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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지사가 현직을 유지한 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대변인실이 작성한 선거전략 문건이 발견돼 관권개입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이 문건에는 김 지사에 대한 서민 이미지 홍보방안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 지사의 대칭적 이미지를 특성별로 비교 분석한 뒤 김 지사를 '따뜻한 가슴을 가진 서민'으로, 박 위원장을 '얼음공주'로 규정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여기에다 문제의 문건이 지난해 1~2월쯤 작성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기도 대변인실이 오래전부터 김 지사의 대선출마를 염두에 두고 선거기획업무를 담당해온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이런 사실은 경기도 대변인실이 24일 일부 해당 문건의 이면에 실·국장 회의 내용을 잘못 인쇄해 보도자료로 배포하면서 실체가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인지역 종합일간지인 <경기일보>는 25일 해당 문건과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경기일보>가 보도한 문건을 보면 '서민 이미지 홍보방안'이란 제목의 문건에는 '서민 김문수'로 이미지를 통합, 확산하는 방안을 언급하고 있다.

 

A4용지 3장 분량의 이 문건에는 먼저 'MS=서민', '휴머니스트 김문수' 이미지 확보를 위해 김 지사의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현장의 서민 도지사 등 낮은 곳을 향한 일관된 삶의 궤적을 홍보해 '더 낮은 곳으로, 더 뜨겁게'란 슬로건과 매칭, 친밀감을 높이고 딱딱한 이미지와 과도한 이념성을 순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어 김 지사와 박 위원장의 대칭적 이미지를 특성별로 비교 분석하고 있다. '리더십 스타일'에서는 김 지사는 택시운전, 트위터 등 현장과 소통을 중시한다고 묘사한 반면 박 위원장은 '침묵, 신비주의'로 분석했다. '삶의 궤적'에서는 김 지사의 경우 민주화, 노동운동, 투옥생활을 강조한데 비해 박 위원장은 '청와대, 영부인 대행'으로 비교했다.

 

어법의 기조와 관련해 박 위원장은 '예리하고 싸늘한 일도양단적 문제제기' 스타일로 분석한 반면 김 지사는 '열정과 신앙적 영성'이라고 했고, 이미지는 김 지사가 '일꾼, 서민'인데 반해 박 위원장은 '공주, 귀족'으로 비교해 놓았다.

 

'따뜻한 가슴을 가진 서민 VS 얼음공주'로 홍보할 것 주문

 

이와 함께 두 사람의 북한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는 김 지사가 '북한 인권법 제정, 3대 세습비판, 북한 민주화 촉구' 등을 한데 비해 박 위원장은 '북한방문, 김정일과 회담, 인권 및 민주화에 침묵했다'고 적고 있다.

 

재산과 주택 부분에서도 김 지사는 '4억대 부천 아파트'를 소유한 반면 박 위원장은 '총재산 20억대, 서울 강남 주택, 정수장학회(MBC, 부산일보, 영남대), 박지만 수백억 재산'이라고 비교했다. 문건은 이런 비교 분석을 통해 '따뜻한 가슴을 가진 서민 VS 얼음공주'로 규정화해 홍보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문건은 이밖에도 언론 홍보방안을 비롯해 여성 시청자를 겨냥한 TV 대담프로 출연, 김 지사의 저서인 '어디로 모실까요' 증보판 발행, '서민 MS온라인 사진전' 개최, 'MS의 택시기사 기사쇼 시즌2' 마련 등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건의 일부 내용들은 그동안 김 지사가 보여 온 택시기사 체험, 저서발간, 특강을 통한 북한체제 비판,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투옥생활 등을 강조한 행보와 거의 일치하는데다, 경기도 역시 김 지사 서민적 이미지에 집중, 홍보해 온 점 등으로 미뤄 이 문건이 실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경기도 대변인실이 최소한 1년 이상 김 지사의 대권 출마에 대비해 치밀하게 선거기획을 준비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문건이 정무라인에서 작성돼 대변인실로 넘겨졌을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만약 이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경기도 공무원들의 선거개입 논란 등 큰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은 통화에서 "경기도청 내부에서 작성된 문건이 절대 아니다"라면서 "내가 경기도 대변인으로 오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초쯤 정확한 기억은 없으나 지인으로부터 문건을 건네받아 보관해오다 최근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잘못 유출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실제로 도정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며, 김 지사께서도 전혀 모르는 내용이었다"면서 "이번에 문제가 되고 나서 어제 지사께 보고를 드렸다. 민감한 시기에 김 지사께 본의 아니게 누를 끼친 것 같아 면목이 없다"고 덧붙였다.


태그:#김문수, #대선 문건, #경기도 대변인인실,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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