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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릴당 대통령후보가 22일 오전 당사 2층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총괄본부 '발대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모습
 박근혜 새누릴당 대통령후보가 22일 오전 당사 2층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총괄본부 '발대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모습
ⓒ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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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2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행복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 발대식에서 한 말입니다. 즉, 자신과 새누리당은 '정의'라는 말입니다. 그는 또 "야당이 계속 네거티브만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공격으로 시작해서 공격으로 끝난다"며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도대체 그것으로 국민에게 무슨 희망을 주겠다는 것인지. 계속 흑색선전만 하고 그래서 우리가 공들여 만든 정책이라든가, 공약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기회조차 묻혀버린다"고 했습니다. 박 후보 자신과 새누리당은 정책 대결을 펼치는데 민주당은 네거티브 공세만 퍼붓는다는 주장입니다.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박 후보 자신과 새누리당을 '정의'로 규정한 것도 황당한 일이지만, 네거티브를 누가하고 있는지 따져보면 새누리당야말로 네거티브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박 후보는 21일 정수장학회 관련 기자회견에서 "유족 측에서 강압에 의해 강탈당했다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거기에 대해 법원에서 강압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대한민국 사법부가 내린 1심판결을 정면으로 거부했습니다. 물론 바로 자신의 말을 수정했지만, 이미 지나간 버스였습니다.

사법부 판결까지 거부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정의'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보수 언론 마저 정수장학회 관련 박 후보 발언이 문제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야당(민주당)이 네거티브로 자신과 새누리당이 내놓는 정책이 묻혀버린다고 강변했습니다. 정말 민주당은 네거티브만 하고 정책은 내놓지 않을까요? 오히려 새누리당이 네거티브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8일 제기한 '노무현 대통령 NLL포기' 발언이야말로 네거티브입니다. 정문헌 의원을 보면 '말바꾸기 달인'입니다.

'북한 통정부가 녹취한 대화록을 우리 측 비선라인과 공유한 정상회담 비밀 녹취록이 존재한다' → '배석자들을 물리치고 단독회담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 '공식회담 와중에 일대일로 얘기했다' → '회의가 단독회담 형식으로 바뀌었다' →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별도대화를 한 것은 아니다.'-19일 <오마이뉴스> <조선>도 버렸는데... <문화>의 대단한 정문헌 사랑

말바꾸기 달인인 정문헌 의원이야 말로 네거티브 전형 아닙니까? 그런데 야당이 네거티브를 한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초등학교 5학년인 우리집 막둥이가 웃을 일입니다. 그리고 박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박 후보는 지난 20일 서울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당시 (김장수) 국방장관이 NLL을 지키려 한 것을 야당에서 '회담에 임하는 태도가 경직됐다'고 비판했는데 그럼 NLL을 포기했어야 한다는 말인가. 이런 사람들에게 과연 나라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진실"이라며 "그 내용을 확실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이 그것에 대해 진실을 얘기하면 이런저런 복잡한 논란이 다 필요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후보가 말한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이란 문재인 민주당 후보입니다.

이런 말을 하는 박 후보를 보면서 참모들에게 보고를 받고 있는지 의심이 듭니다. 문재인 후보는 그 동안 여러차례 걸쳐 NLL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12일 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해군2함대 양만춘함 방문한 자리에서 대통령 후보로서 저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겠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면 정 의원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12일 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해군2함대 양만춘함 방문한 자리에서 대통령 후보로서 저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겠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면 정 의원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 문재인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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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이 사실이면)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 제가 사과드리겠다. 대통령 후보로서 저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겠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면 정 의원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 - 12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해군2함대 양만춘함 방문
"역사적 10·4 공동선언을 낳은 정상회담에는 당연히 양측의 배석자들이 있었고 그 대화록은 당시 우리 국정원과 통일부에 의해서 실제의 대화내용 그대로, 풀워딩으로 작성이 됐다. 제가 그 대화록을 직접 확인했고 차기정부들이 남북정책수립이나 남북대화에 참고하도록 국정기록으로 남겼다."-15일 선대위 회의

특히 문재인 후보는 12일 "평화는 강력한 안보능력, 도발에 대한 억지력을 갖고 있을 때 보장이 되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만전을 다했다. 그래도 북한이 NLL에 대한 무력화 시도가 있는 한 끊임없이 충돌의 가능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NLL을 지키면서도 충돌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없애기 위한 것이 남북의 일정 해역을 평화수역과 공동어로수역으로 설정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NLL수호 의지를 분명했음이 밝혀졌습니다. 21일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11월 1일 제51차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회 연설에서 NLL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과 법적 문제를 거론하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법적으로 합시다' 하고 내 맘대로 자 대고 죽 긋고 내려오면, 제가 내려오기 전에 우리나라가 발칵 뒤집어질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하며 "NLL 안 건드리고 왔습니다"라고 밝혔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공개 연설을 통해 "NLL를 지켰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더 이상 무엇을 밝혀야 합니까? 그런데도 22일 새누리당은 '민주당 정부의 영토주권 포기 등 대북게이트 진상조사특위' 송광호 위원장과 이철우, 정문헌, 류성걸, 조명철 의원은 경기도 성남시 시흥동에 소재한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두 정상간 대화록 공개를 촉구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몇 명이 찾아간다고 열람할 수 없습니다. 이를 뻔히 알면서도 새누리당은 국가기록원을 찾아갔습니다. 이런 행태야말로 전형적인 네거티브입니다. 박 후보의 정수장학회 발언 후폭풍을 물타기하기 위한 수법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박 후보와 새누리당은 정의이고, 네거티브를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워낙 빠르게 지나가는 세상이라 그런지 몰라도, 2010년 5월에 나왔지만 벌써 고전처럼 느껴지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지은 마이클 샌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의는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러 개의 가치 중 하나가 아니다. 정의는 모든 사회 덕목 가운데 최상의 것, 다른 것보다 앞서고, 반드시 부딪쳐야 할 가치다. 부당한 방법으로 행복을 얻었다면, 그 세계는 행복이 아닌 정의가 더 중요하게 다가설 것이다. 정의가 특정 개인의 권리에서 나온다면, 일반 복리조차 그 개인의 권리를 능가할 수 없다.

박근혜 후보 정수장학회 관련 발언과 "정의는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는 말을 반추하니 샌델 말 중에 "부당한 방법으로 행복을 얻었다면"이라는 글귀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그리고 독재자 전두환도 "정의사회 구현"을 추구했습니다. 맞습니다. 정의는 패배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영광은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아니라 민주공화국 시민이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태그:#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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