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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의 MBC 지분 매각 추진 보도에 MBC가 '도청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MBC는 13일 < MBC 뉴스데스크 >를 통해 "정수장학회 측과의 업무협의가 도청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겨레>는 지난 12일 인터넷판에서 "정수장학회가 MBC 지분 30%와 <부산일보> 지분 100% 등 갖고 있는 언론사 주식 매각을 비밀리에 추진해온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기사에 '<한겨레>가 얻은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문화방송 기획홍보본부장 등의 10월 8일 '극비회동' 녹취록'이라는 표현을 썼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중구 정동 정수장학회 이사장실에서 열린 이날 회동은 MBC 측에서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주식 매각 및 발표방안'을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MBC 측은 이 자리에서 △내년 상반기 문화방송 상장 계획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지분 30% 처분 방식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매각 입장 발표 방안 등을 밝혔다.

이에 최 이사장은 "경영권도 행사 못하는 MBC 주식은 갖고 있어봐야 소용이 없다"면서 "정수장학회가 (MBC 지분 30% 매각 대금을 활용해)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반값등록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MBC 뉴스데스크 "정상적인 업무협의내용 도청...수사 의뢰 검토"

문방위 소속 민주통합당 최재천, 신경민, 유승희, 배재정, 최민희, 윤관석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수장학회가 대선을 눈앞에 두고 MBC와 부산일보 주식을 매각해 부산경남지역 대규모 복지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위한 이벤트'라고 규탄하고 있다.
 문방위 소속 민주통합당 최재천, 신경민, 유승희, 배재정, 최민희, 윤관석 의원이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수장학회가 대선을 눈앞에 두고 MBC와 부산일보 주식을 매각해 부산경남지역 대규모 복지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위한 이벤트'라고 규탄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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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MBC 뉴스데스크'는 "기사에는 양측의 대화 내용과 다른 부분도 있으나 현장에 있지 않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내용이 들어있어 도청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MBC는 주주인 정수장학회와의 정상적인 업무협의내용이 도청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MBC 사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MBC는 최필립 이사장의 사무실에서 이뤄진 면담 내용이 어떻게 외부로 유출되었는지, <한겨레>가 '녹취록'을 누구로부터 어떤 방법으로 입수했는지 등 의혹에 대해 수사의뢰 등을 포함해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이뤄졌다면 계획 단계에서부터 이행 단계에 이르기까지 가담한 이들이 낱낱이 밝혀져야 하며, 녹취록이 어떤 절차로 <한겨레>로 보내진 것인지에 대해서도 밝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경남 지역 장학금 지원 검토'와 관련해서는 "MBC 지분 30%의 경우 매각 대금의 이자 200~300억 원을 전국의 대학생 반값등록금으로 사용하는 것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한겨레> 기사는 <부산일보>와 MBC 지분 매각 대금은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경남 지역에 '선심성' 복지 사업으로 사용한다'는 취지로 보도를 함으로써,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처럼 왜곡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노조 "도청의혹은 본질호도...MBC-김재철 교감이 핵심"

이러한 사측의 주장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이하 MBC 노조)는 사측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본부장이 만나서 그 정도로 상세한 민영화 방안 이야기를 나눴다면 김재철 사장과 최필립 이사장, MBC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사이에 충분히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국장은 "최필립 이사장이 박근혜 후보의 대리인이라는 것을 천하가 알고 있다"면서 "박근혜 후보가 김재철 사장과 사전 교감, 밀약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면 오는 25일 열리는 방문진 이사회 때 김재철 사장을 해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또한 사측이 이번 회동을 '정상적인 업무협의'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정수장학회는 MBC 지분의 30%를 가진 소주주다, 대부분의 업무협력은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와 이루어진다"면서 "일상적인 업무협력인 것처럼 (사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더 큰 문제는 10월 8일 이진숙 본부장이 최필립 이사장에게 민영화에 대한 상세한 방안을 설명했지만 그 이후인 10월 11일 방문진 청문회에서 김재철 사장은 '민영화 주장하는 분들이 검토해보라는 아이디어 정도만 있다'고 설명했다"면서 "민영화 방안에 대해 대주주에게 먼저 설명을 해야 하지, 소주주에게 먼저 설명을 하는 경우가 어디에 있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내용을 보도한 <한겨레> 기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도청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와 논의해서 월요일(15일) 쯤 공식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정수장학회, #MBC, #한겨레, #최필립,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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