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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밀가루 음식을 좋아해 라면을 먹고 싶어하지만 아빠 때문에 눈치를 자주 봅니다. 자취 생활을 워낙 오래했기 때문에(중1부터 32살때까지) 밀가루 음식에 질렸습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분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분식 중에 떡볶이도 있지요. 우리집 막둥이는 떡볶이만 보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좋아합니다.

요즘 학교만 다녀오면 "엄마 떡볶이 먹고 싶어요"를 연이어 외칩니다. 막둥이 등쌀에 아내는 만날 떡볶이 재료인 떡, 어묵을 사야 합니다. 맛있게 먹는 막둥이를 보면서 '나도 한번 먹어볼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나서서 "떡볶이 먹고 싶어요"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오늘(19일) 점심은 뭐예요?"
"떡볶이예요."
"떡볶이? 나는 밥 먹고 싶은데."
"밥 먹으면서 떡볶이 한번 먹어보세요. 맛있어요."

"어묵은 있나?"
"아니 떡볶이에 어묵이 안 들어가면 그게 떡볶이예요?"

떡볶이 주재료는 떡이 아닌 어묵... "어 다 부산어묵이네"

떡볶이에 어묵은 필수. 어묵하면 부산어묵입니다. 그런데 요즘 부산어묵 아닌 어묵이 있나요.
 떡볶이에 어묵은 필수. 어묵하면 부산어묵입니다. 그런데 요즘 부산어묵 아닌 어묵이 있나요.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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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떡볶이 떡보다는 어묵을 더 좋아합니다. 떡은 없어도 어묵은 들어가야 한다는 지론입니다. 어묵하면 부산어묵입니다. 부산에 살 때 부산어묵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묵이 다 부산어묵입니다.

어묵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고추장입니다. 고추장이 생명이지요. 고춧가루를 넣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집은 고추장입니다. 고추장이 맛 없으면 떡볶이 자체가 맛이 없습니다. 우리집은 '장모님표' 고추장입니다. 장모님 손맛은 대단하지요. 고추장이 들어가는 순간 드디어 떡볶이가 됩니다.

떡볶이에 어묵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고추장입니다. 고추장이 맛을 결정하기 때문이지요. 장모님표 고추장. 말이 필요 없습니다.
 떡볶이에 어묵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고추장입니다. 고추장이 맛을 결정하기 때문이지요. 장모님표 고추장. 말이 필요 없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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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뿐인 떡볶이 완성

완성된 떡볶이는 먹음직하고, 보암직합니다. 그 순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단 하나뿐인 떡볶이입니다. 갈수록 음식 솜씨가 깊어지는 아내, 정말 대단합니다. 이렇게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어주는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하기 보다는 괜히 딴청입니다.

완성된 떡볶이 먹음직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떡볶이로 탄생했습니다.
 완성된 떡볶이 먹음직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떡볶이로 탄생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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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에는 김밥인데?"
"김밥 없어요. 그냥 맨밥 드세요."
"맨밥이라도 좋아요. 떡볶이 국물에 비벼 먹는 것도 맛있을 것 같은데."
"오늘 따라 떡볶이를 잘 드시네요."
"떡볶이가 생각보다 맛있네요."

떡볶이와 함께 밥을 먹습니다. 원래 떡볶이는 김밥과 먹어야 하지만 밥으로 대신했습니다.
 떡볶이와 함께 밥을 먹습니다. 원래 떡볶이는 김밥과 먹어야 하지만 밥으로 대신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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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투정을 많이 하는 바람에 아내에게 자주 타박을 듣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떡볶이 덕분에 부추 저린 것 밖에 없었지만 반찬 투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발전이지요. 사람이 다 되었나 봅니다. 떡볶이를 보면 정신을 잘 차리지 못하는 막둥이가 집에 돌아오자 마자 "엄마 배 고파요. 점심 무엇 드셨어요"라고 묻습니다. 떡볶이를 먹었다는 말을 듣자 마자 빨리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맵다 매워! 하지만 우유 마시면 돼요"

"엄마 매워요."
"아빠가 드신다고 해 고추장을 조금 더 많이 넣었다. 그러니 매운 것 같다."

"우유 있어요? 우유 마시면 조금 덜 매워요."
"막둥이 잘 알고 있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막둥이. 하지만 떡볶이가 눈 앞에 있으니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우유를 마시면서 밀어넣고 있습니다. 엄마표 떡볶이는 세상이 단 하나 뿐인 떡볶이입니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막둥이. 하지만 떡볶이가 눈 앞에 있으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우유를 마시면서 밀어넣고 있습니다.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막둥이. 하지만 떡볶이가 눈 앞에 있으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우유를 마시면서 밀어넣고 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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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떡뽁이, #어묵, #고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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