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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인권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청와대에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반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8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인권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청와대에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반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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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성명서를 읽다 쓰러져도 놀라지 마라"(불교인권위 정암스님)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더운 날씨.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연임 철회를 촉구하는 인권시민사회단체 대표자 30여 명이 8일 또 다시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 모였다. 이들의 손에는 '현병철 OUT'이라고 적힌 빨간 손팻말이 들려있었다.

명숙 현병철 연임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6월 16일 (현 위원장) 연임 내정 후, 국내외 시민사회와 일반 국민, 국회 여야를 막론하고 현병철씨 연임반대를 밝혔음에도 청와대는 '결정적 하자가 없고 공도 있다'는 말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면서 "청와대에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이렇게 했는데도 못 알아들으면 더 이상 귀가 없는 건 줄 알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는 현 위원장 연임 방침과 관련해 "아직 그대로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임명강행을 시사한 상황. 임명 날짜로는 이번 주 금요일(10일)이 점쳐지고 있다.

"연임 강행한다면 모든 수단 동원해 자진사퇴 이뤄낼 것"

8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인권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청와대에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반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8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인권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청와대에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반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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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는 노동, 장애, 성소수자, 청소년 인권, 군 인권 등 각계각층의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막판까지 막장가냐, 이명박 대통령은 귀를 기울여라"며 현 위원장 임명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시민으로서의 권리, 노동자로서의 권리,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리고 인간다운 존엄성을 보장받기 위해 거친 현실에 맞서 싸우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가권력은 우리의 인권을 보장하기보다는 침해하고, 기업이 우리의 인권을 유린해도 그저 바라보거나 협조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 땅의 인권현안 속에서 우리는 국가인권위원회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아니 인권위에 갈 수 없다"면서 "인권위는 권력의 편에서 인권침해를 조사하거나 타협했다, 이제 인권위에 인권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고 개탄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지난해 50대 여성노동자가 300일 넘게 크레인 위에서 농성할 때 인권위는 어디에 있었나"라면서 "자본의 편에서 인권 탄압을 방조했다"고 비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역시 "2012년 12월 장애인의 날을 맞아 국가인권위 점거투쟁을 했을 때, 인권위는 엘리베이터 운행을 멈추는 등 직접 인권침해를 자행했다"고 분노했다.

오리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활동가는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성적지향에 의한 차별금지가 포함되었을 때, 차별이 생겼을 때 찾아갈 곳이 생겼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현병철 위원장 3년 동안 성소수자 관련 진정 가운데 단 한 건도 처리가 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현 위원장이 자신의 임기동안 군 인권 병영문화가 개선됐다고 했는데 오히려 후퇴했다"면서 "트위터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현역대위 사건과 관련해서도 인권위는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응이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는 "방학 중에 강제로 보충수업 받아야 하는데 땡땡이 치고 나왔다"면서 다음과 같이 현 위원장에게 '일침'을 가했다.

"대학교수,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내고 위원장 연임까지 하게 된 현병철씨는 인권운동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저보다도 인권을 모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그러고도 연임을 하겠다는 것을 보니 얼굴에 철판을 까는 것도 모자라 온몸에 두른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인권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은 "청와대가 현 위원장 연임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현병철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이루어 낼 것"이라면서 "나아가 한국이 유엔인권이사회 상임이사국 자격이 없음을 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현병철, #국가인권위, #인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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