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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지도부가 '안철수 영입론'을 놓고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이해찬 대표는 선 민주당 후보 경선, 후 외부와 단일화라는 '2단계 경선론'을 제시했지만 당내 반발이 나왔다. 당 지도부 내에서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경선에 참여시키는 '원샷 경선론'이 대두되고 있다.

 

김한길 최고위원과 대선후보경선준비기획단장을 맡은 추미애 최고위원은 공개적으로 '2단계 경선론'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한길·추미애, 이해찬의 '2단계 경선론'에 제동

 

김한길 최고위원은 15일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대선후보경선준비기획단의 논의가 세상에 알려진 일부 구상을 공식화하는 절차에 지나지 않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가 문재인·손학규·정세균·정동영 상임고문을 만난 자리에서 밝힌 9월 당내 경선 실시하고 11월에 야권 단일후보를 뽑는 '2단계 경선론'에 대해 사실상 반대 뜻을 밝힌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기획단에서는 경선 참여의 범위와 시기, 방식을 신속하고 치밀하게 논의해야 한다"며 "공정성 확보는 가장 기본 조건에 불과하다, 대선 승리를 위한 역동성과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비기획단장을 맡은 추미애 최고위원도 야권의 모든 후보가 참여해 역동성 있는 '원샷 경선'을 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추 최고위원은 14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 10.26 서울시장선거 때처럼 박원순 방식을 답습한다면 과연 민주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동의를 받을 수 있겠나"라며 "완전국민경선의 공정성을 담보해 안철수 원장 뿐 아니라 그 누구라도 민주당의 가치에 동의한다면 다 들어와 겁없이 도전할 수 있게 해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추 최고위원은 "안철수 원장까지 민주당이 영입해 국민참여경선을 치른다면 그야말로 대박 칠 수 있다, 안 원장이 민주당에 들어와 경선 판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발 물러선 이해찬... "안철수측, 내부적 논의 성숙된 상태 아니야"

 

당내 반발이 생기자 이해찬 대표는 일단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단계 경선론'과 관련해 "그렇게 하겠다는 게 아니고 아무리 늦어도 11월 초에는 대선 후보를 확정해야 하니 대선 일정 상 미리 설정해 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원샷 경선 가능성을 닫아놓은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안철수 원장을 경선에 참여시킬 수 있으면)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그것만 목표로 하다가 잘 안되면 우리당 경선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며 "안 원장 쪽 의사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그쪽 의사를 타진해 가면서 방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안철수 영입론'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대선 출마에 대한 안 원장의 모호한 태도 탓이 크다. 이 대표는 "안 원장 쪽과 몇개 채널을 가지고 이야기해 봤는데 아직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태도 결정이 안 돼있더라"며 "아직 (경선 규칙이나 참여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내부 논의가 성숙돼 있는 상태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본인 입장이 없는데 출마할거냐, 안 할거냐는 이야기를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며 "안 원장 쪽의 친한 분에게 이야기를 해봤는데 (단일화와 관련해)누가 창구가 돼야한다든지 그런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민주당,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규칙의 전쟁' 돌입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 원장을 뺀 민주당 내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상임고문은 이날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찬 대표는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에 바로 참여하는 게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서 2단계를 말씀했을 것이고 다른 분들은 가능하다면 같이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으로 의견이 다른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하겠다는 의사 표명을 하면 자연스럽게 협의가 이뤄지고 적절한 방법이 찾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14일 기자들과 만나 안 원장의 경선 참여 가능성에 대해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면 내가 안철수라면 들어가겠느냐"며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한테 강요할 수는 없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 방식을 둘러싼 대치 전선이 가팔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선 일정상 경선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물론 각 대선 후보 간에도 '경선 규칙'을 둘러싼 치열한 신경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 방식에 대한) 논의를 가능한 빨리하겠다는 것이 최고위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라며 "대선경선준비기획단에서 마련한 초안을 오늘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열람했고 다음 주부터 더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이해찬, #민주당, #김한길, #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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