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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을 수확하기 전 갓이 자란 모습입니다. 가로 3 미터, 세로 10 미터입니다. 반으로 나누어서 갓 씨 두 종류를 심었습니다.
 갓을 수확하기 전 갓이 자란 모습입니다. 가로 3 미터, 세로 10 미터입니다. 반으로 나누어서 갓 씨 두 종류를 심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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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을 시작한지 세 해째입니다. 지난가을에는 적겨자라고도 하는 갓 씨를 두 종류 사다가 심었습니다. 원래 논이었던 곳이라서 그런지 갓이 정말 정말 잘 자랐습니다. 초겨울 크게 자란 갓을 수확하고 지난 2월에 가보니 다시 갓이 팔뚝 크기로 자라 있었습니다. 아마도 승마장 마구간에서 나온 말똥을 뿌린 다음 파서 엎고 씨를 뿌린 탓입니다.

  시중에서 구입한 갓 씨 가운데 가라시나 씨앗입니다. 이 씨앗은 이탈리아에서 만든 것입니다. 이것으로 보아서 이탈리아에서도 갓을 먹는가 봅니다.
 시중에서 구입한 갓 씨 가운데 가라시나 씨앗입니다. 이 씨앗은 이탈리아에서 만든 것입니다. 이것으로 보아서 이탈리아에서도 갓을 먹는가 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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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갓을 그다지 많이 먹지 않습니다. 그래도 재배하는 사람이 있어서 저도 그것을 보고 갓 씨를 구입해서 뿌렸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갓김치를 만들거나 푸성귀로 먹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시중에서 구입한 갓 씨 가운데 다카나 씨앗입니다. 이 씨앗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만든 것입니다. 이것으로 보아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갓을 먹는가 봅니다.
 시중에서 구입한 갓 씨 가운데 다카나 씨앗입니다. 이 씨앗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만든 것입니다. 이것으로 보아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갓을 먹는가 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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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러 곳에서 갓을 적겨자, 청겨자라고 부르지만 원래 이름은 갓이 맞습니다. 갓 씨를 뿌리고 잎사귀를 따지 않고 그냥 놓아두면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립니다. 이 열매를 간 것이 겨자, 즉 머스터드(mustard)입니다. 갓은 따뜻한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일본 간사이 지역에서도 잘 자랐습니다.

  잘 익은 갓김치입니다. 시중에서 파는 것처럼 잘 정돈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김치를 처음 담을 때는 어머니에게 국제전화로 물어서 담았습니다. 무청으로 김치를 담을 때처럼 살짝 소금에 절여서 담거나 잘 씻어서 양념과 버무려 두면 됩니다. 갓 김치는 잘 익어야 매운맛이 가시고 똑 쏘는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잘 익은 갓김치입니다. 시중에서 파는 것처럼 잘 정돈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김치를 처음 담을 때는 어머니에게 국제전화로 물어서 담았습니다. 무청으로 김치를 담을 때처럼 살짝 소금에 절여서 담거나 잘 씻어서 양념과 버무려 두면 됩니다. 갓 김치는 잘 익어야 매운맛이 가시고 똑 쏘는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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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람들은 갓을 가라시나(芥子菜)라고 합니다. 가라시나는 겨자 잎이라는 뜻입니다. 그밖에 다카나(高菜)라는 말도 있습니다. 두 가지는 모두 갓입니다만 모양이 약간 다릅니다. 가라시나는 잎이 갈라져 있고, 다카나는 우리나라 갓 잎과 비슷합니다. 두 가지 모두 맛을 비슷합니다.  

  갓을 다 한꺼번에 다 먹을 수 없어서 데친 다음 냉동시켰다가 나물로 무쳤습니다. 약간 질기긴 하지만 먹을 만합니다. 갓을 데치면 진한 검정 물이 나옵니다.
 갓을 다 한꺼번에 다 먹을 수 없어서 데친 다음 냉동시켰다가 나물로 무쳤습니다. 약간 질기긴 하지만 먹을 만합니다. 갓을 데치면 진한 검정 물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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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하는 주말농장은 원래 논이었던 곳을 가로 3미터, 세로 5미터 크기로 나누어서 한해 동안 3000엔에 빌려주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 비해서 좀 싼 편입니다. 마을에서 가깝거나 수도 시설이 있어서 물을 쉽게 구할 수 있거나 밭두둑이 잘 갖춰져 있으면 좀 더 비싼 곳도 있습니다.

  냉동시킨 갓으로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갓에서 나온 검정색 물로 된장 색깔이 보이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흰 두부도 점점 검정색으로 바뀝니다.
 냉동시킨 갓으로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갓에서 나온 검정색 물로 된장 색깔이 보이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흰 두부도 점점 검정색으로 바뀝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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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요즘 주말 농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논이나 땅을 가진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이상 농사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땅을 놀리기 아까워 주말농장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가 주말농장으로 사용하는 땅 주인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어서 이 일이 사업이냐고 물으니 봉사활동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곳에서도 정년퇴직하신 어르신들은 거의 날마다 주말농장에 나오셔서 심어놓은 푸성귀를 손봅니다. 그밖의 직장인들은 주말에 가족과 나와서 일을 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잘 심어놓아도 까마귀를 비롯한 노루, 멧돼지 등 야생 짐승이 많아서 수확 때까지 한시도 맘을 놓을 수 없습니다.  

   가라시나라고 하는 갓입니다. 갓과 달리 잎이 갈라져 있습니다. 그래도 맛은 갓과 같습니다.
 가라시나라고 하는 갓입니다. 갓과 달리 잎이 갈라져 있습니다. 그래도 맛은 갓과 같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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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서 결명자와 감자를 심기 위해서 갓을 모두 뽑아서 거두어 들였습니다. 너무 많아서 일시에 먹을 수 없을 만큼 많았습니다. 그래서 갓김치를 담고, 나머지는 모두 데쳐서 물을 뺀 뒤 냉동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야채가 필요할 때 녹여서 나물로 무치거나 된장국에 넣어서 먹습니다.

한동안 야채를 살 필요가 없을 만큼 많은 양입니다. 냉동고를 비롯해서 냉장고 냉동실에 갓 얼린 것이 가득합니다. 비싼 야채를 살 필요가 없어서 즐겁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부터 갓 맛에 길들여진 어른들은 잘 먹는데, 아이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다카나라고 하는 갓입니다.
 다카나라고 하는 갓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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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갓, #적겨자, #주말농장, #갓 김치, #갓 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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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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