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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공연 포스터
▲ 레이디 가가 내한 공연 포스터
ⓒ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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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잠실종합경기장에서 열릴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공연을 반대하는 '페이스북 그룹'을 두고서 말이 많다. 그들의 도가 너무 지나쳤다는 견해 때문이다. 더욱이 그들의 행위를 개신교 전체의 뜻인 것 마냥 싸잡아 비판하는 이들도 많다. 감정이 더욱 격해지고, 교회의 설 자리는 더 비좁아질 수 있다.

기독교와 관련된 몇몇 단체들이 그녀의 공연을 반대하는 이유가 뭘까? 그녀의 콘서트에서 노골적인 성행위, 자살퍼포먼스, 사탄 숭배, 동성애 지지 등을 종종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그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시각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뜻에서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 메일로 보내준 그녀의 공연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머리에 칼 같은 것을 꼽고 공연을 하는 장면을 비롯해 동성애를 지지하는 모습, 자신의 심장에서 피가 나와서 제물로 바쳐지는 장면, 몸에 고기를 두르고 나온 행위 등 여러 퍼포먼스가 담겨 있었다. 물론,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그런 퍼포먼스를 편집적으로 퍼트리려는 의도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하며 1인 시위를 벌이는 이들은 그녀의 공연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의 사례까지 덧붙이고 있다. 그녀의 공연을 보고 자극을 받은 영국의 한 소년이 성전환 수술을 했고, 미국의 한 여성은 자신의 고양이를 살해해 그 피를 뒤집어 써 체포됐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사례가 모두 그녀의 콘서트 영향 때문일까? 그랬다면 더 많은 사례가 나왔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은 또 하나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녀의 공연행위가 사회적인 악을 조장한다는 게 그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총싸움 게임을 많이 하면 범죄율이 높아진다는 논리적인 비약과 같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걸 그룹들에게는 문제점이 없을까? 그들에게도 여러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웬만해서는 예술을 윤리적인 잣대로 측정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논리적인 비약이 심하면 예술의 가치가 상실된다는 것.

그녀의 공연을 두고 지금은 떠들썩하지만, 이 또한 분명 지나갈 것이다. 시간이 흘러가면 잊게 될 것이다. 예전에 '록(Rock) 음악'이 사탄의 음악이라고 우리 사회를 풍미하게 한 때가 있었다. '백워드 메스킹'(BackWard Masking)이란 것도 그랬다. 음악을 거꾸로 틀면 사탄을 찬양하고 숭배하는 노랫말이 들린다는 것. 그 역시 지금은 시들시들해졌다. 진정한 크리스천은 사회적으로 파장 있는 문화를 공유한다 해도 신앙의 근간까지 흔들리는 건 아니다.

그녀의 공연 의상
▲ 레이디 가가 그녀의 공연 의상
ⓒ 레이디 가가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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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크리스천의 문화관점이다. 이 땅의 크리스천은 이 시대의 문화양상에 대해 어떤 시각을 지녀야 할까? 무엇보다 포스트모던 문화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포스트모던 문화는 보편적인 진리를 모두 의심한다. 오로지 개인의 주관적인 내러티브를 중시한다. '무엇이 진리인가'보다 '누구의 진리였느냐'로 대체한다. 획일성과 권위주의에서 벗어나 다양과 관용을 숭상한다. 

그런 흐름 속에서 대중문화는 나름대로 영적 대안을 모색한다. 개인의 감성과 영적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게 그것이다. 대중가수들이 종교적인 신비 행위를 빌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더욱이 인류애와 박애 정신으로 기성종교의 메시지를 대체한다. 그만큼 포스트모던 문화는 전략적인 선택으로 문화소비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레이디 가가도, 우리나라의 걸 그룹도, 결코 예외이지 않은 '보편화 된 문화 트렌드'다.

그런 면에서 크리스천들은 그녀의 공연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비록 그녀가 동성애를 지지하고 기부문화를 주도하는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문화를 부추기는 판매 전략이 숨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사실 그녀의 공연 비용은 카드사가 담당하겠지만, 그 부담은 카드 사용자에게 전가될 게 뻔하다. 그들도 장삿속으로 벌인 일임을 누가 모르겠는가. 그만큼 그들의 전략과 부추김에 놀아난다는 생각도 해야 한다. 그것은 크리스천이 아닐지라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문화소비행위는 여론이 들끓는 만큼 더 소비하게 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그녀를 향해 적 그리스도나 사탄숭배자로 규정하여 반대운동을 벌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번 공연도 조용히 있으면 잠잠하게 끝날 일이다. 일부 정치인이나 기업들도 반대여론을 잠재울 때 무반응으로 대응한다. 그것은 인터넷 댓글도 똑같다. 모두가 조용히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반대운동을 두고서 일부 언론이나 안티 기독교인들은 '근본주의 형태'라고 몰아세운다. 이런 날을 세우면 그녀의 공연은 휘발유처럼 훨훨 타오를 것이다. 그만큼 복음이 설 땅은 좁아질 것이다.

물론 모든 포스트모던 문화에도 하나님의 메시지가 있다는 것에 눈 뜰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메시지는 목사의 설교만이 아니라 대중문화를 통해서도 전달되기 때문이다. 진정한 크리스천들이라면 굳이 그녀의 공연에 참석할 이유를 못 찾겠지만, 설령 참석했더라도 그 속에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듣게 될 것이다. 이른바 반면교사의 메시지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땅의 크리스천들은 이번 행위처럼 저돌적으로 반대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 그것은 마치 악은 악으로, 이는 이로 되갚으려는 추태와 다르지 않다. 그것보다는 포스트모던 문화의 소비상업주의와 물질주의문화에 맞설 수 있는 건전한 문화를 선도하는 데 눈을 돌려야 한다. 문화를 통해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담을 수 있도록 그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이번 반대운동과는 달리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아름다운 대안이 될 것이다.


태그:#레이디 가가,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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