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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가 발효된 15일 오후 서초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의실에서 김종보 사무차장, 송기호 국제금융통상위(준) 위원장, 박주민 변호사가 참석한 가운데 '한미FTA 발효문서 정보공개청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한미FTA가 발효된 15일 오후 서초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의실에서 김종보 사무차장, 송기호 국제금융통상위(준) 위원장, 박주민 변호사가 참석한 가운데 '한미FTA 발효문서 정보공개청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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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공식 발효됐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협정 발효 절차까지 철저히 미국 쪽의 일방적인 검증으로만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미국 쪽에서 FTA 이행을 맞춰 관련법을 고치지 않아, 사실상 미국 내에서 한미FTA 조항이 무력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정부는 한미FTA 검증 절차를 국민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이어 "미국이 한국의 법률, 대통령령, 부령, 고시 등에 대한 검증을 하면서, 한국에 어떤 요구를 했고, 한국이 약속한 것이 무엇인지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변은 정부를 상대로 서울 행정법원에 한미FTA 발효문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미FTA 문제를 가지고 정부와 벌이는 민변의 세 번째 소송이다. 지난해 제기됐던 한미FTA 협정문 번역 오류 내역 공개 소송은 1심에서 법원이 민변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한미FTA 전문직 비자 쿼터 관련 소송도 진행 중이다.

박주민 변호사는 "한미FTA 발효 절차까지도 미국의 일방적인 검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작년 10월에 미국은 한미FTA 이행법이라는 것을 만들어놓고, 한국이 먼저 한미FTA에 맞춰 법을 고친 다음에야, FTA가 발효되도록 했다는 것이다. 한미FTA 협상 시작부터 마지막 발효 순간까지 철저히 미국 쪽 일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한미FTA 발효에 맞춰 국내법을 고친 반면, 미국은 자신들의 국내법을 고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송기호 민변 국제통상금융위원장(변호사)은 "미국이 한미FTA 이행법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는 한미FTA 위반이라는 것이다. 송 위원장은 "이행법은 한미FTA 조항이 미국법에 어긋나면 FTA 조항을 무효로 하게 돼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한미FTA는 미국 내에서 미국 법률과 다르다는 이유로 무효가 돼 버린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한미FTA 이행법 때문에, FTA 조항 자체가 무효화 될수도"

한미 FTA가 발효된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한미 FTA 폐기투쟁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한국진보연대 이강실, 박석운 공동대표 등 참석자들이 날치기로 강행처리된 주권침해협정, 손해보는 협정, 불평등 협정인 한미 FTA 발효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미 FTA가 발효된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한미 FTA 폐기투쟁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한국진보연대 이강실, 박석운 공동대표 등 참석자들이 날치기로 강행처리된 주권침해협정, 손해보는 협정, 불평등 협정인 한미 FTA 발효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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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이행법에는 한국 사람이나 기업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제소를 할수 없게 해 놨다"면서 "이 역시 한미FTA 위반"이라고 말했다. 현행 한미FTA에선 한국 기업에게 협정 위반을 이유로 미국 정부를 미국 법원에 제소하거나, 투자자 국가 중재(ISD)에 넘길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송 위원장은 "민변은 지난달에 외교통상부에 한미간 이행점검 사항 관련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면서 "하지만 외교부는 미국과 비공개하기로 합의해서 공개할 수 없다면서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미FTA와 같이 국민 실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조약이 발효되는 절차까지도 비공개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FTA 발효에 따라 시민사회단체 등도 본격적인 협정 폐기 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회견을 갖고, "한미FTA 저지에서 발효중단에 이어 폐기를 위한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회견에 나선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사죄드린다"면서 "오늘은 경제적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첫날이며, 이번 총선에서 한미FTA 심판 세력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도 "오늘은 임진왜란이 아니라, 임진미란이 일어난 날"이라며 "의료를 비롯해 교육, 농어업 등 우리 경제주권을 송두리째 미국에 갖다 바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제 한미FTA 폐기를 위한 싸움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정호영 전국한우협회장은 "한미FTA발효 후 미국은 국내 쇠고기 시장 개방 압력을 진행할 것"이라며 "전국 17만 한우농가들은 오늘로 모든 것이 끝나버린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회견에는 참여연대를 비롯해 각계 시민사회단체 인사 50여 명이 참석했다.


태그:#한미FTA, #송기호,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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