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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학벌없는사회 광주시민모임 등 지역 두 단체가 조선대 시립대 전환운동을 시작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7일 학벌없는사회 광주시민모임 등 지역 두 단체가 조선대 시립대 전환운동을 시작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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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후 최초 민립대학인 조선대학교를 '시립대'로 전환하자는 시민운동이 시작됐다. 이른바 '주인 없는 대학'이라 불리며 갖은 파행을 겪는 조선대를 애초 설립취지에 맞게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본부 관계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어서 '조선대 시립대 전환 운동'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7일 오전 '학벌없는사회 광주시민모임'과 '조선대학교 시립대 전환을 위한 시민포럼'은 조선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이 만든 민립대학, 이제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자"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조선대는 한국 최초 민립대학이며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공동체 교육기관이었으나 이미 오래 전에 그 설립정신을 잃고 독재와 영합한 자들의 사유물로 전락해왔다"고 꼬집었다. 해방 직후 7만2000 호남 민중들이 설립주체로 참여한 민립대학이었지만 '고 박철웅 일가'에 의해 조선대가 사유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두 단체는 "조선대는 대학설립에 참여한 7만2000 시·도민들의 순수한 열정과 독재를 등에 업고 전횡을 일삼던 박 전 총장 일가의 엄혹한 탄압에 저항하여 1.8항쟁을 이끌었던 학생·교직원·시민의 자기희생이 깃든 곳"이라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분들의 정신을 되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과 대학의 참다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조선대 시립대 전환운동의 시작 필요성을 제기했다.

앞으로 이들 단체는 ▲ 조선대 시립대 전환을 위한 서명운동 ▲ 릴레이 강좌 ▲ 조선대 구성원 대상 여론조사 ▲ 조선대 총학생회 후보, 총장 후보 등과의 정책협약식 ▲ 조선대 시립대 전환 시민포럼의 확대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조선대 시립대 논의가 내부 구성원이 아닌 외부 시민사회에서 제기됐다는 것은 조선대엔 큰 수치다. 1988년 1.8항쟁 이후 관선이사가 파견됐지만 조선대를 재탈환하려는 구 재단 측의 시도에 맞서 학내 구성원들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학원자주화 투쟁을 펼쳐야 했다. 2009년 12월에 그토록 바라던 정이사체제가 출범했지만 구 재단 측 인사들도 함께 이사회에 참여함으로써 빛을 잃었다.

특히 조선대는 총장 선거를 둘러싸고 전직 총장이 선거에 개입하고, 이사회는 차점자를 총장으로 지목하는 등 파행을 겪으며 '동네 웃음거리'를 자처했다. 한국 대학 최초로 '대학자치운영협의회'라는 자율운영기구를 만들었지만 그 힘을 잃은 지 오래고, 구성원 간에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고소 고발이 난무해 세간에선 '주인 없는 대학의 실체'라는 비난이 거셌다.

조선대 시립대 전환 운동을 시작한 두 단체가 지역 시민사회 전체의 의견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조선대의 현실이 시민들의 자랑이 아닌 골칫덩어리가 된 지 이미 오래란 점에서 조선대 변화 요구가 드세질 전망이다. 조선대가 어느 특정인이 세운 대학이 아닌 7만2000 호남민중이 세운 대학이기 때문이다.

한편 조선대 시립대 전화운동과 관련 조선대 관계자는 "공립화라면 모를까 시립대학으로 전환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의 재정상태도 열악한데 가난한 시보다는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하는 게 민립대학 취지에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학내 구성원들도 가만히 있는데 왜 외부세력들이 왈가왈부하는지 모르겠다"며 "자율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조선대를 흔드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태그:#조선대, #시립대, #반값등록금, #총장 선거, #사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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