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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학위를 따 이를 출세 수단으로 이용하고, 지역구 주민들을 속여 국회의원 배지를 얻은 국회의원은, 민주적인 선거에 의해 당선되었다고 해도 주민들을 대리하는 대표자로서 신임할 수 없으며, 그들이 정직하게 정치를 하리라 기대 할 수 없습니다."

26일 낮 12시 국민대에서 열린 '문대성·염동열 두 당선자의 국회의원직 사퇴 요구 기자 회견'에 참여한 한 학생의 말이다. 이날 모인 국민대 강사와 학생들은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 했거나,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부산 사하갑)·염동열(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두 국회의원 당선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부실 학위 수여 책임이 있는 국민대 측에도 빠른 진상조사 함께 관련자 징계를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국민대 분회'와 국민대학교 학생동아리 '세상바로보기', '대학생다함께' 국민대 모임 소속의 강사와 학생 등 10여 명이 참가했다.

26일 낮 12시 국민대에서는 '문대성, 염동열 국회의원 당선자 사퇴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회견에서 양 당선자는 즉각 사퇴 할 것과 국민대는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 문대성, 염동열 당선자 사퇴 촉구하는 국민대 강사와 학생들 26일 낮 12시 국민대에서는 '문대성, 염동열 국회의원 당선자 사퇴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회견에서 양 당선자는 즉각 사퇴 할 것과 국민대는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 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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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기본 규칙을 어긴 것"

기자 회견문을 읽기 전 참가자들은 돌아가며 한 명씩 발언했다. 첫번째로 발언한 권혁민(국문과 11학번) 학생은 "애초에 문대성이 논문을 표절 했더라도, 국민대가 제대로 심사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논문 심사 책임이 있는 국민대를 비판했다. 이어 총선 전에 이미 표절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문대성 당선자를 공천한 새누리당을 "정권유지를 위해 어떤 후보든 공천하는 정당"이라며 비난했다.

이어 황효일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국민대 분회장이 발언했다. 황 분회장은 "대학에 가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석사 박사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노력하고 자기성취에 이룬 자만이 박사학위와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며 "이것은 대학과 사회를 지탱하는 바탕규칙이다. 이것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진다. 길을 건널 때 파란불이면 건너고, 빨간불이면 멈춰 서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황 분회장은 이런 사태가 벌어진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가 너무나 깊은 도덕 불감증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중앙동아리 '세상바로보기'의 김샘(교육학 10학번)학생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일부 학우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부끄러움을 굳이 드러낼 필요가 있냐"는 지적을 했다면서, "오늘 이 자리는 국민대 안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일어나고 또 자정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6일 낮 12시 국민대에서는 '문대성, 염동열 국회의원 당선자 사퇴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회견에서 양 당선자는 즉각 사퇴 할 것과 국민대는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 문대성, 염동열 사퇴 촉구 기자회견 하는 국민대생 26일 낮 12시 국민대에서는 '문대성, 염동열 국회의원 당선자 사퇴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회견에서 양 당선자는 즉각 사퇴 할 것과 국민대는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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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한 남학생은 "국민대의 명예는 국회의원 한명 당선 시킨다고 높아지지 않는다"며 국민대는 이번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통해 떨어진 명예를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학생들은 '학교당국은 반성하고 책임자를 징계하라', '박사학위논문 표절하는 문대성과 염동열은 사퇴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어 참가자들은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그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문씨와 염씨가 (학교의) 명예를 더럽힌 것이 안타깝다"며 "기본 자질이 없는 유명 인사를 데려와 학교를 홍보하고자 하는 근시안적 자세를 (가진) 국민대학교 당국은 깊이 반성 하라"고 말했다.

그들은 또 "문대성에게 박사학위를 준 경위를 밝히고 관련자는 책임을 지라"며 "논란이 되고 있는 염동열의 박사 학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계속해서 "최근 몇 년간 수여한 모든 박사학위에 대한 표절여부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문대성·염동열 당선자에게는 "국민께 사죄하는 겸허한 마음으로 국회의원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장 주위를 지나던 학생들은 잠시 걸음을 멈춰 이들의 발언을 경청했다. 이들의 발언을 유심히 지켜보던 이예슬(경영정보 11학번) 학생은 "(표절)뉴스가 나올 때마다 부모님이 (나에게) 얘기 한다"며 "학생의 입장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진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문대성 당선자는 지난 20일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가 예비조사에서 표절 결론을 내린 직후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국민대 측은 염동열 당선자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국민대 측에 염 당선자의 표절의혹에 대한 대응계획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연락을 시도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태그:#국민대, #문대성, #염동열, #기자회견, #논문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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