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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7월 27일 강남역 일대 침수 상황
 지난 2011년 7월 27일 강남역 일대 침수 상황
ⓒ 엄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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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 때마다 반복되는 서울 강남역 일대 침수가 삼성전자 신사옥과 지하철 역사를 잇는 연결통로 때문에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환경연합은 "2010년 이후 해마다 계속된 강남역 침수의 주요 원인은 강남역과 삼성전자를 잇는 지하 연결통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서초구가 삼성전자의 지하철 연결통로 설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 승인을 해줬다"고 4일 주장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5월 감사원이 발표한 '도시지역 침수 예방 및 복구사업 추진실태' 관련 감사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당시 감사원은 강남역에서 삼성전자로 연결되는 출입 통로 때문에 하수암거(지하에 매몰된 수로) 형태가 바뀌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감사결과를 내놨다. 하수암거가 통과하는 위치에 지하철 연결통로를 설치하고 뒤늦게 설계를 바꿔 '역경사 하수암거'를 만들어놨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환경연합 "삼성전자 신사옥-지하철 연결통로 건설 무리하게 승인"

서울환경연합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초구 도시계획과와 건축과는 지난 2007년 3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지하철 연결통로 설치 승인과 관련해 재난치수과에 문의했다. 기존 하수암거의 안정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여부를 묻는 내용도 포함됐다. 재난수치과는 "문제 없다"고 답했다. 이에 도시계획과와 건축과는 의심 없이 2007년 11월 13일 기존 하수암거가 통과하는 자리에 지하철 연결통로 설치를 승인하는 착공신고서를 처리했다. 하수암거는 다른 위치에 옮기기로 했다.

문제는 착공 이후 발생했다. 서초구는 기존 하수암거를 옮기기로 한 부지에 다른 빌딩이 위치하고 있어 기존 하수관거 이전이 불가능하다고 파악했다. 이후 서초구는 2008년 4월 하수암거를 이전하기로 한 계획을 취소하고 역경사 하수암거를 설계하기로 결정했다. 변경안은 2008년 9월 승인됐다.

서울환경연합은 변경된 역경사 하수암거 설계가 통수가 원활하지 않은 형태일 뿐만 아니라 물이 솟구칠 수도 있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감사원의 시뮬레이션 결과 시간당 81제곱미터(㎥)의 물이 솟구칠 것으로 분석됐다"며 "실제로 하수암거 배치가 변경되면서 2010년부터 해마다 강남역은 잠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은 삼성전자 지하주차장을 임시 빗물저류조로 활용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강남역 상습침수 해소를 위해 수천억 원이 드는 대심도터널을 건설하는 대신 삼성전자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자는 것이다.

서울환경연합은 "수십 년 빈도의 홍수를 기준으로 한 대심도터널은 공사비만 1000억 원가량 든다"며 "임시저류조의 경우 큰 비가 예보될 때만 주차장을 비우면 되고 방수처리와 홍수 이후 청소 등의 예산만 든다"고 주장했다.

또한 "실제로 삼성전자 지하주차장의 경우 한 층당 약 2만 톤 규모의 빗물을 저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광진구 스타시티에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저류조 1000톤에 비해 20배에 가까운 수준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 "지하 연결통로는 침수 발생 이후 준공... 관계없다"

서초구청 측은 환경연합의 주장이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재난침수과 관계자는 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상습침수는 2010년부터 시작됐고 지하연결통로는 올해(2012년) 준공됐다"며 "공사 완료가 안 된 상태에서 침수 원인으로 작용하는 건 시기적으로 관계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남역 침수 일대 근본 원인은 다른 지역에 비해 17미터(m) 정도 낮은 지형에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지하주차장을 임시 빗물저류조로 활용하자는 제안에는 "삼성전자가 판단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서울환경연합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삼성전자 지하주차장을 1년에 두 달만 빗물에게 빌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개설하고 한 달 간 10만인 청원운동에 돌입한다. 청원운동 결과는 서초구와 삼성전자 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태그:#강남역,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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