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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총선을 앞두고 언론에선 이런저런 통계를 내세워 현 정부가 제법 잘하고 있는 듯 애써 강조합니다. 늘 그렇듯이 북한발 뉴스를 통해 반공 이데올로기에 빠진 이들을 현혹하는 뉴스도 등장합니다. 여당 소식을 전할 때에는 긍정적인 멘트를 날리고, 야당 소식을 전할 때에는 객관적이다 못해 비판적인 멘트를 날립니다.

 

요즘 거리엔 폐지 수집상들이 넘쳐납니다. 트럭에서부터 리어카, 손수레, 유모차까지 나이드신 분들이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폐지 수집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중산층도 아닌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 못 배우고 게을러서가 아니라 땀 흘리며 살았음에도 사회저변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던 삶.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그렇게 변방으로 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자신들이 못나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한 표가 의미하는 바를 잘 모릅니다. 1%를 위해 헌신봉사하는 이들에게 표를 주는 일이 자신들의 삶을 얼마나 퍽퍽하게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자신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당, 자신의 아픔을 대변해줄 수 있는 정당을 지지해도 정치의 생리가 일단 당선되면 나 몰라라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아예, 표만 구걸할 뿐 서민들의 삶에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는 이들을 당선시켜 놓습니다.

 

1%는 그렇다 치더라도 나머지는 왜 그런 것일까요.

 

일제시대와 한국전쟁과 분단, 그 세월을 살아오면서 우리의 머리에는 '반공 이데올로기'가 확고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죽을지언정 이념에 대한 신념을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가족 간에도, 친구 간에도 이념이 다르면 적대시합니다.

 

그러다보니 그냥 '빨갱이' '좌빨' 딱지만 붙이면 만사형통입니다. 그들이 뭘 하고자하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총선이든 대선이든 늘 이념논쟁입니다. 누가 우리를 위한 정당일까, 혹은 정치인일까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색과 이념에 따라 선택을 합니다. 흔히 보수 혹은 보수우익은 그런 점에서 늘 특혜를 누리고 있는 셈입니다.

 

진정한 보수든 아니든 상관이 없습니다. 그냥 '빨갱이' '좌빨'딱지가 붙으면 끝장이듯이 '보수'딱지만 붙으면 그들이 당선된 뒤에 혹은 정권을 잡은 후에 무슨 짓을 해도 다 용서가 됩니다. 나라를 말아먹어도 다시 그들에게 표를 줍니다.

 

'새빨간 거짓말'에 몇 번이나 속았지만...

 

퍽퍽한 서민의 삶이라고는 알지 못하는 이들, 그리고 그런 불평등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 말로만 그들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이들에게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속습니다.

 

그러니 그들이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입니다. 1%을 위해서 봉사해도 그럴싸하게 포장만 하면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하며 무조건적인 지지를 날리는 이들이 늘 있으니까요. 그거 33%만 얻으면 그만인데 그냥 가만 있어도 30%는 고정 고객인 셈이니 누워서 떡먹기죠. 살짝 엄살만 떨면, 동점심 많은 서민들표 3% 움직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죠.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들이 당선돼 한 일들의 면면을 보면, 그들의 과거 행적을 조금만 눈여겨보면 어떤 인물인지 뻔히 보이는데 그들에게 표를 준다는 것이. 그들이 처리하는 민생법안이나 법안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데 그 새빨간 거짓말에 속아 놀아나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지난 총선에서는 '재개발'이라는 공약만 들어가면 죄다 찍어주었습니다. 그 결과는 무었이었는지 몸으로 겪었으면서도 여전히 그들에게 몰표를 주는 것은 또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말로는 서민 경제, 일자리 창출, 반값 등록금을 외쳤지만 그들은 그럴 마음이 전혀없고, 그런 요구에 대해 '거지 근성'이라고 막말을 하는데도 또 그들에게 표를 주고 싶다는 이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지난 4년 동안 그들이 쥐고흔든 국회와 이 나라의 살림살이가 난장판인데도 여전히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 그들이 소위말하는 상위 1%에 속하는 이들이라면 이해가 되겠는데, 들러리도 아니고 이용만 당하면서도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 그 믿음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궁금합니다.

 

결국,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은 선택한 이들이 지게 마련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대선에서 MB를 당선시킨 대가를 우리는 지난 시간 혹독하게 받았습니다. 넌더리가 날만도 한데 여전히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다는 보도를 보면 아직도 더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아 마음이 짜합니다.


태그:#총선, #선거, #서민, #새누리당, #통합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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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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