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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은 우리가. 우리 집 막둥이와 딸. 동생네 둘째와 막둥이. 엄마와 큰엄마 허리를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새우튀김은 우리가. 우리 집 막둥이와 딸. 동생네 둘째와 막둥이. 엄마와 큰엄마 허리를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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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은 우리가 할게요!"
"너희들이?"
"예"

한가위입니다. 이런 날은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더 즐겁습니다. 먹을 것도 많고, 친척들이 오면 '용돈'도 두둑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 같은 짠돌이 큰 아빠를 만나면 두둑하지 않겠지만.

우리 집 둘째와 막둥이, 그리고 동생네 둘째와 막둥이가 큰엄마와 엄마를 도와준다며 팔을 걷었습니다. 벌써 이렇게 컸나 할 정도 대견합니다. 지난 설날까지만해도 큰엄마와 엄마가 부쳐주는 동그랑땡과 튀겨주는 새우를 먹기만했는 데 이번 한가위는 자기들이 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처음에는 한 두 마리 튀기고 끝낼 줄 알았는 데 아니었습니다. 동생네 둘째는 마지막까지 자리에 앉아 꿋꿋이 튀겼습니다.

새우튀김 손놀림이 아주 빠릅니다.
 새우튀김 손놀림이 아주 빠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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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옷은 입혀도 튀김은 할 수 없는. 예설입니다. 2년 동안 우리 집에서 살았지요.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뜨거운 것은 언니들이.
 새우옷은 입혀도 튀김은 할 수 없는. 예설입니다. 2년 동안 우리 집에서 살았지요.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뜨거운 것은 언니들이.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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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은 우리가. 우리 집 막둥이와 딸. 동생네 둘째와 막둥이. 엄마와 큰엄마 허리를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새우옷은 입혀도 튀김은 할 수 없는. 예설입니다. 2년 동안 우리 집에서 살았지요.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뜨거운 것은 언니들이.큰아빠도 나섰습니다. 새우 튀김을 먹기 위해. 조카는 마지막까지 열심입니다.

"너희들 새우 다 튀겨야 한다."
"알아요. 우리가 마지막 한 마리까지 튀길 거예요."

"큰엄마와 엄마가 너희들때문에 오늘은 허리 좀 펼 수 있겠네."
"그럼요."

물론 아이들이 새우를 튀긴다고 아내와 제수씨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두 며느리는 칼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또 웃었습니다. 우리집에는 왼손잡이 삼총사가 있습니다.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제수씨입니다. 어머니는 이제 칼을 잡지 않지만 아내와 제수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칼질을 했습니다. 두 며느리가 칼질을 할 때마다 배꼽을 잡습니다. 왼손잡이 칼질을 본지 15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웃음이 나옵니다.

우리집 왼손잡이 삼총사 중 아내입니다.
 우리집 왼손잡이 삼총사 중 아내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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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왼손잡이 중 제수씨입니다. 어머니는 이제 칼을 들지 않습니다.
 우리집 왼손잡이 중 제수씨입니다. 어머니는 이제 칼을 들지 않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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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면 느낄 수 없지만 직접 보면 정말 웃음이 나옵니다.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 때이지만 '다다다다다' 소리내는 왼손잡이 삼총사, 아니 이총사는 명절에 볼 수 있는 진풍경입니다.

아이들까지 나섰는 데 큰 아빠가 가만 있다면 체면이 아닙니다. 직접 나섰습니다. 물론 옛날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가 체면때문에 처음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옛날에도 자주, 많이 했습니다. 이런 것을 자랑합니다.

"나 같은 남편도 없을 거요!"(김동수)
"예?"(아내)
"당신이 나에게 해주는 것에 비교하면 100만분의 1밖에 안 되지만, 이 세상에 나 같은 남편은 없을 거요."
"…(웃음)"
"형님은, 참 아주버님 같은 남편이 어디 있어요."(제수씨)
"그렇지 목사님(아내는 남에게 저를 이렇게 부릅니다)같은 사람은 없지-이 말은 겉과 속은 다르다는 말임."

맞습니다. 제수씨는 저를 아내에게 가장 잘해주는 남편으로 생각하지만 착각도 참 큰 착각이지요. 아내에게 잘 해주는 것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설날과 한가위때 동그랑땡과 고추전 하나 부쳐주는 것으로 엄청나게 도와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자랑하는 것이지요.

큰아빠도 나섰습니다. 새우 튀김을 먹기 위해. 조카는 마지막까지 열심입니다.
 큰아빠도 나섰습니다. 새우 튀김을 먹기 위해. 조카는 마지막까지 열심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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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과 동생네 막둥이는 손을 털고 일어났지만 둘째 조카는 꿋꿋하게 앉아 새우를 튀겼습니다. 두 사람이 새우를 노릇노릇하게 튀겼습니다. 정말 맛있게 말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한우 불고기를 재웠습니다. 한우 키우는 집에서 한우 불고기가 없으면 팥없는 진빵입니다.

한우 불고기. 한우 키우는 집에서 한우 불고기가 없으면 팥없는 진빵입니다. 불고기 제우는 일도 큰아빠입니다.
 한우 불고기. 한우 키우는 집에서 한우 불고기가 없으면 팥없는 진빵입니다. 불고기 제우는 일도 큰아빠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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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불고기. 한우 키우는 집에서 한우 불고기가 없으면 팥없는 진빵입니다. 한 대야입니다.
 한우 불고기. 한우 키우는 집에서 한우 불고기가 없으면 팥없는 진빵입니다. 한 대야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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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즙+참기름+참깨+간장+설탕+대파+버섯으로 재운 한우 불고기는 한 대야였습니다. 토요일 저녁 얼마나 푸짐하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역시 한우는 맛있습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먹는 일만 남았습니다. 막둥이는 자기가 튀긴 새우 하나를 먹었습니다.

"김막둥이 맛있어?"
"예 맛있어요."
"네가 직접 튀기니 더 맛있지?"
"예 맛있어요."
"내년 설날에도 새우는 막둥이와 예설 누나와 예경이와 함께 튀기면 되겠네."

내가 튀긴 새우는 정말 맛있어요.
 내가 튀긴 새우는 정말 맛있어요.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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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하니 더 즐거운 한가위였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함께 하면 조금 편하고, 조금 편한 것이 더 큰 즐거움을 줍니다. 한가위 정말 넉넉합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평안하세요. 우리 아이들이 튀긴 새우 정말 맛있었습니다.


태그:#한가위, #새우튀김, #한우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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