결국 끌려온다

아프리카의 울림 이강철씨
 아프리카의 울림 이강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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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목표가 있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앞에 목표하고 있는 것을 놓치만 않는다면 꼭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실에 부딪혀서 목표가 가까이 왔는데도 그게 선명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혹시 책 <시크릿> 보셨어요? 그 책을 보면 꿈꾸는 것들이 결국 끌려온다라고 하는데 저는 그것에 크게 공감합니다.

저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제 멘토에요. 저보다 젬베를 늦게 시작한 사람한테도 배울 게 있고요. 뇌졸중으로 누워계신 어머니가 있는 병원이 부모의 효도에 대한 학습의 장이였어요. 그리고 드럼 스승님께도 드럼 그 이상의 인성적인 배움을 받았죠.

힘든 집안형편에도 저희 어머니께서는 남을 섬기고 돕는 분이셨어요. 어릴 때는 이해가 안되었지만 언제나 한결같은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자라서 그런지, 저도 언젠가부터 나누고 돕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어요.

전 진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게 대한 게 내 소중한 인맥이 되었고 내 인적자원이 되었어요. 그래서 돈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사람이에요."

목표를 세우는 것이 목표

젬베의 연주는 단순한 두드림이 아닌 모든 것의 조화이다. 하나된 두드림에서 연주와 합창의 가치를 느끼게 하고, 말없이 각자의 젬베를 두드리며 바라보는 서로의 시선 속에서 마음과 행복을 나눈다. 젬베 합주 속의 흥겨운 댄스는 클럽을 연상케 하며 연주 후 흐르는 땀과 웃음은 운동 후의 상쾌함을 준다.

"지금까지 계획했던 것들을 꾸준히 이루어왔어요. 앞으로도 계속 누군가를 돕고 나누며 살고 싶은데 그것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앞으로의 저의 목표입니다. 음악치료나 예술치료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행복과 건강을 주고 싶어요. 저도 두드림을 통해서 행복을 얻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네요."

젬베는 단순한 악기 혹은 공연이 아니다. 체험한 이만 알 수 있는 악기 그 이상의 특별함이 있다. 젬베로 이 모든 것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어 우리 사회의 문화가 한층 건강해지기를 기대해본다.


태그:#아프리카의 울림, # 젬베, #이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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