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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0일부터 충남경찰청 정문 앞에서 경찰의 수사촉구를 요구하며 천막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최만정 민주노총충남본부장
 지난 달 30일부터 충남경찰청 정문 앞에서 경찰의 수사촉구를 요구하며 천막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최만정 민주노총충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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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9일 새벽 4시경. 충남  당진시 송악읍 한진리에 있는 민주노총 소속 전국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JW지회(JW생명과학 노조) 천막노조 임시사무실에 무장한 괴한 10여 명이 난입했다. 당시 천막 사무실에는 2명의 노조원만이 천막을 지키고 있었다. 나머지 노조원들은 서울본사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었다.

괴한들은 노조원의 목에 칼을 대고 '가만히 있으라'며 협박한 후 휴대폰과 사진기, 집기 등을 부쉈다. 이어 천막과 현수막 등을 훼손시킨 후 10여 분 후 타고 온 세 대의 차량을 이용해 유유히 자리를 떴다. 괴한들은 타고 온 차량 번호판은 청테이프로 가렸다. 하지만 이들이 천막을 부수는 모습은 인근에 설치된 CCTV에 그대로 담겼다. 이를 통해 이들이 이용한 3대의 차량 차종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JW생명과학은 JW중외그룹의 자회사로 당시 사측과 노조 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JW노조는 수개월째 노조와의 교섭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 사측에 항의하며 JW 중외제약 부회장 자택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측이 용역업체를 동원해 노조 측 농성천막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었다. 반면 사측은 '노조 측의 자작극일 수도 있다'며 '회사도 수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응당 경찰 수사결과에 이목이 쏠렸다. CCTV 자료가 있는 만큼 괴한들의 신원을 파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40여 일이 흘렀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까지 괴한들이 누구인지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보다 못한 민주노총 충남본부 최만정(48) 본부장이 나섰다. 최 본부장은 지난 달 30일부터 충남경찰청 정문 앞에서 경찰의 수사촉구를 요구하며 천막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1인 농성장 앞과 그가 들고 있는 피켓에는 'JW중외제약 생명과학노조 임시 사무실 침탈 사건, 노조조합 테러범인 조속 검거 촉구 단식 4일째', '노조원 살인협박! 임시노조사무실 천막 파괴한 사건 즉시 해결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지난 달 30일부터 충남경찰청 정문 앞에서 경찰의 수사촉구를 요구하며 천막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최만정 민주노총충남본부장
 지난 달 30일부터 충남경찰청 정문 앞에서 경찰의 수사촉구를 요구하며 천막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최만정 민주노총충남본부장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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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농성 4일째인 2일 오후 최 본부장은 "괴한들이 칼을 들고 노조임시사무실에 난입해 조합원을 칼로 위협하고 기물을 부수고 달아났다"며 "이는 단순한 노사문제가 아닌 민생치안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CCTV 자료까지 제공했는데도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것은 경찰이 의도적으로 졸속수사를 하고 있거나 무능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수사 인력 보강 등 납득할 만한 수사의지를 보여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최 본부장은 오는 6일 오전까지 단식농성을 벌인 후 이후에는 충남경찰청 앞 집회 등 민주노총 차원에서 대응 수위를 보다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충남경찰청 수사과장은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지만 열심히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CTV 자료가 있지만 영상이 흐려 용의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CCTV에 나와 있는 용의자들의 모습을 확대해 전단지를 만들고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 끈질지게 수사하고 있는 만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충남본부는 6일 오전 충남경찰청 앞에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JW지회는 사측인 JW생명과학 측과 단체협약체결을 요구하며 서울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여 노사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다.

아래는 CCTV에 담긴 천막을 부수는 모습의 영상이다.



태그:#민주노총충남본부, #JW생명과학 노조, #JW중외그룹, #충남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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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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