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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홀에서 경제5단체 주최로 열린 제19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에서 참석자들이 축하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왼쪽부터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한덕수 무역협회회장,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홀에서 경제5단체 주최로 열린 제19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에서 참석자들이 축하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왼쪽부터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한덕수 무역협회회장,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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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들이 과연 국격에 맞게 행복하냐는 질문을 많이 던지고 있다. 헌법에서 말하는 골고루 잘 살고 행복을 추구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앞에서 여러 회장님이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얘기하셨다. 과연 경제계에서, 대기업에서 얼마나 이를 노력했는지 반성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4.11 총선에서 경제민주화를 앞세웠던 여·야가 19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 첫 날, 재계와 '불편한 만남'을 가졌다. 여·야 대표는 경제계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연 '제19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 자리였다.

이날 자리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심재철 최고위원,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정세균 상임고문, 원혜영·김진표·김영환 의원 등 100여 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경제계 "기업이 안심하고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의정 펼쳐지길"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홀에서 경제5단체 주최로 열린 제19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에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 왼쪽부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홀에서 경제5단체 주최로 열린 제19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에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 왼쪽부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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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가 국회의원 임기 첫날 이 같은 '상견례' 자리를 마련한 까닭은 분명 '당선 축하' 외 다른 데 있었다. 여·야 모두 19대 국회의 목표로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면서 경제계의 입지가 위축될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었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 대기업의 중소기업 사업영역 진출 제한 강화 ▲ 집단소송제 확대 등 공정거래 확립 등의 공약을 4.11 총선에 내세웠고 민주통합당은 ▲ 출자총액제한제 도입 ▲ 지주회사요건 강화 ▲ 금산분리 강화 등 재벌의 경제력 집중 완화를 위한 공약들을 내놨다.

이 같은 우려는 경제계의 이날 리셉션 환영사와 건배사에서 상당부분 드러났다. 대다수가 여·야가 제시한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환영사에서 "요즘 국내외 경제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국가의 존망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면서 "부디 국회가 우리 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경제계도 투자 확대 및 일자리 창출,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 등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며 "국회에서도 경제와 관련된 법과 제도를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정비해주신다면 경제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데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도 "앞으로 4년 동안 국회가 민의를 충분히 헤아리고 수렴해 우리나라를 바른 길로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면서 "기업이 안심하고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훌륭한 의정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희범 경총회장은 건배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짧은 시간 내 세계경제 10위권에 진입한 건 기업가 정신 때문"이라며 "(국회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입법활동을 해달라, 기업인들도 동반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톤'이 달랐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셨다, 감사하다"며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 과정에서 절차와 과정의 공정성이 취약해지고 양극화와 사회갈등이 심해진 건 사실"이라고 짚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 등 3불 문제를 해결해달라"며 "이것이 경제민주화의 실현이라 생각한다"고 요구했다.

경제계의 볼멘소리에 쓴소리로 답한 정치권... "이제 대기업 반성할 때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홀에서 경제5단체 주최로 열린 제19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홀에서 경제5단체 주최로 열린 제19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에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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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요구에 대해 여·야 대표들은 역으로 '경제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소상공인·서민과 상생의 경제를 이룩해야 이 나라가 제대로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 등 모든 문제에 대해 경제계의 적극적인 희생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에서 여러 회장님이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얘기하셨는데 과연 경제계에서, 대기업에서 얼마나 이를 (극복하려) 노력했는지 반성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은 앞으로 경제민주화·보편적 복지·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협력하자"고 덧붙였다.

황우여 대표도 한국의 '20-50 클럽(1인당 소득 2만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 강국)' 진입을 거론하며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이 과연 국격에 맞게 행복하냐는 질문이 요새 던져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 국격에 맞게 행복한 국민이 될 수 있게 뜻을 모으고 매진해야 할 시기"라며 "헌법에서 말하는 골고루 잘 살고 행복을 추구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셉션에 참석한 다른 정치인들의 주문도 다를 바 없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금 세계적으로 경제가 불안한데 기업들이 좀 더 열심히 잘해줬으면 좋겠다"면서도 "일자리를 만드는데 좀 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주시길 바란다, 공정한 경제와 공정한 경쟁체제를 만드는데도 협조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기 첫날부터 부적절한 만남? 경제민주화 위해선 재계 협조도 필요"

'경제민주화'를 내건 여·야 의원들이 19대 국회 임기 첫날, 경제계의 축하리셉션에 참석하는 게 부적절하단 지적에 대해선 대다수 "오해할 필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임기 첫날 재계와의 만남이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경제민주화를 위해선 경제계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이런 자리를 통해서 기업들도 '경제민주화'가 기업 헐뜯기란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4.11 총선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의 공약소통본부장을 맡았던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도 "재계를 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서로 협조해야 일이 풀린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경제5단체가 이례적으로 임기 첫날 리셉션 자리를 마련한 건 여·야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 긴장한 탓이라 본다"며 "여·야 의원들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관계없지만 국민들에게 했던 약속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그:#경제민주화, #경제5단체, #민주통합당,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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