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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동재개발지구 사람들이 거반 떠난 거여동재개발지구, 아직도 그곳엔 사람이 살고 있다.

골목길 의자에 앉아 나른한 봄햇살을 즐기고 있는 할머니와 길바닥에 누워 있는 견공

거여동재개발지구 비닐천막지붕과 연탄보일러, 이제 추운 겨울이 갔다. 곧 찜통더위와 싸워야 할 시간이다.

짐자전거 요즘 자전거들과는 격이 다른 자전거, 이젠 짐자전거도 추억의 물건이 되어버릴 것 같다.

골목길 견공과 산책을 하는 주민, 저 언덕길 끝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 그들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일까?

창고 아직은 그곳에서 뭔가 작업을 하기도 하는 듯하다.

버려진 것들 골목마다 버려진 것들이 많다. 텔레비전에 비친 재개발지구의 허름한 지붕이 쓸쓸하게 다가온다.

리어카 폐지가 담겨 있는 리어카, 아직도 그곳엔 갈 곳 없는 이들이 많이 남아 있다.

골목길과 포스터 가난한 시절, 권투는 지긋지긋한 가난과 싸우는 하나의 희망이기도 했다. 헝그리정신으로 무장을 한 이들이 챔피언이 되기도 했다.

골목길 봄햇살을 쬐던 할머니가 들어가니 길바닥에 누어있는 견공이 의자를 차지했다.

 

바람은 여전히 싸늘하지만, 햇살은 따가운 여름 햇살이다.

겨우내 허름한 집에서 추위와 싸우던 이들이 이제 곧 무더위와 싸워야 한다. 겨울에 추운 집이 여름엔 덥기 마련이다. 그래도, 겨울보다는 여름이 한결 낫다.

 

겨울 추위엔 연탄보일러로 인해 골목마다 연탄가스 냄새가 매캐하고, 간혹은 연탄가스에 중독되기도 하고, 화재가 일어나기도 한다. 연탄 값도 적잖이 부담된다. 그래서 요즘 같은 봄날이 좋고, 선선한 가을 날만 같으면 저절로 마음도 가벼워지는 것이 이들의 삶이다.

 

묻고 싶었다.

11일 밤, 당신들이 선택한 후보가 당선되어 행복했냐고, 행복해질 것 같냐고.

 

많은 사람들이 떠났지만 또한 많은 이들이 아직도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골목길을 걷다 견공과 나른한 봄햇살을 쬐는 할머니를 만났다. 골목길을 돌고 돌아 다시 그 자리에 왔을 때 할머니는 집으로 들어가셨고, 할머니가 앉았던 의자엔 견공이 자리잡고 누워 쉬고 있다.

 

그래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괜시리 밉상스럽다.

사람이 앉아있어야 할 자리에 개××(견공)가 앉아 있으니 우리네 세상을 닮은 듯하여 괜시리 부아가 치민다. 그래도 사람이 오면 내려오겠지. 안 내려오려고 으르렁거리고 짖어대면 뭉둥이가 약일 터이고, 그만 한 강단도 없겠지.

덧붙이는 글 | 이 사진은 4월 14일, 송파구 거여동 재개발지구에서 담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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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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