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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9일 오전 8시 15분]

새누리당 주변에서는 당 대표를 뽑는 5월 15일 전당대회보다 9일 원내대표 선거가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올 8월쯤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당이 후보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대선이 치러지는 시점의 국회 운영과 정책을 맡게 될 원내대표 역할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당 대표 선거는 황우여 원내대표 '1강 구도' 양상이 뚜렷한 반면, 원내대표 선거는 쇄신파 대표(남경필)-중립 성향 친박(이주영)-친박(이한구) 의원이 맞붙으면서 접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위원장이 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는 박 위원장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누가 원내대표에 적임이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떠올랐다. 후보들도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남경필 "수도권 출신인 내가 대선 승리에 플러스 알파"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기호 1번 남경필 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기호 1번 남경필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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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1번 남경필 의원(5선, 경기 수원병)은 박 위원장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관계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 김기현 의원(3선, 울산 남을)도 비슷하다(새누리당은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선출). 그러나 남 의원은 2004년 '노무현 탄핵'과 '차떼기 사건' 뒤 박근혜 위원장이 당 대표로 나설 때와 지난해 말 박 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남 의원은 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일(9일) 경선 연설에서 누가 원내대표가 돼야 대선 승리에 플러스 알파가 될지, 누가 당내화합에 적임인지, 누가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 맞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4·11총선을 통해 새누리당의 수도권 약세가 확인된 상황에서 수도권 5선인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당선자 전원에게 개별적으로 지지를 요청하는 자필 서한을 보내기도 한 남 의원은 "초선 당선자들에게 기대를 많이 한다"고 말해, 새누리당 소속 150명 당선자 중 과반이 넘는 76명의 초선 당선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한구 "친박이 약점? 친이-친박 의미없고 난 계파 색깔 약해"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기호 2번 이한구 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기호 2번 이한구 의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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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2번인 이한구 의원(4선, 대구 수성갑)은 '박근혜 경제 가정교사'로 불린다. 의원 중에서는 유일하게 박 위원장의 싱크탱크로 꼽히는 국가미래연구원에 가입돼 있기도 하다. 새누리당이 명실상부하게 '박근혜당'이 된 상황에서 지도부까지 친박일색으로 구성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 나오면서 그는 세 후보 중 가장 늦은 지난 6일 출마 선언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꺼낸 '묘수'가 진영 의원(3선, 서울 용산)이었다. 박 위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나 그 뒤 박 위원장 곁을 떠나 친이 쪽에 가까운 행보를 보인 진 의원과 한 조가 되면서 친박-친이를 아우르는 모습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의원은 "'친박'이라는 게 오히려 약점 아니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런 계파가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며 "나도 친이를 못 살게 구는 이미지는 아니고 진 의원도 정파 색깔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나나 진 의원이나 선전에 능한 편이 아니"라면서 "의원들에게 대선 승리 뒷받침에 우리 팀이 가장 적합하고, 정치판 상생구조 형성, 당내 의사결정 민주화에도 우리가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메일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영 "총선정책 만들고 정강 바꾼 내가 대선까지 역할 해야"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기호 3번 이주영 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기호 3번 이주영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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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친박과 쇄신파의 지원 아래 황우여 원내대표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친이 쪽의 '안경률-진영' 조에 이겼던 이주영 의원(4선, 경남 창원마산합포)은 이번에는 유일호 의원(2선, 송파을)과 한 조가 돼 원내대표에 나섰다. 대체적으로 중립 성향이지만 정책위의장 당선 이후에는 범친박으로 분류된다.

정책위의장으로서 당이 MB노믹스 노선에서 벗어나는 데 나름의 역할을 한 그는 '박근혜 비대위'가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골자로 당 정강정책을 바꾸는 과정에도 적극 나섰다. 당내에  특별한 적이 없는 인사로 통하는 그는 4·11총선 당시 고위 당직자로서 선거를 이끌었다는 점이 최대강점이다.

이 의원은 "원내지도부가 대선 승리에 견인차기 돼야 한다는 것이 19대 당선자들의 1차적인 관심사"라며 "총선 정책 마련과 당 정강 변화를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내가 이를 대선까지 연결시키는 최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의 선거결과 예측은 쉽지 않지만 특히 국회의원들이 뽑는 원내대표 선거는 더 그렇다. 투표자 수가 적고, 계파를 떠나 의원들 간의 친소 관계도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른 선거들보다 현장 연설이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도 마찬가지다. 19대 총선과정에서 친이(이명박계) 쪽이 사실상 붕괴되면서 친이 대 친박 구도도 사라져, 계파간 대결양상도 약해졌다.

"의원들이 하는 선거, 예측 못 하겠다"

선거 초기에는 '수도권 역할론'을 내세운 남 의원과 '총선승리'를 내세운 이주영 의원이 앞서가는 형국이었으나, TK(대구경북) 지지를 발판으로 이한구 의원이 속도를 내면서 완전한 3파전 구도가 됐다는 평이 많다.

후보들도 "투표함을 열어 봐야 알겠다"(남경필), "의원들이 하는 선거는 도통 예측을 못 하겠다"(이한구)고 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위원장이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용산구 노인복지관을 찾아 배식봉사를 한 것이 관심을 받고 있다. 용산은 이한구 원내대표 후보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진영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정치적 배경이 있는 방문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자리에는 진 의원도 배석했다. 당에서는 "어버이날을 맞아 서울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몇 곳을 놓고 검토해 왔는데, 용산에는 치매노인도 있고 점심 때 배식봉사도 할 수 있어 선택한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의원들의 판단에 영향은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76명 초선 당선자들의 표심도 주목받고 있다. 다선 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계파 투표' 성격이 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 후보측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조직의 '손'을 안 탄 후보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태그:#새누리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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