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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10월 22일 오후 12시 29분]

강원외고 중국어과 한 반의 3학년 2학기 시간표. 오전 7시 2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수업에서 공식 교과 운영계획인 '윤리' '물리1' '일본문화' 등의 과목을 찾아볼 수 없다.
 강원외고 중국어과 한 반의 3학년 2학기 시간표. 오전 7시 2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수업에서 공식 교과 운영계획인 '윤리' '물리1' '일본문화' 등의 과목을 찾아볼 수 없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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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구에 있는 강원외국어고가 외부에 공시한 교과 운영계획과 다르게 입시 과목 위주의 시간표를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외국어고의 필수 이수 과목인 전공 외국어 수업시수가 축소되거나 아예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정진후 의원(무소속)은 22일 강원도교육청 국정감사 보도자료에서 "강원외고에서 제출받은 학사운영 자료, 2012년 강원외고 교육계획서, 학교 관련자 제보 등을 토대로 교육과정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정진후 의원에 따르면, 강원외고는 전문교과인 영어·전공어 수업시간에 국어와 수학 수업을 진행됐다. 3학년의 경우 영어·중국어 수업 시간에 국어·수학 수업이 진행됐다.

2학년도 영어·중국어 등의 시간에는 국어·수학 수업이, 1학년 역시 전공과정 수업시간에 국어·영어·수학 과목 등의 수업이 운영됐다.

수능 외 과목, 축소 혹은 제외... 학교알리미 공시내용과 상이

강원외고 중국어반 1학년 1학기 교육계획서과 실제 운영 시간표의 수업시수 비교
 강원외고 중국어반 1학년 1학기 교육계획서과 실제 운영 시간표의 수업시수 비교
ⓒ 정진후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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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알리미에 공시된 '강원외고 교과별 교육진도 운영계획' 내용도 실제 운영되는 시간표와 상이했다.

3학년 2학기 운영계획상 주 2시간씩 수업하기로 정해진 '윤리'는 아예 2학기 교내 시간표에 편성되지 않았다. '수학2' '기하와 벡터' '물리1' 화학1·2' '경제' 등의 선택과목도 시간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운영계획에 없는 과목이 교내 시간표에 편성된 경우도 있었다. 2학기 교내 시간표에는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 5~8교시에 운영계획에 없는 '국사' '사회문화' 등 수능 선택 과목 수업이 짜여졌다.

강원외고 중국어반 2학년 1학기 교육계획서과 실제 운영 시간표의 수업시수 비교
 강원외고 중국어반 2학년 1학기 교육계획서과 실제 운영 시간표의 수업시수 비교
ⓒ 정진후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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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준비가 당장 급하지 않은 다른 학년의 실제 시간표도 공시된 교과 운영계획과 달랐다. 2학년의 경우, 지난 1학기 '체육' 수업시수는 축소됐고 '생활과 논리'는 시간표에 편성되지 않았다. 1학년 역시 지난 1학기 '음악' 수업시수가 줄었다.

외국어고 학생들의 필수 이수과목인 영어·전공어 관련 전문교과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국어과 3학년의 경우, 운영계획상 주 4시간 수업시수인 '중국어작문2' '중국문화', 주 2시간인 '일본어회화1' 등의 전문교과 과목이 '중국어' '일본어' 등의 선택과목으로 임의 변경돼 주 4시간 수업으로 진행됐다. 총 10시간의 전문교과 수업시수가 6시간 축소돼 운영된 것이다.

2학년의 경우 지난 1학기 '중국어회화'의 수업시수가 축소됐고, '영어권문화1'은 시간표에서 빠졌다. 1학년도 지난 1학기 '영어회화1'의 수업시수를 축소했다.

"교육과정, 공시된 정보와 다르게 운영되면 '정보공시법' 위반"

이같은 강원외고의 교육과정 파행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규정과 어긋난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교육과정하고 다르게 (교과과정이) 운영됐다면 정보공시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교과부 규정상 외고는 영어와 전공어 과목을 최소 80단위 이상 편성해야 한다.

정진후 의원실 측은 "외국어영재 양성을 위한 취지로 설립된 외국어고가 전공·외국어 회화 수업 시수를 확대하기는커녕, 오히려 일반교과인 국어과 수학시간을 늘려 입시준비를 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이러한 사실은 교과부의 교육과정 고시를 위반한 것이며, 교육과정 편법 운영은 향후 교육과정 정상이수 여부 논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원외고 교감은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교육과정 파행과 관련해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기자가 수업 시간표 내용을 구체적으로 짚으며 교감의 설명과 사실이 다른 부분을 묻자 "확인해보고 연락주겠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아직 기자에게 연락을 주지 않았다.

강원외고는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최초의 '공립형 사립학교'로, 전창범 양구군수가 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태그:#강원외고, #교육과정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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