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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케이스는 크게 2가지인 것 같다. 처음부터 느낌이나 이미지가 좋아서 호감을 갖게되는 케이스가 있고 처음에는 별로거나 싫어하는 편이었는데 어떤 일이나 사건을 계기로 확 반전되는 경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만의 호불호가 깔린 캐릭터 유형을 머릿속에 담고 있다. '난 이런 스타일이 좋고, 이런 타입은 딱 질색이야'같은. 각기 외모와 자라온 성장 환경 그리고 성격이 다른 만큼 당연한 일이다.

물론 이는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과 얘기하다보면 서로 그런 취향이 묻어 나오고 은연중에 설명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다른 특성만큼이나 나의 이런 특성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킨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나는 잘 풀어서 설명했는데 상대방이 못 알아들을 수도 있고, 상대방은 진심을 다해 말을 해도 내가 형광등처럼 못 알아먹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얘기를 할 때 뭔가 서로 알 수 있는 캐릭터를 딱 잡아서 설명하면 쉽게 알아듣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경우 가장 널리 쓰이는 캐릭터가 바로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연예인들이 아닐까 싶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말고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는 삶도 멋있어 보인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말고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는 삶도 멋있어 보인다.
ⓒ 무사 백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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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처럼 살고…

최민수와 전인화, 대한민국 사람들 가운데 이들을 모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워낙 TV등 언론매체에 노출되기도 했거니와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급 연예인들이기 때문이다. 나역시 어릴 때부터 브라운관에서 이들을 아주 익숙하게 보고 자랐으며 이는 주변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터프가이의 대명사 최민수. 그는 누구보다도 호불호가 확연하게 갈리는 연예인중 한명이다. 마초같은 냄새를 풍기며 갖은 폼은 다잡고 거기에 온갖 아름다운 수식어들이 섞인 시적인 언어들을 내뱉는 모습에 어떤 이들은 '멋있다고'하고 다른 쪽에서는 '가식적이다', '4차원 같다"는 혹평을 퍼붓기도 한다.

맞다. 내눈에 비친 그의 모습도 범상치는 않다. 분명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다. 때로는 터프한 그의 모습을 보고 '일부러 꾸미려고 저러는 것 아닐까?'라는 느낌도 받았고 '나이를 먹었으면 좀 차분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생각이 좀 달라졌다. 나역시 한 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최민수라는 사람이 참 멋있어졌다. 그가 어떤 사람이건 간에 배우 최민수는 자신의 일에서 매우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무르익는 그의 연기력 앞에 안티들 조차 "연기 하나는 참 잘해'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맞다. 우리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더불어 브라운관이나 언론에서 보여지는 그의 모습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일단 어쨌든간에 자신이 하는 일에서 똑 소리나는 사람은 같은 남자로서 존경심이 우러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부분까지 잘하면 더 좋겠지만 배우 최민수는 일단 대중들 앞에서 연기로 승부하는 사람이 아니던가. 우리는 때론 그 외의 영역에서까지 지나치게 완벽한 사람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싶은 생각도 든다.

한동안 최민수의 나쁜 점만 보던 나에게 언제부터인가 좋은 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민수는 1962년생이다. 그의 나이를 눈여겨보지 않던 사람들은 "아니 최민수씨가 벌써 50대야?"할지도 모른다.

뭐랄까, 최민수는 언제나 한결같다. 데뷔시절부터 지금까지 하나의 캐릭터를 쭈욱 밀어 가고있는 모습인데 그러한 성향은 나이를 먹은 지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주변의 50대 선배들을 돌아보면 대부분은 배가 불룩 나온 그저 그런 아저씨들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그게 평범한 아저씨들의 삶일지도 모르겠다. 외모도 그렇거니와 마인드 자체도 "이제 이 나이에 뭘 할 수 있겠어?"하면서 새로운 삶과 꿈을 찾기보다는 현재의 생활에 안주하고 술 한잔에 왕년을 회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까칠하게 수염을 기른 채 머리에는 두건을 쓰고 가죽재킷을 입은 모습으로 오토바이를 요란하게 타고있는 최민수의 모습은 왠지 닮고싶은 이상향이 되어가고 있다.

나이를 먹었다고 무조건 중년 아저씨로 주저앉기보다는 나만의 색깔과 의지를 가지고 자기관리를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말고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는 삶도 멋있어 보인다.

노총각인 나도 이제는 아저씨의 삶을 생각해야될 때가 왔다. 사람은 언제까지나 젊을 수는 없기 때문에 어떻게 나이를 먹느냐도 참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나만의 길을 가며 꾸준하게 노력하는 최민수는 어느덧 따라가고 싶은 어른의 모습이 되어버렸다.

신혼 때도 아닌 어느 정도 식상할 만도 한 나이에 너무도 당연하게 남편을 말하는 전인화의 모습이 너무도 예뻐 보였다.
 신혼 때도 아닌 어느 정도 식상할 만도 한 나이에 너무도 당연하게 남편을 말하는 전인화의 모습이 너무도 예뻐 보였다.
ⓒ 제빵왕 김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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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화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유동근의 아내로도 유명한 전인화같은 경우 얼마전 출연한 토크쇼 프로그램에서 아주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다. 여전히 나이를 먹어서도 고운 자태도 보기 좋았지만 뭐랄까 굉장히 가슴에 꽂히는 말들을 많이 들어서 팬으로서 완전 호감도가 상승했다.

전인화가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MC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하고 남편하고 물에 빠지면 누구를 건지시겠습니까?" 어찌 보면 식상하면서도 아주 뻔한 멘트였다. 이럴 경우 대부분은 씩 웃으면서 아이들을 택하던가 아님 두루뭉실 넘어가기 일쑤다.

하지만 의외로 전인화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남편이요" 신혼 때도 아닌 어느 정도 식상할 만도 한 나이에 너무도 당연하게 남편을 말하는 전인화의 모습이 너무도 예뻐 보였다. 물론 어떻게 남편과 아이들을 중요성으로 가르겠는가, 만약 실제로 그런 상황이 온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선택을 못하고 혼돈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핵가족화로 인해 아이들을 왕처럼 떠받드는 요새 추세에서 전인화의 발언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정말로 진심일지 아님 던지고 보는 멘트일지는 모르겠지만 별다른 주저 없이 남편이라는 대답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남다른 사랑이 묻어났다.

대사는 다르지만 언젠가 남편인 유동근도 아내 전인화에 대한 남다른 말을 한 적이 있다. 얘기인 즉슨 "결혼한지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지금도 아내를 보면 가슴이 떨린다"고. '아… 저렇게 남편이 사랑해주니까 아내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정말로 보기 좋았다. 두 사람의 변하지 않는 금술이.

주변 가정들을 돌아보면 정말이지 옛날 우리 아버지-어머니 세대와는 너무 달라진 점들이 많다. 특히 아이들은 엄청나게 과잉보호하면서 배우자 각자에게는 무관심한 모습이 유달리 눈에 띈다. 과거처럼 가장이 중심이 된 가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중심이 서야되는데 안타깝게도 아이들에게만 모든 것이 집중된 채 부부라는 존재는 들러리가 되고만 느낌이다.

물론 예전처럼 아이들의 숫자도 많지 않으니까 더더욱 애지중지하는 것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배우자 각자는 팽개쳐 놓은 채 아이들만 위한다고 과연 가정이 잘 돌아갈까? 그리고 그 아이들이 커서 고생한 부모 마음을 얼마나 알아줄까?

어떻게보면 결국에 가서 부부 각자에게 마지막에 남는 것은 배우자 서로뿐이다. 그런 그들이 서로를 무시하고 무심함으로 일관함으로서 섭섭함을 느끼고 안겨준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식은 핏줄인지라 정상적인 부모라면 기본적인 것들은 알아서 다 챙겨준다.

그러나 부부는 엄밀히 말하면 남과 남이 만난 사이다. 신혼 때는 사랑으로 버티어나갈지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이 사라진 상태에서는 챙겨주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이렇게 부부가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고 존중해주는 모습은 아이들 교육에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백번 말로 가르침을 주면 뭐하겠는가. 직접 눈앞에서 한번 보여주는 것이 자녀에게도 훨씬 나을 것이다.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메어 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막내아들 대학시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문득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노래가 눈앞에 스쳐간다.

<계속>


태그:#최민수와 전인화, #노총각 일기,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 #김광석, #서로를 아끼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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