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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높아진 평균 수명은 노인 인구의 증가를 낳았고, 이른바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을 야기하기도 한다. 그 같은 상황에서 노인 인구의 취업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노인이란 단어를 쓰기에도 난감한 젊은 시니어들이 사회가 재단한 나이와 여건 때문에 할 수 없이 퇴역 된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이에 노인들의 역량을 반영하면서 지역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어서 소개해 본다. 이른바 로컬푸드와 실버 문제를 연결시킨 대구 '시니어문화센터 아리랑'이 바로 그곳이다.

시니어문화센터 아리랑
 시니어문화센터 아리랑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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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로컬푸드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나는 작물 혹은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식품'을 말한다. 보통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고 반경 50 킬로미터 안팎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지칭하는 이것은 최근에는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또한 로컬푸드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음식을 지향하는 현대의 미식 문화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며, 탄소 배출 감소와 농가소득 증대와도 연관되어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에 몇몇 선진 국가에서는 관련 인증제도가 도입된 상황이다.

이처럼 건강과 연관해 긍정적 이미지를 가진 로컬푸드와 '믿음직한 사회 연장자가 일하는 곳'이라는 측면을 부각시킨 대구 수성구 수성동의 아리랑 시니어클럽은 지난 4월에 개원해서 현재 3개월째 운영 중이다. 1층에서는 콩나물, 두부 같은 일상의 식재료 및 간장과 된장, 소금, 직접 반죽해서 민 칼국수 등을 판매한다. 2층에는 카페와 식당이 자리 잡고 있다.

로컬푸드를 진열중인 노인 직원
 로컬푸드를 진열중인 노인 직원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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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로컬푸드 판매점에서 손님을 맞고 있던 할머니는 이곳의 가장 인기 상품으로 무농약 콩나물을 이야기했다. 할머니 직원들이 직접 키우고 씻어서 상자에 포장한 콩나물들은 근거리에서 재배하고 재빠른 운송을 한 상품들이기에 매우 건강한 식재료라고 한다. 매장 안에서 콩가루를 넣고 직접 반죽한 칼국수 면은 누른국수의 고장인 대구의 이미지를 한층 살린 식품이라며 미소 지었다.

'시니어문화센터 아리랑' 내의 카페
 '시니어문화센터 아리랑' 내의 카페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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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먹거리를 불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주 본다. 온갖 세균이 들끓거나 인체에 유해한 색소와 양념으로 범벅이 된 인스턴트 음식을 먹으며 음식 문화에 대한 믿음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그런 한편 인생 선배들이 그들의 경험과 평생에 걸쳐서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가꾼 식재료들은 '지역의 정서와 신선함 그리고 노인 일자리 창출'이란 감동스런 포장지로 감싸져서 판매대 위에 놓이고 있다.


태그:#로컬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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