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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우리 간식 문화에 변화가 있다면 이른바 서양식 길거리 음식이 보편화 됐다는 점이다. 그중 와플(waffle)은 그 모양과 맛이 주는 독특함이 매력적이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아하는 간식 메뉴다.

이미 1990년 초반부터 시장 등지에는 딸기잼을 발라 반으로 접어주던 와플이 존재했지만 보다 고급 재료와 맛으로 2012년에 다가온 와플. 알고 보면 역사가 매우 깊은 음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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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플과 커피 .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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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자들은 적어도 12세기 무렵에는 와플이 유럽에서 활성화됐으리라 추정한다. 영국을 정복한 프랑스 노르망디 민족이 와플을 만드는 도구인 '와퍼'를 전해 줬다는 기록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만드는 기구에서 음식명이 생긴 와플은 격자무늬 때문에 더욱 독특한 음식이다. 열전달을 빠르게 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만들어주는 이 무늬는 와플의 특징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더구나 와플 위에 버터나 잼 등을 올렸을 때 흐르지 않고 고정시키는 역할도 격자무늬가 담당한다.

와플과 비슷한 것으로서 웨이퍼(wafer)가 있다. 우리가 흔히 일본식 발음으로 '웨하스'라고 부르는 이 과자는 바삭함을 특징으로 한다. 초기에 와플과 웨이퍼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네덜란드와 벨기에 사람들이 와플 굽는 기계의 홈을 더욱 깊게 파고 팬의 깊이를 두툼하게 만들면서 웨이퍼와 와플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변모했다. 와플은 빵처럼 폭신하고 든든한 간식으로, 웨이퍼는 바삭한 과자 '웨하스'로 오늘날에 이른 것이다.

와플은 나라마다 모양과 맛이 다르다. 원지역인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선 와플 반죽에 이스트를 넣기 때문에 쫄깃하고 바삭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식은 베이킹 소다를 써서 팽창시키기에 촉촉하고 부드럽다. 약간 묵직한 맛이 특징이고 버터나 시럽을 듬뿍 얹어서 먹는 미국식은 우리가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만나는 대다수 와플이라 보면 된다.

와플은 유럽에서 태어났는데 어떤 경로로 미국으로 건너간 걸까? 그건 바로 청교도들에 의해서다. 영국에서 종교 탄압을 피해 범선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 뉴잉글랜드로 이주한 이들 청교도들은 미국에 도착하기 전에 네덜란드에 잠시 머물렀는데, 이때 맛본 와플의 맛을 잊지 못해 와플 굽는 기구를 배에 싣고 미국에 도착해서 와플을 만들어 먹었다. 이후로 미국식 와플이 만들어졌다.

이제 와플은 브런치 메뉴로 빠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쌀을 주재료로 만든 이른바 '웰빙와플'도 등장하고 있다. 색다른 식문화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간단한 한 끼 식사라는 편리를 장점으로 지금 우리 사회에도 와플이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태그:#와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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