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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적이었던 문화예술에서 보편적 문화예술로의 변천

몇 십년 전만 해도 문화예술을 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시켜 삶의 일부로 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보편적 문화가 아닌 선별적 문화로서 일부계층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 일부계층이란 스스로 문화예술에 목숨을 걸고 천직으로 여기는 예술가들, 또는 문화예술을 소양으로 즐기는 유한계층과 또한 문화예술을 하나의 방법론으로 활용하여 심리치료기법으로 활용하였던 치유대상계층과 관련된 사람들이었다.

중증청각장애인인 나도 세상과 사이좋게 소통하며 살아가는 방법으로서 문화예술인이 되기를 선택했고 천직으로 여기며 살았다. 이전에는 문화예술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다방면에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문화예술을 산에 비유한다면 산을 향해 찾아가야만 접할 수 있었던 것이 문화예술이란 산이 스스로 날개를 펼치고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마음을 살리는 산소를 공급하게 된 것이다. 그 날개는 기자가 표현하자면 바로 문화예술과 교육이 서로 접목한 것을 지칭할 수 있다

그 접목의 결과로 현재 문화예술을 가르치는 사람들과 배우는 사람들이 양적으로 많아졌다. 그리고 충북지역의 모든 주민문화센터는 무료로 문화예술강좌를 운영하고 있고, 지역 대학과 종교단체와 복지관도 실비위주의 저렴한 경비로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제한이 없어져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셈이다.

꿈을 꾸지 못했다가 꿈을 현실로 살아가는 다사리학교학생들
▲ 즐거운 붓사랑시간 꿈을 꾸지 못했다가 꿈을 현실로 살아가는 다사리학교학생들
ⓒ 이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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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문화예술의 공급이 대상계층에 맞추어진 체계적인 커리큘럼인지, 교육참여자들의 표현에 대한 욕구와 성취감을 느끼게 연구되어진 것인지, 그것에 대한 효과는 어떻게 나타났는지에 대한 과정에 대한 사회적인 공유와 평가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문화예술을 결과물로서 공연하고 전시를 하는 그러한 행사에 대한 보도는 자주 나지만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나가고 함께 공유하며 창의성이 생성되어 사람들이 변화되어 가는 것인가에 대한 과정은 미흡하다

개인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문화역량의 강화가 어떻게 현실화되고 있는지 이러한 것들에 대해 체계적인 수렴이 있어야 진정한 사회통합적 기능에 대한 역할수행으로서 문화예술교육의 효과가 인식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과정에 대한 공유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단순한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가 아닌 문화예술교육으로서 하루의 일상과 삶의 자긍심이 달라진 문화예술에 대한 선별적인 수혜계층인 교육생들과 강사 몇 몇을 살펴보자. 여기에서 선별적이란 것은 대상계층이 선별적인 것이 아니라 그 계층에 맞춘 교육커리큘럼의 소통능력과 문화적 자생성, 창의성과 그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지원정책을 말한다.

교육생들과 그 가족 그리고 가르치는 강사들의 삶의 패턴을 달라지게 하는 것은 단순한 문화예술의 효과가 아니다.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는 때때로 빠른 달리기, 또는 마라톤 같은 교육의 다양한 체험과정을 함께 나누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생성되는 삶의 기쁨과 즐거운 소통, 그리고 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효율적인 시너지효과는 배가되고 교육을 받은 사람이 또 다른 교육의 매개로 양성되는 효과도 창출이 된다.

꿈만 같던 꿈의 세상에서 새롭게 '숨'을 쉬어요

성인장애야학교로 출발한 다사리학교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활성화 사업으로 먼저 시행을 했으나 지금은 지역의 평생교육사업과 자원문화예술인 등을 고루 활용하면서 서예, 미술, 무용, 국악, 책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보급하고 있다. 장애야학생들은 장애의 특성으로 정규교육에서 소외되어 야학에서 비문해공부와 검정고시등을 준비하면서 장애인권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렌즈로 열어가는 사진교육장면
▲ 렌즈로 열어가는 사진교육 렌즈로 열어가는 사진교육장면
ⓒ 청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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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리장애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중에 김순임 학생은 '정말 꿈도 꾸지 못했는데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작품도 만들어 주위사람들에게 선물하는게 꿈만 같아요!'라고 말한다.

언어장애와 반신마비의 복합장애를 갖고 있어 문화예술을 눈으로 감상하고 동경만 하면서 30년을 살아왔지만, 자신의 장애특성과 환경적특성에 맞춤한 문화예술교육의 시행이 이루어지면서 문화예술을 감상만 하다가 즐기고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가르치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 한다. 

다사리학교에는 김순임씨 외에도 말도 못하고 팔도 못쓰고 걷지 못하는 이수종씨도 새롭게 '숨'을 쉬고 변화된 삶을 살고 있다. 이수종씨는 그림도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작품을 만들고, 시 쓰기도 배워 시집도 몇 권씩 내고 있다. 다사리학교에서 보람과 열정을 가지며 이들에게 정성을 쏟는 강사도 교직에 평생을 몸바치며 지역문화예술을 활성화하려고 애쓴 작가이다.

다사리학교에서의 미술교육프로그램
▲ 수종씨의 새로운 '숨'만들어가기 다사리학교에서의 미술교육프로그램
ⓒ 다사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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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리에서 새롭게 '숨'을 쉬는 또 다른 사람들은 교육생과 강사 뿐이 아닌 교육생들의 가족들도 있다. 자폐증 또는 지적장애, 시각장애등의 특수장애이지만 엄마와 함께 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통해서 자녀의 장애를 활동보조하는 가족에서 자녀와 함께 한 호흡을 나누며 배우며 소통의 재미와 결과발표도 함께 하면서 문화예술을 통한 삶의 기쁨을 함께 느끼는 가족이 되는 기회도 문화예술교육은 제공하고 있다.

복지예산은 끝없이 반복되고 확대와 소모의 기운을 필요하지만 문화예술교육은 저예산으로 일정한 교육을 실행하고, 그 교육이 주는 새로운 '숨' 만들기와 그 '숨'에서 새롭게 숨 쉬고 창의성을 키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또 다시 새로운 '숨'의 주역으로 발전하여 문화예술의 산소를 생성해내는 차이가 있다.

렌즈로 보는 세상- 편견없는 프레임

청주예총에서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첫 지역사회활성화사업을 공모할 당시부터 '렌즈로 보는 세상' 이란 특화 선별적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교육생들은 거의가 중증지체장애인으로서 야외에서 사진촬영이 어려운 이동권, 사진기를 스스로 구입하기 어려운 경제권, 누군가 보조해주어야만 하는 장애환경적인 여러 가지 제한으로 사진을 배우기가 어려웠다.

그들에게 편견없는 프레임으로 다가선 사진예술교육의 강사들은 현직교사들이었다. 지역사회문화예술교육의 활성화는 서로 이질적인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던 두 계층을 하나로 묶어서 소통하게 하고, 사진으로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숨'을 쉬게 하는 기회의 균등을 이루게 하였다.

학교에서 일반학생을 가르치는 것과 또 다른 가르침은 아름다운 소통과 보람과 자긍심을 주었다
▲ 아름다운 소통 학교에서 일반학생을 가르치는 것과 또 다른 가르침은 아름다운 소통과 보람과 자긍심을 주었다
ⓒ 다사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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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렌즈로 보는 세상을 통해 사진예술에 접근한 중증장애인은 50명이며 전국대회입상과 전시회도 여러 차례 치르며 지역사회의 다양한 삶의 현장을 삶의 기쁨과 긍지를 안고 촬영하고 있다. 그리고 현직교사들은 학교에서 일반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는 또 다른 보람과 열정을 안게 됨으로써 지역사회의 문화예술발전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주역이 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2기 에듀널리스터로 활동중이며 이 기사는 아르떼 웹진에도 송고했습니다



태그:#문화예술교육, #예술과 사람, #인문학중에서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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