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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파업 참여와 무단결근, 대기발령 불응 등의 이유로 PD수첩의 최승호 PD와 전 노조위원장 출신의 박성제 기자가 해고된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남문 앞에서 최승호 PD(가운데)와 MBC 노조원들이 공영방송의 정상화와 김재철 사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사옥을 향해 함성을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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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해고 학살자, 김재철을 구속하라."
"살인마 김재철, 국민이 단죄한다."

해고자 2명, 정직 6개월 3명, 정직 3개월 3명, 정직 1개월 3명. 사측이 파업 중인 조합원들에게 또 한 번의 대규모 징계를 강행한 다음날인 21일, 여의도 MBC 남문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살벌한' 구호가 들렸다. 전날(20일) 징계로,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해고자는 8명, 징계자는 117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집회에는 300여 명의 조합원들이 뙤약볕 아래 모였다. 이미 해고를 당한 바 있는 정영하 위원장의 표정은 결연했다. 정 위원장은 "MBC에서 가장 무능력하고 더러운 자가, 선후배 동료들에게 가장 신망 받는 이들에게 칼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징계, 해고 이유도 모른다"고 탄식했다. 정 위원장은 "저들이 던진 칼을 어제 12명의 동료들이 몸으로 받아냈다, 가슴이 아프다"면서 "당신들이 던진 칼, 우리 몸을 찢고서라도 다시 뽑아서 당신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철 사장 보면서 중동 민주화 사태 떠올린다"

 MBC 파업 참여와 무단결근, 대기발령 불응 등의 이유로 PD수첩의 최승호 PD와 전 노조위원장 출신의 박성제 기자가 해고된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남문 앞에서 열린 김재철 사장 규탄 집회에 박성제 기자가 참석해 발언자의 말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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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해고 통보를 받은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최 PD는 담담했다. "파업 와중에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사측이 저를 과대평가해서 해고시켰다"고 말문을 연 최 PD는 "해고당한 것만으로도 이 정의의 싸움에 기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최 PD는 "김재철 사장은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 마지막 일말의 이성도 남아있지 않다"면서 "오로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국민의 자산인 공영방송을 완전히 망가뜨리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의 승리가 머지않았다"면서 "우리가 승리하면, 범죄자와 그 부역자들이 행한 일들이 원천무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제 기자는 유머를 잃지 않았다. 박 기자는 "최승호라는 '거목'과 함께 해고를 당해서 어제 검색어 순위에도 올라갔다"면서 "검색어 순위에서 비스트와 박근혜도 이겼다"고 웃어보였다. 박 기자는 "김재철 사장을 보면서 지난해 중동 민주화 사태를 떠올린다"면서 "반드시 최후가 온다, 김재철 체제, 이제 며칠, 몇 주 안 남았다"고 말했다.

2년 전 해고된 이근행 PD "어젯밤, 잠이 안 왔다"

 MBC 파업 참여와 무단결근, 대기발령 불응 등의 이유로 PD수첩의 최승호 PD와 전 노조위원장 출신의 박성제 기자가 해고된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남문 앞에서 MBC 노조원들이 김재철 사장을 규탄하며 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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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조의 여왕>을 연출한 김민식 노조 부위원장(사진 맨 오른쪽)도 파업에 참여한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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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직 6개월'을 받은 김민식 PD, 전흥식 촬영감독, 이중각 PD가 차례로 마이크를 잡았다. 노조 부위원장인 김민식 PD는 옆에 있는 두 조합원을 가리키며 "진짜 억울합니다, 아니 제가 그동안 한 게 얼만데, 이런 핏덩이들과 같이... 저를 욕보인다"라고 말해 조합원들을 웃게 했다.

김 PD는 "어제 해고 통보를 받은 선배들을 보면서 김재철 사장의 목적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PD는 "김재철 사장 들어오고 나서 4명의 전·현직 노조위원장이 해고됐다"면서 "김재철 사장은 MBC 노조를 작살내라는 밀명을 받고 투입된 자객"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해고된 8명 가운데 전·현직 노조위원장은 이근행·정영하·최승호·박성제. 4명. 이날 집회에는 김재철 사장 취임 반대 투쟁 과정에서 해고된 이근행 PD도 참석했다. 이 PD는 "어떠한 노사분규 현장에서도 노조위원장 4명을 해고한 경우는 없었다"면서 "이는 상당히 상징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저도 2년 전 39일 파업 이후 해고됐을 때 잠이 안 오더라, 어제도 잠이 안 왔다"고 착잡한 심경을 전한 이 PD는 "힘내자, 끝이 얼마 안 남았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남문 앞에서 열린 김재철 사장 규탄 집회에서 MBC 노조원이 한 시민으로부터 MBC 파업을 격려하며 가져온 드링크를 나눠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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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재철, #최승호, #박성제, #MBC 노조, #MBC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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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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