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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같은 방향을 보며 사는 게 좋다지요?
 부부는 같은 방향을 보며 사는 게 좋다지요?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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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남자가 죽자고 쫓아 다녔어도 결혼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군림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일전에 배우 차인표씨가 <힐링 캠프>에서 "부부는 한곳을 바라보며 사는 게 좋다"고 했다죠? 물론 부부 간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 자신의 위치나 환경에 맞게 살아야겠지요.

부부 관계는 둘 중 하나입니다. 원수 아니면 원앙이지요. 이왕 살 거면 원앙부부로 사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지난 4일, 여행사를 운영하는 강대열·정은주 부부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부부가 다정히 일하고 있더군요. 다정한 모습에 심통을 부렸습니다.

"24시간 같이 있으면 지겹지 않으세요?"
"아뇨. 같이 있으면 더 좋아요. 사랑이 새록새록 자라요."

아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다니…. 오래 산 부부일수록 아내 입에서 나오는 말의 대부분은 침묵, 혹은 지겹다, 또는 남편 비하가 담긴 말들인데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대단한 남편임이 분명했습니다. 정말 그런지 한 번 더 찔러봤습니다.

"듣기 좋은 립싱크 말고, 정말 부부가 같이 있으면 사랑이 더 싹터요?"
"23년을 살아 지겨울 것 같죠? 하지만 제 남편은 살수록 진국이랍니다."

매일 붙어사는데 사랑이 싹 터?

요새 말로 '헐'입니다. 집에서 보고, 여행사에서 보고, 매일 붙어사는데도 어디가 그렇게 좋은지 물었습니다. 원인이 있더군요.

"가정적이다. 같이 여행 다니고, 산에도 같이 오르고, 운동도 같이 한다. 이렇게 부부가 한 방향을 보며 사는데 나쁠 일이 있겠어요? 존경스런 남편입니다."

지인 아내 입에서 '존경'이란 단어가 튀어나온 시점에선 뒤집어질 지경이었습니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거친 부부 사이에 '존경'은 최고의 찬사였습니다. 보통 아내들이 남편 타박하다 못해 은근히 깔아뭉개는 현장을 더 많이 봐온 터라, 그들 부부가 다시 보였습니다. 존경받고 사는 이유를 꼭 알고 싶었습니다.

"23년간 부부로 살았고, 또 16년을 여행사에서 함께 일하다보니 모든 게 다 보여요. 내 남편은 허튼 짓을 안 해요. 치열하게 살면서 인정 받는 것을 알고, 또 치밀하게 계획 세워 일하는 것을 아니까 더 존경스러워요. 같이 일 안했으면 남편의 진면목을 몰랐을 거예요. 자랑스러운 남편이랍니다."

역시 부부는 상호 신뢰가 바탕입니다. 아내에게 인정받는 남편은 남자들이 꿈꾸는(?) 최고의 이상일 것입니다. 지인이 갑자기 하늘처럼 보이더군요. "다시 태어나도 부부로 살 겁니까?"는 질문에 어떤 대답이 나올까 궁금했습니다.

아내 : "아니다. 재미없을 것 같다."
남편 : "나는 혼자 살아보고 싶다."

하하.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대답이 그들 부부에게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기분 좋을 줄 알았는데 왠지 한쪽이 허전하더군요. 은근 '다시 태어나도 또 만나고 싶다'란 대답을 기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남자와 여자는 새로운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나 봅니다.

이들 부부, 더욱 더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 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부부, #존경,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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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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