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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래의 바디페인팅. 흰 벽면과 바닥, 그들의 몸에 색들이 더해져 예술로 승화되었다. |
ⓒ 임현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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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런 예술도 있었네."
그랬다. 문화충격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예술 세계를 경험한다는 건 행운이었다.
지난 21, 22일 <경남도민일보>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가 주관하고 창원시가 후원한 '2012 창원 창동예술촌 블로거 팸투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바디페인팅 공연이었다. 이 생소하고 낯선 공연은 감동이었다.
바디페인팅 매력에 빠져들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공연 시작 전, 무대 바닥과 벽면에 흰 천이 걸리고, 그 앞에 페인트 통이 놓이고, 음악이 잔잔하게 깔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건 또 뭐야?"란 의문 속에 있었다.
관객 앞으로 빗자루를 든 작가가 조명 빛 아래 나타났다. 작가는 절제된 움직임으로 벽면의 하얀 천(순수한 영혼)에 빗자루(붓)로 그림을 그려댔다. 어떤 주제의 그림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맨 몸의 남녀 모델이 등장했다. 작가는 흰 천과 그들의 몸에 손으로 물감을 덧칠하고, 뿌려댔다.
그들의 몸짓은 자연을 향한 교감이요, 절규였다. 또한 자연이기를 거부한 인간, 자연 파괴를 일삼는 인간에 대한 경고이기도 했다. 숨 쉴 수가 없었다. 1시간 여 간의 바디페인팅 공연이 끝나자 박수가 절로 터졌다. 작가와 바디페인팅에 대한 궁금증이 치솟았다.
행위예술가 배달래 "바디페인팅은 첫사랑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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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래. 이렇게 순박한 그녀가 강렬한 퍼포먼스를 표현하디니 놀라웠다. |
ⓒ 임현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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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페인팅은 첫사랑 같은 것이다.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온몸의 힘과 마음을 다해 사랑하지만 영원히 함께 할 수 없기에 지워져야만 하는 순간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배달래. 그녀에게 바디페인팅은 달콤하지만 씁쓸한 이별을 경험해야 하는 추억 속의 '첫사랑'이었다. 그래 설까, 그녀는 바디페인팅에 임하는 자세를 이렇게 소개했다.
"새로운 것에 아쉬워, 그리워 숨 쉬는 피부위에 살아 움직이는 근육위에 내가 사랑하는 색들을 올려놓는다. 그 색들이 꽃이 되고 나비가 되어 몸 위에서 움직일 때면 아름답고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바디페인팅은 움직이는 그림이자, 음악 흐름에 따라 흐르는 선과 색 자체였다. 바디페인팅을 행하는 배달래는 자연의 색으로 치장하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고자 하는 색과 자연의 마술사이기도 했다.
그녀는 적어도 화폭 앞에 서서 자신의 삶에 녹아 있는 모든 흔적과 사회체제 속에 가두어 둘 수밖에 없었던 모든 욕망, 사랑, 분노 등 모순과 부조리를 마음껏 토하며,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절감하는 왜소한 인간일 뿐이었다. 이렇게 창동예술촌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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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래가 온몸으로 그려낸 선과 색은 꽃이 되고 나비가 되었다. |
ⓒ 임현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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