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공천 장사한 것을 알았다면 더 큰 문제고, 몰랐다고 해도 문제다. 밑에서 이렇게 해먹을 정도로 몰랐다고 하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집권하면 공기업 팔아먹는 일이 발생하지 않겠나."

새누리당 4·11 총선 공천과정에서 공천 헌금이 오갔다는 의혹이 터지자,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을 정조준해 총공격 태세에 돌입했다. 총선 이전부터 당을 장악해온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공천헌금 사태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3일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이해찬 대표는 "공천장사를 했다는데도 박근혜는 사과 한 마디 안 한다, 책임자로서 사과가 전혀 없고 남 보듯 검찰에서 알아서 할 거라고 한다"며 "새누리당 돈봉투 사건 이후 지도부가 사퇴하고 전당대회도 없이 비대위 꾸린 것 아니냐, 비대위원장 자격으로서 국민에게 백배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김한길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이 지난 총선을 앞둔 공천에서 앞으로는 쇄신개혁을 외치면서 뒤로는 공천헌금을 매개로 매관매직을 일삼았다"며 "차떼기 대선자금,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맥을 잇는 세력이 버릇을 버리지 못했다,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추미애 최고위원 역시 "4·11 총선에서 친이계가 친박계로 바뀌면서 빨간 점퍼의 주인공이 박근혜라는 걸 알고 있다"며 "박근혜는 공천에 잡음이 생기면 엄단하겠다고 해놓고 잊은 모양이다, 검찰에 공을 넘기냐, 박근혜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걸 최고위원은 "(비례대표) 말번이 3억 원인데 상위 번호의 공천 헌금은 더 크지 않겠냐"며 "박근혜가 직접 공천헌금을 받았는지, 얼마나 연루됐는지 수사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돈 공천 사실로 확인되면 박근혜 대선후보직 사퇴해야"

박근혜 의원의 대선후보직 사퇴 목소리 까지 나왔다.

강기정 최고위원은 "현기환 의원은 박근혜 측근 중의 측근"이라며 "그런데도 박근혜는 난 모르니 알아서 하라고 하고 새누리당은 출당 조치의 쇼만하고 있다, 박근혜는 공천 장사에 대해 사과하고 돈 공천이 사실로 확인되면 대선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최고위원은 "2월 기자 간담회에서 문제 있는 후보는 공천 대상이 될 수 없고, 공천 신청조차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대국민 약속을 안 지킨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박근혜 의원은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이계인 정두언 의원은 검찰 출두하라고 하더니 자기 파벌인 현기환한테는 전혀 다른 이중 잣대를 들이댄다, 싹수가 노랗다"라며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한 대선팀을 출발시킨다면 대한민국은 오염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와 비공개 최고위를 잇따라 열며 공천헌금 파문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당 내에서는 현기환 전 의원의 탈당과 현영희 의원의 검찰 자진 출석 및 출당 조치들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공천헌금 파문 당사자인 현영희 의원은 소명을 위해 이날 오전 10시 10분 비공개 최고위에 참석했다. 현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황당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