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낸 세금으로 군청을 짓고, 또 우리가 낸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여주군 공무원들의 의식이 이 정도 밖에 안되냐, 여주군 행정에 반대 의견을 내는 주민은 여주군민이 아니냐, 도대체 여주군 공무원들은 누구를 위해 일하냐!"

이 말은 지난 5일 여주군 초·중·고 학부모연대(이하 학부모연대)가 출범식 겸 여주시 추진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기 위해 여주군청 3층 브리핑룸(기자실)을 방문했다가, 여주군으로부터 원천봉쇄를 당하면서 여주군 공무원에게 쏟아 낸 볼멘소리다.

사건의 발단은 여주군내 15개 초·중·고등학교 학부모 33인이 여주군학부모연대 출범 및 여주시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 위해, 3일과 4일 양일간 유선상으로 여주교육지원청에 회의실 사용을 요청했으나 불허 통보를 받은 것이다.

이에 학부모연대는 장소를 여주군청 3층 브리핑룸으로 변경해 5일 오전 10시 출범식 겸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으나, 여주군이 브리핑룸 출입문을 잠그고 사용을 원천봉쇄 하면서 출범식에 참석했던 학부모와 공무원들 간 고성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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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군청 3층 브리핑룸 앞에서 사용 문제를 놓고 여주군 공무원과 학부모연대 측 회원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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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주군 공무원들이 브리핑룸을 굳게 잠그고 학부모연대의 출입을 원천봉쇄하면서 학부모연대 측과 공무원 간 실랑이가 10여 분간 벌어졌고, 학부모연대는 브리핑룸 앞 여주군공무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출범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여주군 공무원들은 학부모연대의 여주군공무원노동조합 사무실 사용을 막으며 "누가 노조 사무실을 사용하라고 했냐"며 사용을 방해하려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은 예정대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공무원들이 회견장에 들어와 사진을 찍고 상황을 메모하다 학부모연대 측이 나가 달라고 요구하면서 쫒겨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날 여주군이 브리핑룸을 원천봉쇄 한 것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은 "왜 무슨말을 하는지 들어봐야 하는 것인데, 무조건 막는 것은 옳지 않다"며 "오히려 빌미만 제공한 꼴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브리핑룸 원천봉쇄를 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주군 공무원은 "여주군정에 반대 의견을 내는 단체가 아니냐"라며 구체적인 해명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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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주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이용되던 여주군청 브리핑룸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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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학부모연대 관계자는 "여주시 추진을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절차와 시기가 부적절 해 의견을 내는 것"이라며 "지난번 여주군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61%가 시 추진을 찬성하고, 31%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왜 반대 의견을 내는 주민들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졸속으로 추진하려 하는지 속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선거에서 여주군수는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들어 군정에 반영하겠다고 한 말은 거짓말임이 이번 기회를 통해 톡톡히 드러난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해 여주군수는 각성하고 군민 앞에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초 학부모연대 측이 여주교육지원청 회의실을 사용하려 했다가 불허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해 여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학부모들에게 회의실을 임대한 사례가 없었고, 교육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며 특히 지역현안과 맞물려 있어 회의를 통해 불허 통보를 결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여주군청 3층에 마련된 브리핑룸은 여주군이 여주군청을 출입하는 기자들에게 주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마련한 공간으로, 그동안 상시 개방되어 많은 기자들이 상시 사용하는 곳이다. 또한, 주민들 역시 브리핑룸을 방문해 각종 행사와 미담, 불편, 고통 등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