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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사천시 곤명면 원전마을과 초량마을 주민 120명이 가두행진을 하며 마을 인근 대규모 양돈시설 폐쇄를 주장했다.
 20일 오전 사천시 곤명면 원전마을과 초량마을 주민 120명이 가두행진을 하며 마을 인근 대규모 양돈시설 폐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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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서 돼지 악취가 더 심해졌다. 여름에 문을 열 수도 없고 빨래를 밖에 걸 수도 없다. 밥을 해도 역한 냄새가 나서 못 먹겠다. 악취유발 돈사 폐쇄하라."

대규모 양돈시설에서 나오는 악취에 십수 년간 시달려 온 사천시 곤명면 초량마을과 원전마을 주민들이 돈사 폐쇄를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20일 오후 2시까지 악취 민원 관련 규탄집회를 가졌다. 주민들은 조만간 시청 앞 대규모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20일 오후 2시까지 악취 민원 관련 규탄집회를 가졌다. 주민들은 조만간 시청 앞 대규모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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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원전마을과 초량마을 주민 120명은 각각 마을에서 사천시 곤명면 소재 돈사랑 영농법인(옛 금자축산)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하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돈사 인근에서 규탄집회를 진행했다.

이득상 주민대책위원장은 "그동안 악취 등 문제에 대해 수차례 시청과 농장주에게 민원을 제기했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강도 높은 투쟁으로 청정마을을 살려내겠다,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사천시에도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주민대책위는 "업체 측은 돼지사체 및 분뇨 등을 인근 농지 및 야산에 불법매립하고 폐수를 불법 방류하고 있다"며 "토양오염 및 침출수로 인한 하천오염과 지하수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개선복구계획를 수립하라"고 주장했다.

악취 민원 당사자인 돈사랑 측은 지난 17일 내용증명 답변서를 통해 "냄새 등으로 생활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2012년 환경법 개정으로 분뇨를 해상처리하지 못하고 자체 액비생산처리 시설을 가동하던 중 예상치 못한 냄새 등으로 불편을 가중시킨 것을 인지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는 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냄새 저감을 위해 분뇨를 위탁처리하고 있다"며 "9월 중 액비시설 개수를 완료하겠다"고 덧붙였다.

악취 민원을 유발한 돈사랑 영농법인(옛 금자축산)측은 "냄새 원인이 된 액비화시설을 개수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악취 민원을 유발한 돈사랑 영농법인(옛 금자축산)측은 "냄새 원인이 된 액비화시설을 개수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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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제기한 돼지사체와 축산분뇨 무단 매립 의혹에 대해서는 "돼지 사체 매몰은 없었고, 사료작물 생산을 위한 퇴비 반입은 있었지만 한 달 전부터는 퇴비반입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업체 측은 "돼지사육두수 또한 7000두에서 3000두로 규모를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민들은 업체 측의 해명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주민대책위 측은 "사육두수를 줄였다더니 올 여름 악취가 더 심해졌다, 불법 정황이 의심된다"며 "사천시청과 언론·환경단체과 공동으로 조사반을 꾸려서 같이 점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병렬 사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해당 업체는 악취, 오폐수 무단 방류 의혹 등으로 오랫동안 주민 민원이 계속됐던 곳"이라며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과 연대해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고, 함께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천시에 따르면, 옛 금자축산은 지난해 8월 곤양면 돈사에서 수질기준 초과한 방류수를 내보내, 8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돈사 인근에서 돈사 이전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건 주민들.
 돈사 인근에서 돈사 이전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건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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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민원 담당부서인 환경보호과 측은 "주민 민원이 계속됨에 따라 올해 역시 수차례 점검에 나섰지만 악취 등은 기준치 이하여서 처벌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행정지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난 9일 자로 국민권익위원회,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 경남도, 사천시 등에 진정서를 발송한 상태며 관리감독기관인 사천시에 대해서도 대규모 항의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은 악취 민원이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www.news4000.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사천, #악취, #양돈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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