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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수밤바다
 아름다운 여수밤바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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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수는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한창이라 박람회 구경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여수는 30만 정도의 인구가 사는 중소도시다. 여수라는 도시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아름다운 추억이 만들어 질 것 같은 느낌이다. 여기에 밤바다라는 운치까지 더한다면 더 이상 말할 게 없다.

바다와 어울린 밤의 도시. 그러려면 야경이 좋아야 하는데…. 여수의 야경은 조금 특이하다. 야경은 도심의 상징인데, 여수는 큰 건물이 없어 화려한 불빛을 만들지는 못한다. 대신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을 준다. 여수는 야경을 즐길 수 있는 해안 산책로가 있고 아름다운 밤바다가 있다.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이 있는 여수야경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이 있는 여수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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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버스커버스커가 부르는 <여수밤바다>라는 노래가 인기다. 복고풍의 반복적인 운율은 살짝 중독성을 일으킨다. 나도 모르게 '여수밤바다~'를 흥얼거린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함께 걸을 수 있으면 좋고 혼자라도 좋은 여수밤바다로 가보자.

버스커버스커가 노래한 '여수밤바다'로 떠나자

버스커버스커가 노래한 여수밤바다는 어딜까? 아이러니하게도 도심이 아닌 한적한 바닷가다. 검은 모래찜질로 유명한 만성리해변이란다. 물론 여름이 되면 해수욕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겠지만 보통 때는 잘 안 가게 된다.

해질 무렵 만성리해변으로 향했다. 아직 피서철이 아니다 보니 해변은 한적하다. 해는 졌지만 하늘엔 붉은 기운이 남았다. 해변을 따라 걸어본다. 혼자라서 조금 어색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변을 걷는 기분은 상쾌하다.

버스커버스커가 노래한 여수밤바다 무대인 만성리해변
 버스커버스커가 노래한 여수밤바다 무대인 만성리해변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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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가는 만성리 해변. 해변 주변으로 식당들이 있어 싱싱한 회와 꽃게탕을 즐길 수 있다.
 밤이 깊어가는 만성리 해변. 해변 주변으로 식당들이 있어 싱싱한 회와 꽃게탕을 즐길 수 있다.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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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파도소리로 장중한 음악을 연주한다. 작은 철썩거림이 아닌 묵직한 파도는 서서히 해변을 밀어 올린다. 느낌으로 표현하자면 짧은 듯 굵고, 길게 늘어지며 여운을 남긴다. 활처럼 휘어진 모래 해변을 다정하게 걷는 연인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물가에 가면 한 번쯤 해보는 물수제비 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강아지와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즐겁다.

몽돌 위에 쭈그리고 앉았다. 건너편 남해 섬이 뾰족뾰족한 산너울을 보여준다. 대양을 향해 항해를 준비하는 배들은 하나둘 불이 켜진다. 밀려오는 파도소리와 어울린 이 바다. 너무 아름답다. 맥주 한잔 마시며 오래있고 싶은데…. 전화라도 할까?

해양공원은 '젊음의 밤바다'... 밤낚시도 좋아

만성리해변이 연인들의 다정한 밤바다라면, 젊음이 넘치는 화려한 밤바다도 있다. 여수는 항구다. 항구 주변으로 세월의 흔적들이 흐른다. 이 흔적들과 어울린 아름다운 해양공원이 있다. 물론 아주 오래전부터 공원이 있었던 건 아니다.

10여 년 전부터 항구를 관리하는 항만청에서 항구기능이 쇠퇴한 지역을 공원으로 조성해 오고 있다. 해안을 따라 공원으로 정비하고 공연장도 만들어서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 예전에 항구였던 해양공원은 적당한 조명과 광장이 있어 시원한 여름 밤바다를 즐기기에 너무나 좋다. 밤낚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낚시대 하나 챙겨오는 건 필수.

이순신광장 주변에 있는 좌수영음식문화거리
 이순신광장 주변에 있는 좌수영음식문화거리
ⓒ 전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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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시장도 즐길 수 있는 여수밤거리
 풍물시장도 즐길 수 있는 여수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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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 해양공원에는 여수밤바다와 어울리는 식당골목이 있다. 전라좌수영 수군이 주둔하던 곳에 이순신광장을 만들고 왼편으로 좌수영음식문화거리가 펼쳐진다. 음식 맛에 가장 까다로운 사람들이 뱃사람들이다. 뱃사람들 입맛에 오랫동안 맞춰온 다양한 식당들은 아귀탕, 세미탕, 장어탕 등 탕종류와 서대회, 생선구이 등 술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식들도 판다.

저녁을 먹고 서서히 해변을 걸어가면 아름다운 여수밤바다가 펼쳐진다. 돌산대교 조명이 화려하게 변신을 한다. 빨간색, 파란색, 무지개색으로 변해가는 다리모습이 까만 바다와 어울려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준다.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장검을 형상화하고, 명랑해전에서 12척의 배를 상징한다는 조형물도 만난다.

해양공원은 군데군데 모여서 젊음을 즐길 수 있다.
 해양공원은 군데군데 모여서 젊음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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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길거리 공연도 볼 수 있다. 여수밤바다와 어우러진 음악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최고의 감동을 선물한다.
 가끔 길거리 공연도 볼 수 있다. 여수밤바다와 어우러진 음악은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최고의 감동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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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공원 밤거리에선 젊은 청춘들이 가벼운 술자리를 벌인다. 젊음이 좋다. 무슨 사연이 그리 많은지….  벤치에 앉아 통닭에 맥주를 마시는 풍경도 좋다. 여기저기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연인들 풍경도 아름답다.

해양공원을 걷다가 운이 좋으면 길거리 공연을 볼 수 있다. 밤거리에 어울리는 공연이 무얼까? 우연히 만난 색소폰 공연. 굵직하게 울리는 흐느적거림. 밤거리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색소폰에서는 <마이웨이>가 흐르고, 애잔한 <애모>가 연이어 흐른다.

바다 위에서 배로 즐기는 여수밤바다

여수밤바다를 더 깊이 들어가 보자. 배로 즐기는 밤바다는 어떨까? 여수세계박람회 기간에는 밤에도 유람선이 뜬다. 배를 타려면 오동도로 들어가야 한다. 배타기가 조금 불편하다. 버스를 타고 오동도까지 가서 1㎞ 정도 되는 방파제를 걸어가는 게 힘들기는 하지만 한 번 타볼 만하다.

오동도 안에는 알록달록한 조명을 밝힌 거북선 모양의 배가 기다린다. 배는 매일 오후 8시 반에 오동도를 출발하여 돌산대교까지 돌아갔다 온다. 요금은 1만5000원이다. 배는 1시간 정도 여수 밤바다를 떠다니다 돌아온다.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이 있는 여수 야경. 배에서 보면 더욱 아름답다.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이 있는 여수 야경. 배에서 보면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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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바라본 거북선대교. 배에서 즐기는 여수밤바다 나름 매력있다.
 배에서 바라본 거북선대교. 배에서 즐기는 여수밤바다 나름 매력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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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서 보는 여수밤바다는 또 다른 매력이다. 박람회장 빅오쇼와 유명가수들의 공연을 바다에서 볼 수도 있다. 밤바다를 밝히는 오동도 등대도 만난다. 불빛에 산란하는 검은바다를 떠다니는 기분이 색다르다.

배안에서 <여수밤바다> 노래가 흘러나온다. 산자락으로 파고드는 달동네 어스름한 불빛도 가슴으로 파고든다. 배로 즐기는 밤바다의 절정은 여수와 돌산도를 있는 거북선대교 아래를 지나갈 때다. 연인들이라면 뱃머리 난간에서 손을 맞잡고 소원을 빌어보자. 배는 돌산대교 아래를 지나 다시 돌아간다. 노래는 계속 흘러나온다.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태그:#여수밤바다, #여수 야경, #거북선, #만성리 해변, #해양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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