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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는 기온입니다. 기온에는 전통적인 볼거리와 가모가와 강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는 기온입니다. 기온에는 전통적인 볼거리와 가모가와 강이 있기 때문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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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일요일 교토 중심가 기온(祗園)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의 명동이 유명하고, 도쿄의 긴자가 유명한 것처럼 교토에서는 기온이 유명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구경을 오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벚꽃이 필 무렵 기온 뒷길에서 자동차가 질주하여 열 명 이상이 죽거나 다치기도 했습니다.

  시조 다리에서 내려다 본 강 아래 하루 쪽 풍경입니다.
 시조 다리에서 내려다 본 강 아래 하루 쪽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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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기온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기온에는 가모가와(鴨川) 강이 있습니다. 가모가와 강은 교토 북쪽에서 남쪽으로 흘러가는 강입니다. 그 한 중심에 기온이 있습니다. 지금은 강 양쪽으로 둑이 있어서 강이 그렇게 넓지 않습니다.

  가모가와 강가에서 추던 이즈모 오쿠니의 동상입니다. 사람들은 일본 가부키가 이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가모가와 강가에서 추던 이즈모 오쿠니의 동상입니다. 사람들은 일본 가부키가 이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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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가모가와 강가에서 장이 서고 사람이 모이면 춤꿈들이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 그 강가에서 추던 춤이 가부키 원조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때 강가에서 춤을 추던 이즈모(出雲)의 오쿠니(阿國) 사람의 동상을 세워놓았습니다. 지금은 가모가와 강가에 가부키 공연장을 지어놓고 그 자리에서 가부키를 즐기고 있습니다.

  가모가와 강가에 자리 잡은 가부키 공연장입니다.
 가모가와 강가에 자리 잡은 가부키 공연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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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젊은이들이 가모가와 강가에 모여 나와 강가에 앉아서 젊음을 속삭입니다. 누가 자리를 지정해주지 않아도 그들이 앉는 간격은 늘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유가 있는 사람은 강둑에 자리 잡은 술집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거나 먹거리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가모가와 강이 자연의 강이라면 다카세가와 강은 사람이 판 운하입니다. 가모가와 강 옆에 운하를 만들어 물자를 운반하거나 사람들이 노는 곳으로 300 년간 이용했다고 합니다.
 가모가와 강이 자연의 강이라면 다카세가와 강은 사람이 판 운하입니다. 가모가와 강 옆에 운하를 만들어 물자를 운반하거나 사람들이 노는 곳으로 300 년간 이용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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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기온에는 가모가와 강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모가와 강이 자연의 강이라면 사람들은 자신의 손으로 강을 만들어서 물자를 운반하거나 즐기기도 했습니다. 그 강은 다카세가와(高瀨川) 강입니다. 이 강은 니조 부근에서 후시미까지 9.7킬로미터로 1920년까지 300 년간 운하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시조 큰 다리에서 내려다 본 가모가와 강 위쪽 상류 쪽 강변 모습입니다.
 시조 큰 다리에서 내려다 본 가모가와 강 위쪽 상류 쪽 강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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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는 동쪽과 서쪽, 북쪽에 산으로 가로막혀 있는 분지로서 겨울이 비교적 따뜻합니다. 따뜻한 곳에서는 예로부터 대나무가 잘 자랍니다. 그리고 5월부터는 죽순이 많이 납니다. 그래서 이때에는 죽순 요리가 인기가 있습니다.

  죽순이 나오기 시작하는 늦봄 시내 이곳저곳에서 막 캐온 죽순을 팔고 있습니다. 이때에는 쌀겨도 같이 끼어줍니다. 보통 25-30 센치미터 길이로 굵기에 따라서 값이 달라집니다. 사진은 중간 크기입니다. 이것보다 굵은 것은 300엔, 가는 것은 200엔입니다.
 죽순이 나오기 시작하는 늦봄 시내 이곳저곳에서 막 캐온 죽순을 팔고 있습니다. 이때에는 쌀겨도 같이 끼어줍니다. 보통 25-30 센치미터 길이로 굵기에 따라서 값이 달라집니다. 사진은 중간 크기입니다. 이것보다 굵은 것은 300엔, 가는 것은 200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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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순 눈이 나오기 시작하면 하루에 키가 30센티미터쯤 자라서 10일 정도면 다 자랍니다. 그리고 점점 굵어지고 가지가 자라고 잎이 펼쳐집니다. 따라서 죽순 속에는 대나무 전체의 기운이 농축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봄철의 대표요리는 대나무 뿌리 즉 죽순요리라고 합니다. 죽순은 아직 땅에 순이 나오기 직전 뿌리를 캐는 것입니다. 이것을 캐서 바로 요리하지 않고 쌀겨와 같이 물속에 넣고 삶은 다음 여러 가지 요리를 합니다. 특히 죽순의 껍질 채 삶아야 하는데 이것은 껍질 속에 죽순의 섬유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성분(亜硫酸塩)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상의 봄은 북반부 온 지역에서 시작되지만 교토의 봄은 가모가와 강가에서 젊은이들의 모습과 봄과 더불어 올라오는 죽순에서 시작됩니다. 봄은 시작되자마자 추위와 더위가 반복되더니 이제 초여름에 성큼 다가가고 있습니다.

  가모가와 강과 다카세가와 강 사이에 있는 폰토초(先斗町)입니다. 강이 정비되어 둑이 생기면서 그 사이에 만들어진 마을이라고 합니다.
 가모가와 강과 다카세가와 강 사이에 있는 폰토초(先斗町)입니다. 강이 정비되어 둑이 생기면서 그 사이에 만들어진 마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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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교토, #기온, #폰토초(先斗町), #이즈모(出雲)의 오쿠니(阿國), #가모가와(鴨川)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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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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