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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금낭화
▲ 금낭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금낭화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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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처럼 아름다운 꽃망울을 여럿 달고 있을까. 붉디붉은 색으로 봄바람이 불라치면, 이리저리 흔들리며 사람을 유혹하는 꽃은 어떤 꽃을 두고 하는 말일까. 세뱃돈을 받아 넣던 비단 복주머니 모양을 한 금낭화.

꽃 속에 황금빛 꽃가루가 있어 '금주머니꽃'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금낭화. 꽃의 생김새가 옛 여인들이 치마 속에 넣고 다니던 주머니와 비슷하여 '며느리주머니' '며늘치'라고도 불렀던 금낭화. 이처럼 생긴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을 단 금낭화는, 여러 개를 단 꽃망울 숫자와도 비교될 만큼 그 이름도 다양하다.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금낭화
▲ 금낭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금낭화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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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지역 도로변에 심겨진 금낭화.
▲ 금낭화 거제지역 도로변에 심겨진 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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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꽃을 좋아하는 나. 제일 좋아하는 꽃을 꼽는다면 봄에는 금낭화요, 가을에는 꽃무릇이다. 금낭화는 거제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이 아니다. 거제 둔덕면에 소재한 '비원'이라는 식물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보기 어려운 꽃이 바로 이 금낭화다.

이 두 가지 꽃을 특별히 좋아하는 나는 거제지역에 이 꽃을 보급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왔다. 2010년 봄, 3백 포기의 금낭화를 전북 고창 '고인돌 들꽃학습원'에서 들여와 직접 도로변에 심었고, 꽃무릇 역시 그 이전부터 계속 증식작업을 해왔다.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금낭화.
▲ 금낭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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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 금낭화 금낭화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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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거제 일운면 국도 14호선을 지나다가 길가에 핀 금낭화를 봤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너울너울 춤추는 금낭화는 나를 유혹하는 듯. 차에서 잠시 내려 사진을 찍어주며 꽃과 한참동안 놀았다.

어떻게 아름다운 꽃망울을 이렇게 여럿 달고 있는지! 심은 지 꼭 2년이 넘었건만, 뿌리가 건강하게 내리지 못한 탓인지, 키가 작았다. 그러다 보니 꽃대도 약하고 꽃망울도 튼튼하지 못하는 것만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 자리를 떠나온 뒤로 거름 주고 관리하며 지속적인 보살핌이 없었던 탓일지 싶다.

금낭화
▲ 금낭화 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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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지 않은 면적에 심겨진 금낭화는 당초 심은 것보다 숫자가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다. 꽃이 아름답다보니 누군가 뽑아 갔나 보다. 꽃밭을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꽃을 뽑아 간 흔적이 남겨져 있다. 한 그루는 거의 말라 죽은 상태다. 추측건대 꽃을 뽑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들켜 그냥 달아났지 않은가 싶다.

누군가 금낭화를 뿌리채 뽑아 간 흔적.
▲ 흔적 누군가 금낭화를 뿌리채 뽑아 간 흔적.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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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금낭화를 뽑다가 그냥 둔 모습이다.
▲ 흔적 누군가 금낭화를 뽑다가 그냥 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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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지역은 한 때, 시 주관으로 도로변 전역에 꽃을 심고 사후관리를 하며 가꾼 적이 있다. 사시사철 도로변에 꽃물결로 넘쳐났다. 도로 가장자리는 좀처럼 구하기 힘든 야생화와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됐다. 그러다보니 꽃을 몰래 훔쳐가는 사례도 잇달았다.

실제로, 어떤 사람이 꽃을 몰래 파다가 신고 돼 경찰이 출동하는 사례도 있었다. 아무튼 그 사람은 큰 홍역을 치렀다는 후문을 늦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산야에 핀 야생화나 길가에 심겨진 아름다운 꽃, 그저 바라만 봐 줄 수는 없는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금낭화
▲ 금낭화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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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통도사 인근에 있는 서운암 주변에 피어난 금낭화. 2007년 4월 20일 모습이다.
▲ 금낭화 양산 통도사 인근에 있는 서운암 주변에 피어난 금낭화. 2007년 4월 20일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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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봄, 양산 통도사 주변에 있는 서운암을 찾은 적이 있는데, 금낭화는 야트막한 산 주변으로 지천으로 펴 있었다. 거의 1m 정도까지 자란 큰 키에, 꽃대도 그 세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꽃망울도 엄지손가락 정도의 크기였다.

사진을 찍은 날짜를 보니 2007년 4월 20일로 기록돼 있다. 아마 지금 양산 통도사 인근 서운암 주변에는 비단 복주머니를 여럿 단 금낭화가 바람에 춤추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다시 한 번 그때 그 금낭화를 보러 가고 싶은 마음이 인다.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금낭화. 봄바람에 살랑살랑 춤추는 명품 꽃 금낭화가 나를 유혹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지역신문인 <거제타임즈>와 <뉴스앤거제> 그리고 제 블로그에도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글에 한 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태그:#금낭화, #꽃무릇,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금낭화 꽃말, #명품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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