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논쟁. 이는 비단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 석학, 평화 활동가, 군사분석 전문가들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강정마을을 구하는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들의 외침은 무엇인가. 무엇이 제주 해군기지를, 강정을 세계적 이슈로 만들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 첫 번째로 '글로벌 네트워크' 브루스 개그논 사무총장을 지난 14일 인터뷰했다.

브루스 개그논 사무총장은 지속적으로 강정마을에 관심을 쏟고 있다(http://space4peace.blogspot.com/).
 브루스 개그논 사무총장은 지속적으로 강정마을에 관심을 쏟고 있다(http://space4peace.blogspot.com/).
ⓒ 브루스 개그논 블로그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 최근, 펜타곤이 대 중국 통제와 억제를 위한 군비를 증가하는 가운데, '제주 해군기지는 오바마 행정부가 아시아, 태평양 외교, 군사 정책을 결정짓는 중심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게 언론에 보도됐다. 좀 더 구체적 설명을 한다면.
"이미 2001년에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중국을 통제하기 위해 아시아 태평양의 군비를 2배 이상 증가시킬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전함, 특히 미사일 방어 시스템 상 필요로 하는 이지스함의 정박에 필요한 부두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강정 해군기지는 분명 미국의 공격적인 배치에 대응하는 중국의 전략 목표물이 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 또한 최근에 팬타곤의 아시아-태평양 군사, 외교정책의 전환과 강화를 언급하며 미국의 군사행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것은 이 지역의 증가하는 불안정을 의미하는데, 제주가 이런 군비 증강의 중심에 놓여 있는 것이다."

- 당신은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이 중국의 원유 수입로를 관장함으로써 미국이 중국 경제를 제어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군사 전략적 조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해달라.
"이제 미국도 중국을 경제적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펜타곤이 원유나 그밖에 다른 자원의 수송과 접근을 통제할 수 있다면, 미국은 궁극적으로 중국 경제를 볼모로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해적의 형태'(Form of Piracy)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략은 체스 게임

- 2011년 8월 18일치 <뉴욕타임즈>는 '한국전쟁 이후 한국은 미국을 최우선 동맹으로 간주했고 최근의 북한 도발과 핵 개발로 이를 더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특히 한국의 젊은층사이에는 미국이 이러한 한국의 대미 의존성을 미국 외교 정책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결단코, 미국은 북한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중국을 목표로 하는 이 지역의 공격적인 군사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북한의 위협을 이용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이것을 위해 한국에 대해 점차 공격화 돼가는 일본과의 군사적 협력도 강요하고 있다. 어떻게 한국 국민들이 이러한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할 수 있단 말인가."

- 제프리 루이스(캘리포니아 국제기금연구소) 군축전문가는 '제주 해군기지에 설치될 대 이지스 시스템은 한국과 일본을 중국과 북한의 미사일으로부터 방어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국이 격추시킬 만큼 북한의 미사일이 높은 궤도를 날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 방어력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논평한 바 있다. 이에 동의하는 것인가.
"그렇다. 나는 루이스 전문가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미국 미사일 방어시스템은 전적으로 중국을 먼저 타격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일본이나 한국의 국방 관련 부처는 궁극적으로 미국의 이러한 요구나 협력안에 마주할 것이다."

- 일각에서는 일본 오키나와 기지나 항공모함 등에서 미사일을 발사해도 되기 때문에 굳이 미국이 미사일 방어정책을 위해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주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해군기지는 단순히 미사일을 발사하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군함 등이 주둔하는 항구의 의미로 봐야 한다. 우리 모두 지도를 명확히 봐야 한다. 제주는 분명히 황해(Yellow Sea)의 통로(Enterway)다. 미국 전함이 중국의 상선을 관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인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통제하기 위해 일종의 체스 게임을 하는 것처럼 주변을 장악한다. 즉, 미국은 한국뿐만 아니라 주변국인 대만, 일본, 호주, 괌 등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설치함으로써 중국 본토를 둘러싸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 견제를 위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폴란드, 루마니아, 터키 등에 설치한 것과 동일한 접근 방식이다."

"미국, 중국 상선 위협하기 위한 행동할 것"

브루스 개그논 글로벌 네트워크 사무총장(2010년 자료사진)
 브루스 개그논 글로벌 네트워크 사무총장(2010년 자료사진)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관련사진보기



- 지난 1999년부터 펜타곤의 대 중국 군사 정책이 강화되면서 동아시아 군비 증강 이슈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제주해군기지의 추진 시기도 이 시기와 맞아 떨어지는데.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이미 오바마도 언급했듯이 그런 정책은 오래 전부터 꾸준히 계획돼 온 것이다. 펜타곤은 여기에 한국 정부만이 아니라 일본, 호주 정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이 분명하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또한 오래 전 미국의 이 지역에 대한 군사 정책과 연관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러나 미국 정부나 펜타곤은 한국의 해군 기지와의 관련성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왜 그렇다고 보는가.
"(상황이 알려지면) 한국인 경각심을 일깨울까봐 그럴싸한 부인을 하는 것이다. 나는 지난해 개인적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항의하기 위해 워싱톤 주재 한국 대사관에 전화를 건 적이 있다.

그러나 담당자는 내게 '전화하지 말고 기지 건설을 강요(forcing)하는 당신네(미국) 정부한테 항의 전화하라'고 답변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가들도 똑같은 답변을 여러 번 받았다고 한다. 미국 정부가 한국 이명박 정부에 선거 전에 공사를 서두르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생각한다."

-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 역시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미국 군사 정책 간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나.
"한국 정부는 타락했다. 기업이 지배하는 정부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금융(돈)뿐이며 군산 복합체(기업)의 의제만 수행할 뿐이다. 그들은 어떤 상황에도 결코 한국민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전권을 가진 군사동맹협약 또한 이를 부인하게끔 하고 있는 것이다."

- 하지만 한국 정부는 '제주 해군기지는 무역 위주인 경제 체제에서 원유 수입의 안정성과 자국 상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누구로부터 한국 상선을 보호한다는 말인가? 어떤 나라가 한국 상선을 위협한 적이 있는가? 아니다. 오히려 위협은 정반대에서 일어난다. 미국은 분명히 그리고 명확히 중국 상선을 위협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것이다."

민간 선박이 군사기지에 정박? 말도 안 된다

- 또한 한국정부는 '제주해군기지를 민군복합의 항구로 만들 것이며 군함뿐만 아니라 크루즈 유치 등 관광항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제주해군기지의 유치는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지금과 같이 테러에 대한 공포가 만연한 시대에 민간 선박과 관광객을 실은 배가 군사 기지에 정박한 사례는 없다. 세계 도처에서 군사기지를 두고 안전의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이 기지가 민간 복합항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한국 국민들이 해군기지 건설을 지지하게끔 속임수를 쓰는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 역시 거짓말이다. 메사추세츠 대학 부설 경제 연구 기관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만 보더라도 '군비 증강(소비)이 일자리 창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되레 악화시킨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민의 돈이 들어가는 군사 기지 건설은 한국 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브루스 개그논은 누구인가
1992년 조직된 우주무기와 핵무기 등을 반대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공동 사무총장이자 코디네이터. 베트남 전에 미 공군으로 복무한 후 그가 살고 있는 이지스함을 만드는 미국 메인주 베스에서 이지스 구축함 반대 항의 운동을 전개했다.

2008년 <ComeTogether Right Now : Organizing Stories from a Fading Empire>(쇠퇴하는 제국주의로부터의 조직 이야기 : 지금함께하자)를 출간했다. 20여 년 넘게 세계평화와 반전반핵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강정마을 방문을 비롯해 한국의인권, 환경, 반전 등 민주화 이슈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 지금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글로벌 네트워크는 지난 1992년 무기와 핵무기에 반대하고자 창설됐다. 현재 전 세계 150여 단체가 글로벌 네트워크와 함께 하고 있다. 우리는 강정마을의 초청을 받아 올해 지난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연례회의를 강정마을에서 개최한 바 있다. 전 세계에서 온 우리 구성원 중 7명이 구럼비 바위 일대를 둘러싼 철조망을 헤치고 나갔을 때 체포된 적이 있다.

- 끝으로 한국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단지 제주만의,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안보의 문제다. 이것이 바로 우리 단체가 활동하는 이유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국제적 긴장을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

환경 문제,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 강대국의 '파워 게임'에 한국의, 전 세계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중단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4월 총선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결정하게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되리라고 전망한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강정 마을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 국민 모두가 함께 동참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구럼비 바위를 보호하기 위해 함께 싸우고 있는 한국의 시민, 종교 단체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태그:#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브루스 개그논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