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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티브로드 ABC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안양 동안갑 후보자 토론회
 4월 2일 티브로드 ABC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안양 동안갑 후보자 토론회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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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의원 선거일을 불과 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선거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해당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을 대상으로 케이블TV를 통한 후보자토론회 개최하고 나섰다. 2일 오전 기자가 찾아간 안양시 동안구 범계사거리 인근 케이블TV 티브로드 ABC방송사 10층 스튜디오. '제19대 국회의원선거(안양 동안갑) 후보자 토론회'에 새누리당 최종찬 후보와 민주통합당 이석현 후보가 방송카메라 앞에서 바짝 긴장한 표정들이다.

투명성을 기하기 위해 동안구 선관위 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준비한 두개의 봉투(후보들에게 질문할 문항)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진행에 들어간 이날 토론회는 후보자 기조연설, 사회자의 공통질문, 주제별 질문, 사회자 개별 질문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일자리 창출, 주5일제, 보육시설 등 각 후보가 내놓은 공약을 놓고 벌인 토론에서는 사회자 질문에 후보자 답변하고 상대후보 반론과 재반론이 이어지면서 잠깐 긴장감을 보였으나 예전 운동장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의 묘미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

그도 그럴 것이 후보자 앞에 관중이 있고 박수도 나오고 반응이 있어야 신명이라도 날텐데 이쪽저쪽 방송카메라에 불이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고, 머리 위로 내리쬐는 뜨거운 조명밑에 땀을 흘리면서 준비해 온 자료를 들추기를 반복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실 후보자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선택에 도움이 되려면 후보자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합동정견을 발표케 하여 그 자리에서 보고, 듣고 그리고 비교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합동연설회 문제 많았지만 축제의 장이었다"

전에는 합동연설회가 있었다. 대부분 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는데, 각 후보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박수와 환호, 함성은 기본이고, 각종 분장을 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퍼포먼스까지 축제를 연상케 했다. 특히 학벌이나 인물과 대조적으로 언변이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연설을 기가 막히게 잘해 대중을 휘어잡는 후보도 있어 선거의 꽃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누가 인기가 있고 어느 후보가 당선되리라는 것을 현장에서 점칠 수도 있었다. 따라서 합동연설회는 각 후보마다 사활을 건 결전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00년 4월 9일 안양초등학교에서 열린 안양 만안 국회의원 합동연설회
 2000년 4월 9일 안양초등학교에서 열린 안양 만안 국회의원 합동연설회
ⓒ 김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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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대 국회에서 선거법을 개정해 해방이후 부터 실시해 오던 합동연설회를 폐지했다. 이유인즉은 후보들이 세 과시를 위해 청중을 동원하고는 썰물처럼 빠지며 김을 빼거나, 비방과 말꼬리 잡기 등 정책대결이 실종된데다, 인터넷시대 뉴미디어의 발달로 후보 검증 및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지고 인력 및 행정적 낭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동연설회 폐지 이후 후보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우편물로 보내지는 선거공보물과 인터넷 등에 올려진 정보가 고작이다. 거리에 후보자 얼굴과 이력, 주요공약이 적힌 벽보 게시물이 붙었으나 이를 자세히 들여다 보는 사람을 보기란 쉽지가 않다.

방송토론회 맥 빠지고, 초청토론회 외면... 주민과 소통은 불통

케이블TV방송을 통해 중계하는 후보토론회의 경우 재방송까지 고작 2회에 불과할 뿐 아니라 사실상 이를 보기도 쉽지가 않다. 또 시민단체 등에서 후보자의 소견을 직접 듣기위해 초청토론회를 열지만 후보자들의 불참으로 취소되거나 반쪽 행사가 부지기수다.

실제 이번 총선을 앞두고 안양비전포럼이 '후보자와 비전을 말한다' 토론회를 각 선거구별로 개최하려 했으나 민주통합당 이종걸(만안)과 이석현(동안갑), 새누리당 심재철(동안을) 등 현역 의원 모두가 불참을 통보해 결국 3개 선거구를 묶고 단 3명의 후보만 참석한 반쪽 토론회를 진행해 주최측은 물론 관심을 보였던 시민들도 맥이 빠졌다. 또 의왕시민모임도 의왕시민 및 사회단체 관계자, 의왕시민모임 회원 등과 함께 의왕과천 선거구 국회의원 후보자의 정책 입안 및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초청 토론회를 지난달 31일 개최하고자 했으나 새누리당 박요찬 후보의 불참 통보로 취소되고 말았다.

결국 후보의 정책이나 소견을 유권자들이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면서 후보 선택또한 쉽지 않다. 인물을 뽑는 선거는 점차 사라지고, 지지하는 정당이 내놓은 후보를 선택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정당 선거로 변모되면서 갈수록 싱거워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안양, #총선, #합동연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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