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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 16일 오후 경기도 여주군 학교폭력 방지 우수학교인 여주중학교를 방문, 학생들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 16일 오후 경기도 여주군 학교폭력 방지 우수학교인 여주중학교를 방문, 학생들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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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학교폭력을 근절하겠다며 학생부 기재 등의 처벌 강화 대책을 내놓는데도 학교폭력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해학생 수보다 징계 등의 조치 건수가 초과되는 등 과중처벌이 이뤄졌지만, 올 1학기 학교폭력 가해학생은 1만7000여 명이나 됐다. 처벌 위주식 학교폭력 대책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오마이뉴스>가 25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실(민주통합당)에서 받은 '시도교육청별 학교폭력 가해자·피해자 조치현황' 분석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박홍근 의원실이 시·도 교육청에서 받은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2년 1학기 초·중·고 학교폭력 가해학생은 1만7864명. 6개월 만에 2009년 가해학생 1만4605명을 가뿐히 뛰어넘었고 2010년 수치인 1만9949명에도 육박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학기 만에 약 70% 수준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2월부터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시행했는데도 3~8월 동안 학교폭력 가해학생 수는 줄지 않고 도리어 폭증한 셈이다.

<오마이뉴스>가 25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실(민주통합당)에서 받은 '시도교육청별 학교폭력 가해자·피해자 조치현황' 분석 자료
 <오마이뉴스>가 25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실(민주통합당)에서 받은 '시도교육청별 학교폭력 가해자·피해자 조치현황' 분석 자료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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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초·중·고) 10만 명 당 가해학생 수를 봐도 결과는 비슷하다. 올 1학기 가해학생은 학생 10만 명당 265명이었다. 한 학기의 가해학생 수가 2009년 1년 치(196명)보다 1.35배 많다. 2010년(265명)과는 단 10명 차이가 난다.   

특히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의 시발점인 대구에서도 교과부의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초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 대구의 경우, 1학기 가해학생은 학생 10만 명당 595명으로 전체 시도 지역 중 가장 많았다.

가해학생 1만7864명-징계 1만8009건, 가해학생 과중처벌-피해학생 보호소홀

<오마이뉴스>가 25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실(민주통합당)에서 받은 '시도교육청별 학교폭력 가해자·피해자 조치현황' 분석 자료
 <오마이뉴스>가 25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실(민주통합당)에서 받은 '시도교육청별 학교폭력 가해자·피해자 조치현황' 분석 자료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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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종합대책이 시행된 이후 가해학생 과중처벌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 1학기 봉사·전학·퇴학 등 가해학생을 대상으로 한 징계조치는 1만8009건으로 피해학생 1만7864명보다 많았다. 한 학생이 두 가지 이상의 선도처분을 받으면서 가해학생 징계조치 건수가 초과 달성된 것이다. 이는 2009~2011년 동안 가해학생 수보다 징계조치 건수가 적었던 점과 다르다.  

반면 피해학생 보호조치 건수가 피해학생 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처벌 위주의 대책에만 집중한 나머지 보호조치에는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 1학기 심리상담·보호·치료 등 피해학생 보호조치는 1만2009건으로 피해학생 1만2819명보다 부족했다. 100명 중 7명이 보호조치를 받지 못한 것이다. 2010년까지 피해학생 보호조치가 100% 이뤄졌던 점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박홍근 의원은 "이번 자료를 통해 처벌 위주의 학교폭력 대책이 실패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가해학생에 대한 징벌적 대책만으로는 학교폭력을 근절할 수 없다는 점이 명백해진 만큼 피해학생 보호조치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학교폭력 대책 특별위원회(학교폭력 대책특위)'가 처음으로 열린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논란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태그:#학교폭력, #교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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